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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통일을 위한 레지스탕스들이여![신간] 한국의 레지스탕스 : 야만의 시대와 맞선 근대 지식인의 비밀결사와 결전

 “의열단원들은 마치 특별한 신도처럼 생활했고 수영, 테니스, 그 밖의 운동을 통해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했다. 매일같이 저격 연습도 했다. 이 젊은이들은 독서도 했고, 쾌활함을 유지하고 자기들의 특별한 임무에 알맞은 심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오락도 했다. 그들의 생활은 명랑함과 심각함이 기묘하게 혼합된 것이었다. 언제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므로 생명이 지속되는 한 마음껏 생활했던 것이다.” _ 김산의 증언, 님 웨일스, 『아리랑』, 1984년


   
▲ 조한성 지음 | 생각정원 펴냄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던 항일 운동가들의 고뇌와 투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 <한국의 레지스탕스>가 나왔다. 저자는 청년 안창호의 신민회부터 만년 여운형의 조선건국동맹까지, 민족해방과 새 조국 건설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던진 7개 비밀결사단과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레지스탕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해 살피고 있다.

강력한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하는 비밀결사 자체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았고, 혁명가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불안정한 삶을 살아야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살아 있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아냈다는 것이 저자의 통찰이다. 시대의 모순과 인간적 한계를 정면 돌파하며 성장해가는 레지스탕스들을 보며 우리의 암울하고 참담한 근대사에서 한줄기 희망을 발견하라는 듯 새로운 관점으로 던진다. 

한국의 '레지스탕스' 가운데는 민족주의자도 있고 공산주의자도 있고 아나키스트도 있었다. 그들은 때로는 짝하고 때로는 등을 돌렸지만 사상과 상관없이 공통된 꿈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자유! 그들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의 대열에 함께 나섰고, 그 과정에서 입헌주의와 근대 민주주의를 배우며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평등 이념을 학습했다. 그리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바랐다. 그과정에서 누군가는 서방의 자유민주주의국가를, 다른 누구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공산주의국가를 모델로 삼았을 뿐이다. 그들이 공통되게 꿈꾸던 나라는 '하나'였다. 억압과 착취가 없는 세상,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입헌주의와 근대 민주주의의 가치가 지켜지는 나라였다.

남북 통일의 한 방향으로 '분단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흐름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 통일 이전의 모습은 많이 없다. 오히려 분단을 기정사실화 했던 1948년 단독정부 수립을 대한민국의 정통 뿌리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권력에 짝하여 득세한 5년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이나 해방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오로지 1948년 건국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앞세워 객관적인 사실까지 부정하고 무시한 결과일 뿐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역사가 아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 한반도에도 레지스탕스가 필요하다. 분단을 고착화 하는 세력들, 역사를 왜곡함으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 일본 제국주의급으로 억압과 착취를 일삼는 세력들,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 평등을 보장하기 보다는 자기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고급 관료들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 말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이승만이 탄핵되자 상하이 『독립신문』은 “어떤 영웅의 위대한 수단도 바라지 않는다. (…) 독립운동의 최후 성공은 각자의 노력에 집단적 결합에 있다”고 기사를 썼다. 영웅이 아닌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의 저항의식의 자각과 그에 따른 연합만이 희망이라고 본 것이다. 오늘 한반도에도 레지스탕스가 필요하다.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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