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차고 저림에 통증까지 있으면 레이노이드증후군 의심해야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수족냉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족냉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도 있다. 레이노이드증후군이 그것. 손발이 차고 저리면서 가끔 살을 에는 통증이 있다면 레이노이드증후군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레이노이드증후군은 프랑스 의사 레이노이드가 처음 보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레이노이드증후군에 걸린 뒤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창백하게 변했다가 곧 파란색으로 바뀐다. 회복단계에 접어들면 다시 붉은색으로 바뀌었다가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이는 말초혈관 이상 반응 탓인 일시적인 혈액 순환 장애라고 할 수 있다.

동맥경화가 심하게 진행됐거나 심장, 폐의 기능 저하로 사지의 끝까지 혈액을 공급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어깨나 겨드랑이 혹은 대동맥 등의 일부가 눌려 있어 부분적으로 혈액공급이 줄어 수족냉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호르몬의 장애도 원인이 된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호르몬을 만드는 갑상선은 땀, 말초혈액 순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심해지면 추위를 견디기 어렵고 땀도 거의 나지 않는다. 이는 여성에게 흔하며, 여성이 수족냉증에 잘 걸리는 원인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04년 6876명이던 레이노이드증후군 환자는 2008년 1만 9565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이중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약 28% 많았다. 여성이 요리와 설거지, 빨래, 청소 등을 하면서 찬물을 많이 접촉하고 짧은 치마를 입는 등 하체를 차게 노출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수족냉증은 가벼운 증상처럼 보이지만 오래 내버려둘 경우 저림, 통증, 부인과질환 등 다른 질환이 동반돼 큰 병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인체는 기와 혈을 이끌어 온몸을 순환하면서 영양소를 공급하고 체온을 유지함으로써 생명을 유지한다. 기와 혈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조직부터 혈액순환에 장애가 나타난다. 기혈순환을 촉진하려면 먼저 폐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자연의 기운을 최대한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서 원장은 이어 “예부터 폐가 오장육부의 모든 기를 주관한다고 하여 ‘폐자기지본(肺者氣之本)’이라고 했다. 혈액은 혼자 힘으로 순환할 수 없으므로 누가 힘껏 밀어주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힘이 바로 기(氣)이다.

폐는 외적으로 호흡하면서 대자연과 기운을 주고받고, 내적으로는 인체의 모든 기를 주관한다. 따라서 폐를 강화하면 모든 기관이 원활하게 돌아가 제 기능을 다 하게 돼 수족냉증과 같은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족냉증과 레이노이드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우선 평소에 옷을 따뜻하게 입어 몸의 중심부 온도를 보존하는 것이 좋다. 설거지나 손빨래를 할 때는 반드시 고무장갑을 이용한다.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젖은 손은 바로 수건으로 닦는다.

손이 시린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금 차가운 물건을 접촉할 때에도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서 차가운 음식을 꺼낼 때도 마찬가지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을 수축시켜 레이노이드증후군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금연은 필수다. 따뜻한 물과 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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