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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미국도 핵무기 가졌으니 北 핵보유 괜찮다?북한 체제의 본질적 문제점과 핵 개발

북한 핵실험 여파로 남북의 전면적 대결까지 갈 거라는 우려는 다행히 기우가 되는 형국이다. 북한과 국제사회, 남한과 북한의 강경 대치로 치닫게 하던 '조치' '발언' 등이 잦아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북한 3차 핵실험이 '강경 대치-조정-대화와 화해'로 갈 거라고 예상해 왔다. 지금까지 북한 미사일이나 핵실험 위기가 이 코스를 밟아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별한 도발이 없는 한 지금은 조정 국면으로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 그로 인한 북한의 핵보유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 지금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서 보여준 남한의 무기력하고 어정쩡한 스탠스는 앞으로 어떤 조치를 거쳐서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3차 핵실험 10여일 뒤인 지난달 24일, 박문규 박사(미국 캘리포니아인터내셔널대학 학장, 정치학 박사)가 '이제는 대한민국의 군사주권 회복을 논의하자' 제목의 본보 기고에서 "북한의 핵보유는 우리가 인정하든 안하든 기정 사실화된 만큼 북한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군사주권 회복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으로부터의 군사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송인호 교수(변호사, 한동대 교수)는 25일 본보에 기고한 글에서 "공산주의, 사회주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정당화하고 따라서 인권유린이 당연시될 수밖에 없다"며 북한사회의 이념, 체제적 문제를 짚는 게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유코리아뉴스는 북한 핵실험 이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지면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이슈와 관련한 독자들의 의견은 ukoreanews@gmail.com로 보내면 된다. -편집자 주  

다음은 송인호 교수의 기고문 전문.

북한의 3차 핵 실험이 있은 지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북한측의 핵 개발 논리와 동일한 주장, 즉 미국, 러시아 등 다른 나라들에는 더 많은 핵이 있는데 왜 북한의 핵 개발만을 두고 비판하느냐 라는 논리와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의 내면에는 이른바 우리 사회 일각에서 존재해왔던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 즉 북한의 입장에서 봤을 때 북한 체제는 나름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입장에 대해서 북한 체제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핵 개발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인간의 역사 속에서 독재는 악한 정치의 표본으로 상징되고 있다. 그 이유는 간혹 매우 드물게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독재도 있을 수 있지만 지식과 인격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존재론적 한계 때문에 필연적으로 독재는 중장기적으로 악한 결과, 즉 반대파에 대한 참혹한 인권유린, 정책적 오류에 대한 시정의 기회 상실로 인한 국가적 실패로 귀일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사의 발전에서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기본적인 국가의 운영원리로서 권력분립(견제와 균형), 법치주의(법의 지배)가 가장 선진적인 정치체제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 국가의 체제, 이념의 본질적 문제점 또는 악함이란 그 체제가 독재, 인권유린을 체제 이념상 정당화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설사 한 국가에서 어떠한 정권이 독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국가의 체제, 이념이 이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 국가의 체제와 이념에 따르면 이러한 독재가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면 이는 국가의 악성이 아니라 해당 정권의 악성(惡性)의 문제일 뿐인 것이다. 반대로 어느 국가의 체제와 이념이 독재와 인권유린을 합리화, 정당화한다면 이는 그 체제, 국가 자체가 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체제가 악하다고 하여 그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모두 동일하게 악하다고 평가해서는 안되며, 그 체제 안에서 심지어 그 체제의 핵심 인물 중에서도 체제의 한계 내에서 나름대로 선한 노력을 하는 사람의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또한 전략적으로 또는 인도적 관점에서 해당 체제와 대화・교류협력을 할 필요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악한 체제 속에서 살다보면 그 체제의 악성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들어 갈 수도 있다는 점(예를 들어, 북송되는 탈북자와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인권유린이 정당화되는 상황에서 그러한 행동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나아가 정당하다는 확신을 갖고 하게 되는 북한의 일부 관료들 등)에서 체제의 악성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비판하는 것은 해당 체제 안의 사람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단지 현재의 김정은 정권뿐 만 아니라 당초 김일성 집권 당시 채택했던 국가의 체제, 이념 자체가 본질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공산주의 이념 때문이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이념은 그 자체가 프롤레타리아 독재, 즉 한 계급의 다른 계급에 대한 독재를 정당화하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한 공산당에 의한 1당 독재를 정당화하며,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 즉 인권유린이 체제 이념상 정당화된다.

