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세 주연배우와 감독을 만나다

 
 
[뷰티한국 신원경 기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가 극장가에 침투한다. 세 사람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20000:1의 경쟁률을 뚫은 북한 최정예 스파이가 되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 그리고 강렬한 액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여심을 설레게 하는 외모, 열정 가득한 눈빛,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연기력까지 배우가 갖춰야할 세박자를 모두 갖춘 배우 김수현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카리스마 넘치는 왕과 영화 ‘도둑들’의 순정파 도둑에 이어  이번에는 동네 바보로 변신한다.

지난해 드라마 ‘각시탈’에서 악역 기무라 슌지 역으로 KBS 연기대상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배우 박기웅. 북한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자 록커 지망생 임무를 띤 최정예 스파이 ‘리해랑’ 역을 맡았다.

또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엄태웅의 아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공부의 신’,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풋풋한 매력을 발산해온 이현우가 변했다. 이현우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최연소 남파요원 ‘리해진’으로 분해 남자답고 냉철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웹툰을 각색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6월5일 전국 개봉 예정이다. 개봉에 맞춰 은밀하고 치밀하게 스크린 공략을 준비하고 있는 세 명의 주연배우와 장철수 감독을 만났다.

■ 김수현(원류환 역)

 
 
# 도둑들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웹툰을 너무도 감동적으로 보았고, 원류환이라는 인물을 꼭 한번 소화해보고 싶었다. 부담이라고 한다면 웹툰이 원작이라는 것? 워낙 인기 있는 웹툰이기 때문에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조금 겁이 났다.

# 액션과 바보 연기, 하나만 소화하기에도 쉽지 않은 두 캐릭터다. 역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아무래도 북에서 남파된 요원이다 보니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사투리’였다. 초반에 걱정을 많이 했던 부분이었는데 동료 배우들과 같이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표현된 것 같다. 두 번째는 ‘액션’이다. 보기보다 겁이 많다. 몸을 쓰다 보니 육체적으로도 많이 아팠다. 하지만 촬영 후반부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신나게 찍었다. 손현주 선배님과 액션을 맞추는 씬이 있었는데 그 장면은 나도, 선배님도 고통을 이겨내며 열심히 촬영했다. 멋진 장면이 나왔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촬영 전에 장철수 감독님의 전작인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봤다. 작품의 이미지 때문인지 박력 있는 감독님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장철수 감독님은 굉장히 섬세하고, 시각적인 것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매우 시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에도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이 나오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본인이 생각하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매력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영화 안에 녹아드는 소소한 웃음들이 관객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보다가 어느새 잔잔한 감동까지 느끼게 된다면 두말 할 것 없이 기쁠 것 같다.

■ 박기웅(리해랑 역)

 
 
#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웹툰을 먼저 읽었다. 네티즌들이 선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웹툰’ 중 하나라고 들었다. 우선 원작이 너무 좋았고, 시나리오도 나타내고자 하는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더불어 ‘해랑’이라는 캐릭터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꼭 해보고 싶었다. 또 선배님들, 동료 배우들, 후배 배우들,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배우들로 꾸려져 있었기 때문에 더 참여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나도 그들과 함께 파이팅하고 싶었다.

# 해랑은 쿨하고 자유로운 캐릭터다. 역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해랑 캐릭터의 성격을 떠나 류환(김수현), 해진(이현우)과 연기를 한다는 것에 준비를 했다. 해진 역할을 하는 현우씨보다는 내가 무려 아홉 살이나 많다. 극 중에서도 형이지만 겉모습에서 나이 차가 많이 나면 괴리감이 들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어려 보이려고 살을 찌웠다. 살이 빠지면 조금 강해 보이고, 볼이 통통해질수록 어려보이는 편이라서 ‘각시탈’ 때보다 5kg 정도 찌운 것 같다. 연기적으로는 언제나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편인데, 해랑 역시 그동안과는 다른 캐릭터여서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 웹툰 캐릭터와 차별화 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원작에 위배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원작과 너무 똑같이 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원작에 크게 위배되지 않으면서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헤어스타일도 원래 노란색이었지만 영화에서 오렌지로 바꿨다. 원작이 수십 편으로 풀어놓았다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두 시간 남짓으로 줄였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밀고 당기는 연기, 강함과 쿨함 사이 등 여러 가지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 록커 지망생으로 기타 연주장면도 나온다. 실제 연주 실력은?
이 작품을 하면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배우다보니 재미를 붙여서 ‘은밀하게 위대하게’ 덕분에 즐거운 취미가 생긴 것 같다. 최근에 일본에서 2000여명의 팬들과 만났는데, 거기에서도 직접 편곡한 곡으로 연주하면서 노래했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너무 좋았다.

