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및 당기순이익 증가에도 연구개발비, 전체 매출 비중 줄어...

 
 
국내 화장품 선두 기업들의 화장품 연구개발비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 온 화장품 상장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에서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대부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 것.

특히 매출 및 당기순이익 상승에도 불구 연구개발비 자체를 줄이거나 매출 상승에도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분석 기업 중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만이 연구개발비를 큰 폭으로 확대해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714억8300만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해 지난해 733억9600만원 보다 200억원 정도의 투자 금액이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에서의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2011년 3.03%에서 2012년 2.51%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에서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며, 지난해 물류 센터 오픈 등 설비 투자로 인해 연구개발비용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나화장품 역시 지난해 35억98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2011년 38억9000만원보다 금액이 3억원 정도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에서의 연구개발비 비중도 2011년 3.96%에서 2012년 3.92%로 감소됐다.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코리아나화장품은 매출은 감소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상승했지만 연구개발비용 자체를 줄이면서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 역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동성제약의 경우도 지난해 21억9574만원으로 2011년 22억1505만원 보다 금액이 소폭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2.80%에서 2012년 2.60%로 줄어들었다.

이 경우 역시 코리아나화장품과 마찬가지로 당기순이익이 상승했지만 연구개발비용 자체를 줄임에 따라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용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들 기업과 달리 연구개발 투자 금액은 상승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낮아진 사례도 다수 있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구개발비에 26억2120만원을 투자해 2011년 20억3879만원 보다 금액은 6억원 정도 늘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0.67%에서 2012년 0.62%로 감소됐다.

한국화장품제조 역시 지난해 12억7519만원의 연구개발비 투자로 2011년 11억6099만원에 비해 연구개발비용은 1억원 가량 늘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1년 4.46%에서 2012년 4.08%로 줄었다.

하지만 이들 양사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줄어든 원인은 약간 달랐다.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연구개발비가 상승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진 반면 한국화장품제조는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 화장품 연구개발비가 줄어들고 있지만 연구개발비와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모두 상승한 케이스도 있었다.

LG생활건강의 2012년 연구개발비용은 513억9300만원으로 2011년 460억1000만원 보다 무려 43억원 이상 크게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의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2011년 2.30%에서 2012년 2.4%로 증가했다.

코스맥스도 지난해 57억9285만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2011년 39억1177억원 보다 연구개발비용이 18억 이상 크게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도 2.20%에서 2.70%로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은 기업 M&A에 따른 외형 성장과 신규 브랜드 론칭을 위한 연구개발 확대로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며 코스맥스는 2011년 연구소 통합에 따른 통섭 연구 확대, 해외 연구 인력 확대 등으로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최근 홈쇼핑 진출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는 한국화장품도 소폭이지만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이 6억원으로 2011년 5억4400만원 상승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77%에서 0.82%로 증가했다.

 
 
최근 화장품 기업들의 연구개발비가 감소하는 원인에 대해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업계 트렌드가 급속하게 변화됨에 따라 트렌드 제품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연구개발 보다 유통 분야에 투자 비중이 더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그동안 국내 화장품시장을 주도해 온 선두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새로운 제품 개발 보다 유통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또 다른 부분에서 최근 연구개발비 비중이 선두 기업을 중심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은 화장품 OEM 전문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제조업과 제조판매업 분리에 따라 연구개발 등의 자료 구축 등을 제조판매업자가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브랜드사들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인건비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화장품 연구개발비 비중이 전체 매출의 5% 이상 되는 기업은 연구개발 전문 기업 외에 거의 찾아 볼 수 없어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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