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아닌 전쟁터', 완성도 높은 대회 위한 스텝들 노력 눈길

 
 
남자들이라면 한번쯤 상상해보았을 미스코리아 합숙 현장. 전국에서 모인 미인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인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인 합숙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오는 6월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지는 미의 향연, 2013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을 위해 모인 56명의 후보들이 5월12일부터 6월3일까지 25일 간 함께 하는 합숙 입소식을 다녀왔다.

기대감과 두려움 너머의 진지함

 
 
고등학교나 대학교, 또는 교회 등에서 경험했을 합숙은 늘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심지어 남자들이 군대 훈련소에 입소하는 순간도 두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이 숨어 있다. 때문에 늘 입소식 분위기는 어수선한 것이 일반적이다.

5월12일 오전 9시 서울 을지로 한진빌딩에서 출발한 버스는 기대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미스코리아 후보들과 함께 강원도 정선 하이원으로 향했다.

오후 1시 전국에서 모여든 후보들은 2시부터 하이원 컨벤션 호텔에서 진행되는 입소식을 기다렸다. 자신과 앞으로 경쟁을 해야 될 사람들, 그리고 동시에 함께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땀을 흘려야할 이들과의 첫만남은 여전히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 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6명, 강원, 경기, 인천 9명, 대전/충남, 충북 6명, 대구, 경북 6명, 광주/전남, 전북, 제주 9명, LA, 뉴욕, 위싱턴, 브라질, 대양주(이틀 뒤 합숙 참가), 일본, 하와이 11명 등 총 56명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인 것이다.

 
 
그리고 입소식에 앞서 공정한 대회 진행을 위해 미스코리아 후보들은 번호추첨을 통해 새로운 번호와 숙소를 배정 받았다. 각 지역의 진선미가 아닌 미스코리아 후보로 새로운 이름표가 붙여진 순간이다.

이어 후보들은 앞으로 합숙 기간 자신이 사용할 물품들을 수령했다. 생각보다 많은 물품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후보들은 줄지어 티셔츠와 원피스, 레깅스, 모자, 운동화, 트레이닝복, 스키니진, 핫팬츠, 숄더백, 백팩, 캐리어, 에코백, 수영복, 매직기, 샴푸, 구두 등의 물품을 수령하고 끝으로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 기념 반지 측정을 받았다.

조직위에 따르면 미스코리아에 대한 인지도가 다시 향상되면서 올해 대회는 협찬 제품들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물건을 수령한 미스코리아 후보들을 대신해 스텝들이 숙소까지 제품들을 모두 운반해 주었을 정도다.

25일 간의 합숙이지만 왜 이렇게 많은 물품들이 필요한 것일까. 조직위에 따르면 공정한 대회 진행을 위해 합숙 기간 모두 동일한 제품들을 사용하고 교육 후 본선 대회에 오르기 전 모든 헤어와 메이크업 등을 후보들이 직접 하게 하기 위해서다. ‘돈 대회’라고 불리던 미스코리아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물품 수령 후 미스코리아 후보들은 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입소식이 가졌다. 주최사와 협찬사의 PT가 끝난 후 사진촬영으로 마무리된 입소식 분위기는 물품 수령때와 달리 앞으로 진행되는 합숙과 대회에 대한 소개로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공정성 위한 조직위 노력 눈길

 
 
기자가 이번 미스코리아 후보들의 합숙에 참가하면서 느낀 것 중 가장 큰 것은 공정한 미스코리아 대회 진행을 위한 조직위의 노력들이었다.

합숙에 참여한 다는 소식에 많은 지인들이 부러운 시선을 보냈지만 합숙 현장은 천국이기 보다는 전쟁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대회에 참가한 미스코리아 후보들의 경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미스코리아 후보들은 오히려 ‘경쟁자 보다는 함께 좋은 무대를 만드는 동반자’가 되자는 의지를 보였다.

전쟁은 조직위의 분주한 모습들 속에서 느껴진 것이다. 조직위는 완성도 있는 대회 준비를 위해 합숙 첫날부터 힘든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었다.

 
 
오후 11시 취침 점오 이후 오늘 일정들을 정리하고 내일 일정을 위해 릴레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교대로 불침번을 서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다음날 아침 역시, 조직위 인원들은 오전 7시30분 아침 식사 전인 6시 에 기상했다.

철저한 안전사고 예방, 혹시 있을지 모르는 돌발 상황 방지와 공정한 대회를 위해 25일 간 미스코리아 후보들 이상으로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사원들의 경우는 합숙이 끝난 후 힘든 일정으로 회사를 관두기도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만큼 조직위는 대회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치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의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많은 손들이 있는 것처럼 미스코리아 대회 역시 완성도 높은 대회를 만들기 위해 무수히 많은 스텝들의 노고가 있었던 것이다.

미스코리아 후보들 합숙 기간 어떤 것 하나

 
 
합숙을 이끌어 가는 조직위가 많은 노력을 하는 것처럼 미스코리아 후보들도 대회 준비를 위해 합숙 기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을 소화해야 한다.

합숙일정표를 살짝 보니 우선 후보들은 입소식 다음날부터 대회 준비를 위해 메이크업과 헤어, 워킹, 포즈, 춤, 노래 등 단계적인 교육을 합숙 기간 동안 매일 오후 받아야 한다.

또한 수영복과 드레스 프로필 촬영, 방송용 프로필 촬영 등을 진행하고 자원봉사와 박람회, 자선바자회 참여, 체험 교육 및 도박중독 예방 캠페인 등의 대외 활동에도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 후보들의 교육 과정에 소양 교육이 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늘 기본이 중요하듯 단순히 아름다운 외모만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스코리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미스코리아에 대한 오해와 진실

 
 
미스코리아 대회는 1957년 첫 대회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미인대회지만 오랜 역사만큼 많은 오해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 합숙 기간 직접 듣고 보면서 이러한 오해들을 풀 수 있었다.

우선 과거의 미스코리아 대회는 헤어살롱 등과 연결되어 헤어, 메이크업, 피부 관리 등을 받고 관련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후보자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모든 부분을 자체 교육으로 대체하고, 관련 물품도 조직위원회에서 후원하고 있어 돈이 들지 않는 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본선대회는 2010년 대회부터 합숙기간 중 메이크업, 헤어 등의 교육을 진행해 대회 기간 외부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고 후보자들이 직접 메이크업과 헤어를 셀프로 진행하도록 해 공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키 큰 사람만 미스코리아가 될 수 있다는 오해도 풀렸다. 국제대회에서 큰 키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대회 기준으로 미스코리아를 심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2011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된 이성혜 씨의 경우 170.2cm였으며, 이번 합숙에 참가한 미스코리아들의 경우도 170cm 이하가 많았다.

학력이나 과거 이력도 미스코리아 명예를 훼손시키지 않고, 별도의 기획사 계약이 없다면 가능하다. 이번 대회 역시 고학력자들도 많았지만 학력에 구애 받지 않는 후보들도 많았으며 최근 싸이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거나 드라마에 출연했던 연기자 출신도 있었다.

대회 규정상 이미 회사와 계약이 되어 있는 후보는 등록부터 불가능하다. 미스코리아 대회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예인들과는 과정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연예인의 등용문으로 미스코리아 대회를 이용하는 것은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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