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은 성형, 미용시술의 강국이다. 성형한류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한국의 미용성형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하고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일본인들이 한국에 성형관광을 오는 일은 이제 낮선 풍경이 아니다.

한국에 처음으로 자리 잡은 성형수술은 이목구비성형이다. 왜일까? 본래 한국미인의 기준은 가늘고 긴 홑꺼풀 눈에 적당히 아담한 코, 통통한 볼이었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면 구한말이전까지는 ‘작은 눈, 낮은 코, 넓은 얼굴’이 미인의 기준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미의 기준이 바뀐 시점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남한이 미국의 통치하에 놓인 후부터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쌍꺼풀수술을 시행한 사람도 미국 군의관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한국인들은 크고 동그란 미국인들의 눈과 오뚝한 코에 매력을 느끼며, 동경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수술적인 방법으로 그들과 근접한 외모를 갖고자 했다.

그렇게 이목구비 성형이 시작됐으며 1980~1990년대 대표미인으로, 당시 브라운관을 석권하며 미녀 트로이카로 불렸던 3인방 ‘유지인, 장미희, 정윤희’의 외모만 보아도 30~40년 사이 미의 기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이목구비중심의 성형문화가 바뀐 시점은 ‘100세시대가 도래했다’는 인간수명에 대한 연구들이 대거 등장한 20세기에 들어서부터다. 100세 시대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은 오랫동안 건강하고 젊게 사는 웰빙 문화를 만들어 냈다. 더불어 동안시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증가시켰다. 즉 젊고 건강하게 살기위한 웰빙문화의 흐름을 타고 동안시술이 등장한 것이다.

이렇게 등장한 동안시술이 보톡스 필러다. 보톡스는 200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은 제품으로 주름살제거, 근육축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보톡스의 등장은 주름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생활습관이나 에스테틱 피부 관리에서만 찾았던 국내인들에게 매력적인 시술로 인식됐다.

특히 피부를 잘라 내거나 절개하는 수술 없이도 탄력 있는 피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니즈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보톡스와 함께 젊을 유지하는 시술중 하나로 등장한 제품이 필러(filler)다. 필러는 ‘채워 넣는다’는 의미를 가진 시술용어다. 필러는 노화의 대표적인 징후인 깊게 패인 주름, 꺼진 피부를 외부물질로 채워주는 동안치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재 동안시술은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주름 없이 팽팽한 피부를 유지하는 연예인들의 시크릿 관리법이 된지 오래다.

동안시술의 역할은 20세기 중반에 들어 다시 한 번 그 역할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필러와 보톡스가 이목구비 성형을 대체할 시술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현대인들의 바빠진 라이프사이클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람들은 3~6개월간의 회복기간을 거치는 수술적인 방법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시술에 편리함을 느꼈다. 그래서 코성형은 코필러로 턱, 이마, 귀족 보형물수술은 필러성형으로, 사각턱축소술은 턱 보톡스로 대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또한 그간 성형수술 수술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부분도 한몫했다. 영구적이지만 부작용의 위험성을 가진 성형보다 반영구적이더라고 부작용의 위험이 거의 없는 필러, 보톡스 시술의 장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양악수술을 대신해 필러, 보톡스를 이용한 쁘띠양악시술도 생겨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미용, 성형은 서구인들의 외모를 닮기 위한 이목구비성형으로 시작해, 동안시술을 거쳐 주사시술이 이목구비성형을 대체하는 단계까지 왔다. 지금까지 그랬듯 향후에도 한국의 미용, 성형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며 미용 강국의 위엄을 지킬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도움말: 아이유클리닉 김종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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