구체적으로 공산주의 국가들의 통치구조의 운영원리는 ‘민주주의 중앙집권제의 원칙’, ‘당의 영도의 원칙’으로 설명된다. 전자의 경우 ‘민주주의’라는 이름이 들어가긴 하지만 ‘중앙집권제의 원칙’의 영향으로 민주적 운영이 아닌 매우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운영을 하게 되며, 후자의 원리는 ‘당’이 공식적인 국가조직보다 항상 우위에 서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와는 달리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당 총비서’가 헌법상 국가의 대표자보다도 공산주의 이념상 더 우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후 국방위원장이라는 헌법상으로는 국가의 대표자라고 보기에는 어색한 직에 있으면서도 1997년 노동당 총비서를 승계한 후 당총비서의 직은 끝까지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2009년 헌법개정으로 비로소 국방위원장에게 최고령도자로서의 지위가 헌법적으로 부여되었다). 최근 중국에서 인민해방군을 ‘당의 군대’가 아니라 ‘국가의 군대’로 해야 한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에 대해 중국 공산당 주류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인 것도 바로 공산주의 국가의 특징, ‘군’ 조직까지도 ‘국가’가 아니라 ‘당’에 충성해야 한다는 당의 절대적 우위 원칙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이념은 플라톤, 헤겔로 이어지는 이른바 역사법칙학파의 연장선에서 역사의 발전과정을 예측할 수 있는 공산주의 혁명가들에 대한 우월적 특권을 체제 이념상 인정한다. 즉 이들은 ‘법치주의’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한다. 스탈린시대 검찰총장과 국립대총장을 역임한 안드레이 비신스키는 그의 저서에서 ‘사회주의 국가에서 공산주의 혁명가들은 법치주의의 예외이며 법은 공산주의 이념을 피지배층인 국민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렇게 공산주의 이념은 그 이념 본질적으로 1당 독재와 법치주의의 예외를 인정하여 공산당의 전횡과 반대파에 대한 탄압을 정당화하는 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산주의의 이념은 자연스럽게 1당 독재에서 1인 독재로 향하게 되며, 이는 구소련을 비롯하여 여러 공산주의국가에서 나타난 1인 독재 현상에서 드러난 바 있다.

둘째, 북한은 이러한 공산주의 이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1인 독재를 넘어 1인 가계의 신성화로 나아갔다. 1956년 종파사건과 1967년 갑산파 숙청사건을 계기로 그나마 미약하게나마 남아 있던 공산당 내의 견제와 균형의 마지막 숨이 끊어졌으며, 1967년부터 1972년 사이에 행해졌던 대규모 숙청과 북한판 분서갱유로 일컬어지는 김일성 유일사상 이외의 모든 학문, 예술 등에 대한 탄압으로 북한은 1당 독재에서 1인 독재를 거쳐 1인 우상화, 1인 가계의 신격화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결정판이 1967년부터 1970년대 초에 걸쳐 확립된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이다(일부 역사가는 마치 남한의 유신선포 후 비로소 북한에 김일성 유일체제가 들어선 것처럼 오도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렇게 이미 1967년 갑산파 숙청사건을 통해 김일성 유일체제를 확립하였다). 이 원칙은 그 어떤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볼 수 없는 조선시대 용비어천가보다 더 심하게 김일성의 모든 면을 우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 원칙은 북한의 헌법보다도 더 우월한 효력이 있다. 이 원칙을 모르면 북한 체제의 핵심을 모르는 것이다. 비록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절 이후 공식적인 교육체계의 붕괴로 인해 주민에 대한 사실상의 구속력이 다소 약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북한의 3대 세습을 체제를 이념적으로 정당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이다.

이러한 체제적 특성상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는 북한 기준에서는 인권침해가 아닌 것이다. 절대자이자 구원자, 신앙의 핵심인 김일성 가계에 대해 반발하는 자에게는 그들 스스로 이야기하듯 더 이상 보호해야할 ‘인권’은 없는 것이고, 이것이 그들이 공식적으로 말하는 북한식 인권관의 핵심인 것이다.