■ 이현우 (리해진 역)

 
 
# 영화 속 ‘해진’과 비교했을 때 본인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
닮고 싶은 부분이 많은 친구다. 해진은 혹독한 훈련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뭐든 단번에 해내는 대단한 아이다. 실제로 나는 해진과 같은 노력파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해진’이라는 캐릭터 덕분에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연기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나에게 있어 소중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

# 북한사투리 때문에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으나, 억양이 많이 다르고, 단어 선택에 있어 표현 방법도 다르다보니 그 부분은 조금 힘들었다. 그 부분은 영화 들어가기 전 뿐만 아니라 영화 촬영 중에 연습을 많이 해서 괜찮아졌다. 해진이는 남한 고등학생으로 위장한 터라 북한 아이 같이 안 보이려고 사투리를 많이 쓰지 않았다. 그래서 형들에 비해 조금 더 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김수현, 박기웅, 손현주 등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다들 너무 좋은 분들이다. 현장에서 부족한 점이나 보완했으면 하는 점들을 많이 채워가게끔 도와주셨다. 특히 형들은 현장에서 정말 친형들처럼 잘 챙겨줬다. 먼저 장난도 걸어주고 해서 많이 가까워졌다. 현장에서 셋이 자주 만나다보니 나중엔 꼭 삼형제 같았다.

# 촬영 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셋이 모여 멸치를 다듬으며 얘기하는 장면이 있다. 멸치를 다듬으며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해랑이가 장난을 건다. 그것을 계기로 류환, 해랑, 해진이 모두 장난끼가 발동하게 된다. 실제로 촬영 당시, ‘해진’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것도 잊어버릴 만큼 진짜 이현우가 되어 장난치고 놀았다. 형들과의 촬영이 너무 편하고 재미있었다.

■ 장철수 감독

 
 
# 웹툰을 영화화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류환’이 바보 ‘동구’로 지내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그리고 후반에 류환이 마을 사람들 저마다의 사연과 고충을 해결해주려 하고, 그들과 헤어지기 싫어하는 감성이 가슴에 와 닿았다. 또한 ‘간첩’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웹툰의 엔딩이 전쟁 세대, 이념 세대가 아닌 이들에게도 분단의 아픔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어서 새롭게 보였다.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탐을 내는 이야기였고, 원작을 본 팬들도 너무나 영화화되기를 원했었다. 이 작품이 영화화되는 것은 운명이었고, 영화인들에게는 이 작품을 잘 만드는 것이 숙제였다.

# 연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원작이 있기 때문에 스탭들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이 영화에 대해서 각자가 생각하는 바들이 많았다. 그래서 최대한 세세한 부분들까지 조율하면서 찍으려 했다. 때로는 그 간격이 커서 좁히는데 어려움이 있기도 했지만, 점차 같은 생각을 공유하면서 영화가 한 단계, 한 단계씩 상승하는 것을 볼 때는 굉장히 큰 전율을 느끼곤 했다. 또 한가지를 꼽자면 최정예 스파이와 바보, 비장함과 웃음을 오가는 극적인 요소들이 많아 한 영화 안에 어색하지 않게 버무리는 것에 중점을 뒀다.

# 배우들과 연기와 표현에 대해 따로 논의한 부분이 있다면?
배우들과 각각의 캐릭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특히 류환 역의 수현씨에게는 최정예 스파이와 바보 두 역할을 모두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최정예 스파이일 때는 웃기지 않아야 하고, 바보일 때는 무섭지 않아야 한다’는 큰 원칙만 가지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연기를 부탁했다. 원작에도 나오는 장면이지만, 수현씨가 바보 역할을 함에 있어서 분명 바닥까지 내려가야 하는 장면이 필요했다. 조심스럽게 부탁했는데 이미 배우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촬영 당시에도 바보 연기를 잘 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고, 덕분에 아주 즐겁게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그 과정에서 정말 김수현이라는 배우가 똑똑하고 용감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내면에 엄청난 끼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주조연 모두 최고의 캐스팅이다’라는 찬사에 대한 소감은?
모든 역할에 캐스팅을 하고 보니 전 세대를 아우르는 캐스팅이었다. 특별히 어떤 조합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배우들 스스로도 연기변신에 대한 욕망이 번뜩하게 하고 싶었다. 준비 과정에서 스스로의 선입견을 깨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이 이 영화를 찍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보람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동료 배우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관객들에게는 더 깊은 신뢰감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신원경 기자 lovesleep28@beautyhankook.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