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FW 서울컬렉션 블루스퀘어’ 리뷰

지난 3월 25일부터 30일까지 블루스퀘어에서는 2013 FW 서울컬렉션이 진행됐다. 국내 톱디자이너 이상봉, 루비나, 신장경, 박윤정, 곽현주 등 내로라하는 패션디자이너들의 다양한 테마로 여성복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던 무대연출과 독특하게 디자인 된 런웨이, 고정관념을 깬 좌석 배치 등 디자이너들의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볼거리를 더해주기도 했다.

#이상봉 Lie sang bong’ 빈티지 프레임

 
 
전통적인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이상봉의 2013 FW의 컬렉션은 한옥의 창틀에서 영감을 받았다. 창호지가 발려져 있는 전통 한옥의 기하학적인 문창살을 프린트 패턴으로 접목시켜 1960년대의 레트로 이미지로의 재해석이 돋보였다. 전통적인 창살을 모던하게 정제된 실루엣 안에서 도시적인 감성으로 표현한 의상들이 시크한 룩으로 재탄생되는 순간이었다. 강렬한 대조를 이룬 블랙&화이트 룩을 시작으로 격자무늬의 강렬한 패턴의 의상들로 가득 찼다. 창문틀에서 볼 수 있는 직선적인 창살의 선들을 활용한 프린트와 테이핑으로 포인트 된 의상들이 고전적인 원형문고리 형태의 액세서리와 어우러지며 모던한 실루엣 안에서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세련되게 표현하였다. 피날레에서는 빛이 창호지를 뚫고 문 밖에 새어나오 듯한 창문을 형상화한 드레스를 선보여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루비나 RUBINA’ 조각된 현대

 
 
하늘에 흩어진 구름 조각들을 한데 엮은 듯한 패턴의 의상에 과감한 구조적인 디자인의 백을 매치시킨 점이 인상적이었다. 새벽 하늘의 오묘한 느낌을 전해주는 그린 네이비, 브론즈, 카키 베이지, 그레이쉬 블루 등을 사용해 의상에서 자연과 몽환적인 느낌을 두루 느낄 수 있게 했다. 구조적인 조각품을 설명하는 듯한 패치워크와 프린트 등 컬러가 주는 자연스런 느낌과는 조금 다른 건조한 도시의 이미지도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루어 디자이너의 오랜 관록과 저력을 과시한 쇼였다. 매시, 인조가죽 소재를 사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레이어된 스커트와 원피스가 톤다운된 컬러들과 조화로운 앙상블을 이뤄냈다. 독특한 커팅의 부츠는 간결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동시에 주었다.

#신장경 SHIN JANG KYOUNG’ CIRCLE

 
 
신장경 컬렉션에서는 1960년대의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던 디자이너 앙드레 꾸레주와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냈다. 눈발이 흩날리는 런웨이에 위가 넓고 아래로 향할수록 좁아지는 코쿤 실루엣의 코트들이 쏟아져 나왔다. 1960년대 초, 앙드레 꾸레주가 발표한 미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스페이스 룩’에 자주 등장했던 아크릴로 만들어진 고글, 부츠 액세서리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고 PVC, 네오플랜, 페이턴트와 같은 소재를 사용하여 경쾌함을 더했다. 발렌시아가의 허리 라인을 없앤 배럴라인(몸통 부분이 불룩하게 병처럼 강조된 스타일)과 같은 풍성한 라인에 짧은 7부 길이 소매의 실루엣의 의상들이 주를 이루었다. 몸을 조이지 않은 루즈한 스타일이면서도 모던한 디자인이 포인트다.

#곽현주 KWAK HYUN JOO’ 펑키

 
 
기하학적 요소들이 규칙과 불규칙을 반복하는 그래픽으로 이어지는 대담한 패턴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곽현주 컬렉션. 다양한 색상과 큰 모티프로 착시에 의한 잔상효과를 주기도 했고, 왜곡된 평면에 움직임이 느껴지는 듯 입체감을 주기도 했다. 특히 사이키델릭한 프린트와 카무플라주 패턴, 시스루 등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프린트와 패턴의 결합방식이 돋보였다. 지퍼, 체인, 레이스, 가죽 등 장식적이고 과감하게 믹스매치 한 아이템이 주를 이뤘고, 체인 목걸이와 팔찌 뿐 아니라 쇄골이 드러나는 헐렁한 니트 위에 부착한 위트 있는 패치, 정장과 매치된 큐빅으로 장식된 해골 모양 브로치는 과감한 스타일에 정점을 찍었다.

#박윤정 VACKYUUNZUNG' 낭만주의

 
 
낭만주의에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시각을 더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박윤정 디자이너의 2013FW 컬렉션. 플로럴 패턴, 자수 디테일이 가미된 소재는 장식적이었고, 은색 실을 섞어 직조해 호화스러운 분위기를 더한 광택 있는 소재로 만든 아이템들은 화려함을 드러냈다. 과장된 둥근 어깨와 품이 넉넉한 코트는 엘레강스한 고전시대의 미를 품은 현대적인 실루엣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이템이었다. 가느다랗고 연약한 느낌을 주는 스커트는 디자이너 특유의 각이 지는 형태감을 만들었으며, 바스락거리는 소재를 이용해 비대칭으로 드레이프진 실루엣을 보여주었다. 꼿꼿하게 치켜세운 네크라인 장식은 낭만주의 시대의 도도함과 화려함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투명한 소재의 넓은 스트랩이 이색적인 슈즈와 매치함으로써 상반된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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