이렇게 북한은 그 체제, 이념상, 독재와 인권침해를 정당화하고 있다(정치범수용소의 참상과 북송되는 탈북자에 대한 인권유린, 3계층 51개 부류의 신분제, 김일성 가계의 우상화가 체제, 이념, 헌법에 의해 정당화되는 현상을 생각해보라).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체제, 이념이 변화되지 않는 이상 북한에는 그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본질적으로 ‘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자유, 민주, 인권, 정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체제의 운영원리로서 권력분립, 법치주의 등의 보편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북한이 채택하고 있는 체제와 이념은 악하다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이른바 북한 체제는 북한 주민들의 ‘선거’를 통해 승인된 체제이므로 보편적 기준으로 논할 수 없다는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논리로 옹호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과거 박정희 유신헌법은 무슨 논리로 비판하겠는가? 2차례에 걸친 국민투표로 확정된, 주권자의 승인을 받은 헌법인데 말이다. 그것도 적어도 북한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상황’에서 즉 유신헌법 개정 1년 전에 박정희, 김대중 간의 대통령선거에서 단지 8%의 차이로 박정희가 당선될 정도로 반대파에 대한 투표가 가능한, 즉 기본적인 투표의 자유는 인정되던 상황에서 처음에는 90%의 찬성으로, 3년 후 신임투표에서도 70%가 넘는 찬성을 얻은 유신체제를 똑같이 ‘내재적 접근법’으로 분석한다면 당시 남한 주민들의 승인을 받았다고 정당하다고 평가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그 자체가 ‘헌법’인데 무슨 논리로 ‘반헌법적이다’라고 유신헌법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신헌법을 비판해야 하며, 비판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은 바로 ‘독재’를 막고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권력분립’, ‘법치주의’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이념에 본질적으로 반한다는 ‘보편적 관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1인에게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유신헌법 제40조 제2항), 대통령에게 국민의 권리와 자유, 법원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포괄적인 권한(긴급조치권)을 부여하였으며(유신헌법 제53조 제2항), 대통령의 영구집권을 가능하도록 한 유신헌법은 권력분립, 기본권 보장의 기본적인 방식상의 한계를 넘어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보편적인 정신에 반하며 자유민주주의의 후퇴를 가져온 사건이라고 평가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렇다면 유신헌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강력한 1인 독재, 세습 독재, 인권유린을 정당화하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이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지배하고 있는 북한은 역시 ‘보편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 자체로 ‘악’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과거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가 악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택했기 때문이다. 만일 이 시기에 공산주의와 같이 ‘독재를 정당화하는 사상’을 국가의 기초사상으로 택하고 이를 위해 지도자에 대한 우상숭배를 체제 이념적으로 정당화하며 이를 강요하였다면 이후의 독재는 정당화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1948년 대한민국 건국 당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국가적 선포와 4・19혁명과 같은 이를 지키려는 국민적인 강한 의지의 표현이 있었기에 5・16 쿠테타를 일으킨 박정희 세력조차 적어도 초기 10년 동안은 이러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따른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동시대의 다른 나라의 쿠테타 세력과는 달리 국민의 민주적 선거를 통해 정권을 획득하여 정당성을 인정받고자 했던 것이다(결국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1972년 유신체제를 선택하여 1950년대 김일성 체제의 뒷모습을 따라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반공이데올로기를 낡은 구시대의 유물 정도로 취급한다. 그렇다면 반독재도 낡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할 것인가? 우리 현대사에서 반공이데올로기가 정치적으로 정권유지 차원에서 악용된 사례가 있다고 해서 위에서 설명한 공산주의 이념의 본질적인 문제점이 희석되어서는 안된다. 공산주의의 본질적 문제점은 생산수단의 국유화라는 경제정책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경제정책의 문제일 뿐이라고 볼 수도 있다. 공산주의 이념의 근본적인 문제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독재를 정당화하여 정책 시정의 기회를 본질적으로 박탈하고 반대세력에 대한 인권유린이 정당화되는 체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재인 ‘권력분립’, ‘법치주의’가 배제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김구 선생과 더불어 좌우합작을 추진했던 김규식 선생마저, “내가 러시아에 자주 다녀왔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참 선량하다. 그런데 그곳에서 레닌이 1917년에 혁명을 일으켜 1922년까지 5년 사이에 700만 명을 죽였다. 또한 알바니아라는 조그마한 나라에서 공산당이 혁명을 일으켰는데, 단 하루 만에 6만 명을 죽였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러시아 사람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잔인하다. 만일 한국에서 공산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 피바다가 된다. 그러니까 절대로 공산당이 들어와선 안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던 것이다(“강원용 목사의 체험 한국 현대사②”, 신동아, 2004년 1월호)].

따라서 ‘자유’, ‘인권’의 중요성에 동의한다면, 그리고 이를 위해 ‘독재’에 반대한다면 당연히 독재를 옹호하는 정치체제적 관점에서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반공’이어야 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보편적 국가관과 인권관’의 입장에 서야하는 것이다.

