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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를 봤으니 죽어도 소원이 없다”제10화. 어머니와의 재회

 

어머니는 저와 헤어진 뒤로 식당에 가서 일하는 줄 알았는데, 조선족 삼촌이 어머니를 한족동네에 팔아먹었다고 했습니다. 팔려간 어머니는 살기 힘들어 다시 도망을 쳐서 다른 동네에 들어갔지만, 그곳에서마저 어머니를 팔았다고 했습니다.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문을 여러 겹으로 잠그고 도망을 치지 못하게 해서, 결국 경찰에 자진신고를 해서 북송되었다고 합니다. 북송되어 집에 갔지만 제가 다시 중국에 간 사실을 알고는 다시 국경을 넘어 저를 찾아 온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가족이 함께 중국에서 살거나 아니면 돈을 가지고 북한에 가서 잘 사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가자고 하니 돈이 없었고, 중국에 살자니 공안들의 눈을 피해 숨어살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기도한대로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기쁨은 이루 설명 못하겠으나 미련한 저는 믿음과 의심이 동시에 들어왔습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이 도와줬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고 우연의 일치로 받아들이고 싶었습니다.

항상 기도했던 제목은 이러했습니다. "하나님, 어머니 꼭 만나게 해 주세요. 아버지, 어머니, 나 이렇게 세 식구 죽이라도 좋으니 함께 살게 도와주세요. 기도 응답해 주시면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겠습니다." 똑같은 기도를 반복하며 기도했었는데 신기하게도 눈앞에 있는 지금이 현실이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이제는 너를 봤으니 죽어도 소원이 없다.” 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러했습니다. 어머니는 "엄마가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너를 만나야 한다는 정신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라며 우셨습니다.


   
▲ 어머니는 "엄마가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너를 만나야 한다는 정신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라며 우셨습니다. ⓒ일러스트 이윤경(재능기부)

"어머니 울지 마세요. 이렇게 다시 만났잖아요. 이제는 다시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어머니를 지켜 드리겠습니다." 어머니는 "이제는 네가 다 컸구나." 라며 대견해 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어머니, 저 이렇게 한 밥상에서 밥을 먹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몇 년 만에 보니 궁금한 것도 많았고 서로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아픈 과거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저는 생명의 복음을 전했습니다. 어머니는 받아들였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영접기도는 목사님만 할 수 있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제가 믿는 하나님을 믿겠다고 했지만 영접기도는 하지 못하셨어요. 그날이 마지막 밤이 될 줄이야…

다음날 다시 어머니는 친척의 소개로 가정도우미로 일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중국 서안에서 '성경백독‘하는 모임에 갔습니다. 나도 청도에서 공부하는 모임에 가게 되었습니다. 같이 살 수 없었던 이유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신분증이 없기 때문에 함께 살면 주위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게 되고, 경찰에 신고 되어 북송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청도에 도착하니 순간 1,2층으로 된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2층위의 옥탑방으로 올라갔습니다. 그곳은 창문도 없고 햇빛도 들어오지 않고, 통풍이 잘 되지 않아 냄새가 났습니다. 삼각형의 방이라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낮았습니다. 거기가 제가 살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했습니다. 배울 수 있어서요. 한국에서 파송되어 오신 선교사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은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삶을 바친 분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일관성 있게 삶으로 예수님의 본을 보여주신, 제게 모델과도 같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죽을 고생을 수없이 많이 하셨지만, 탈북자들을 너무나 사랑해서 사역을 멈추지 않으신 분이셨습니다. 매주 옥탑방을 찾아오셔서 성경과 영어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성경통독반 같은 시스템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성경 10장을 읽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전에는 한두 장 읽고 싶을 때 읽었지만, 이제는 학생처럼 매일 읽어야 했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세 장을 넘어가면 슬슬 잠이 왔습니다. 다섯 장이 넘으면 이미 자고 있었고요. '사랑하는 자에게는 잠을 주신다더니…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것이 맞군.' 스스로 이렇게 변명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성경과 함께 잠을 잤습니다.

성경 읽기 과제를 하면, 선교사님은 모르는 부분들을 알려주셨습니다. 기독교에 관한 영화도 많이 봤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기독교 영화들은 거의 다 본 것 같아요. ‘예수일생' 같은 영화는 여섯 번 정도 봤습니다. 또 한국의 신학교 교수님들이나 목사님, 미국의 교수님들과 목사님들도 오셔서 성경과 이스라엘 역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공부하고, 때가 되면 밥을 먹고, 또 공부하고 그런 생활이었습니다. 경제적 부족으로 고기는 먹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선교사 사모님이 오셔서 “너희들 무엇이 제일 먹고 싶니?” 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질문에 “돼지고기요!”라고 대답했더니, 말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엄청 많은 양의 돼지고기를 사주셨습니다. 그분은 항상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마법사와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돼지고기를 삶아서 간장에 찍어서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갑자기 너무 많이 먹으니 어지러운 증세까지 보였고 머리까지 아팠습니다.

 

강디모데 기자  jcnk1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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