20세기를 통해 발전해온 ‘민주주의’체제는 단순한 게임의 법칙, 즉 국민 다수의 의사에 기해서 정권을 잡은 자가 마음대로 또는 국민의 다수의 투표로 승인만 받으면 국가체제를 변경할 수 있는 단순한 절차적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철저히 ‘가치 지향적’인 것이며, 국민의 ‘자유’,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국가조직의 운영원리는 어떠해야 하는지 미리 선포된 그러한 ‘가치’에 따른 국가의 운영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우리 헌법상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 1당 독재를 배격하고 복수정당제, 권력분립, 기본권이 보장되는 법치주의적 통치질서’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구의 합법화된 공산당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이러한 측면에 대해 승복하고 공산주의 이념 고유의 ‘폭력 혁명’, ‘1당 독재’를 포기하고, ‘권력분립’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용인될 수 있는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나타난 1당 독재적 공산당은 ‘자유’, ‘인권’의 이름으로 용인될 수 없는 것이다).

이상의 점에서 북한의 체제는 그 자체로서 본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런 체제가 개발한 악한 무기인 핵은 더욱 악하다고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의 핵개발 논리와 동일한 논리의 주장, 즉 미국, 러시아 등 다른 나라들은 더 많은 핵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데 북한이 몇 개 개발하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일부의 주장은 위에서 설명한 ‘북한 체제’의 본질적 문제점[(김일성가계가 신성시되고 이를 위해 인권유린이 체제 이념적으로 정당화되는 북한과 달리 다른 나라들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체제의 목표로 삼으면서 주기적인 자유선거로 정권이 교체되는 등 국민의 최소한의 통제는 받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점(또는 적어도 이를 이념적으로 지향한다는 점)]과 ‘핵 개발의 의도(세습정권 유지)’ 및 ‘여파(일본, 동남아시아의 핵 무장 도미노 현상, 그로 인한 동아시아 공멸의 위험성)’를 간과한 무지의 소산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인 왜곡일 뿐이다.

이러한 북한 체제의 근본적 문제점 및 핵개발의 의도, 여파 등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간과하고 갑자기 ‘모든 핵은 나쁘다’는 ‘일반론’을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른바 물타기 또는 악의적인 논점 흐리기에 불과하다. 물론 미국, 러시아 등의 핵 미사일 감축 주장 자체는 옳으나 문제는 이러한 일반론적 주장도 구체적 사안에서 적용이 잘못되면 결국 사안의 논점을 왜곡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진영의 논리를 넘는 객관성과 보편성을 주장하려면, 먼저 바로 그 객관성과 보편성의 관점에서 ‘핵을 개발하는 주체’인 북한 체제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먼저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자신도 모르게 ‘악한 체제’의 ‘악한 행동’을 편들게 되고 나아가 ‘악인에 의해 벌어지는 인권유린’에 간접적으로 동참하는 행동을 하게 될 수 있다.

악인도 선도해야 하며, 원수도 사랑해야 하나, 그렇다고 하여 ‘선과 악’에 대한 냉철한 분별을 놓쳐서는 안된다. 제도적인 악에 대한 명확하고 분명한 인식은 이 땅에 다시는 그러한 악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이다.

송인호(한동대 교수/변호사, 법학박사)

송인호  ihsong@handon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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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2013-11-28 13:48:06

    북핵문제가 주제인데, 북한이 왜 나쁜지만 써 놓으셨군요. 누가 그걸 모르겠습니까. 허나 북핵문제는 6.25와 분단, 북한이 경험하는 고립과 위협인식 등에서 나온 선택입니다. 북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이 문제를 평화협정이나 북미수교등으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북핵문제 해결이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보수라 칭하는 분들은 이런 현실을 보지 않고 항상 똑같은 얘기만 하니 안타깝습니다.   삭제

    • dPtnsla 2013-03-26 11:25:28

      감사합니다.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은 악인도 선도하고 원수도 사랑해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삭제

      • 글쓴이 2013-03-26 11:25:10

        위 글의 맨 앞과 마지막 부분에서 대화, 교류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을 한 것처럼, 대화도 필요하나 본질적인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입니다. 글 앞머리에 쓴 것처럼 본질적 문제점을 외면하는 일부 견해에 대한 반박 글입니다.   삭제

        • 피스메이커 2013-03-26 10:51:48

          북한이 공산주의니까 모든 게 잘못됐다!!! 지나치게 근본주의적인 시각 아닌가요? 이렇게 하면 북한과 대화하지 말고 대결하자는건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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