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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혹함 잊으면서 평화운동도 사라져"쑨 거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 건국대 통일인문학 석학초청강연

 
“평화운동에 소극적이 된 이유는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쑨 거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가 지난 21일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의 주최로 인문학관에서 진행된 ‘동아시아 공동체와 한반도 문제’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의 사상사(思想史)를 연구해온 쑨 거 교수는 “세계 2차 대전을 겪은 후 세계인들은 세계 정부를 만들어 대통령으로 간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전쟁주의자, 반폭력주의자였던 간디를 세계 정부의 대통령으로 삼아야 전쟁의 비극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라며 “그러나 오늘날의 사람들은 전쟁의 파멸적 결과를 기억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더 이상 간디를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는 냉전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였지만 문헌자료들은 ‘어떻게 전쟁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며 현실의 문제와 문헌자료들이 다루는 문제의 간극이 크지 않았음을 설명했다. 냉전이나 전쟁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 쑨 거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가 '동아시아 공동체와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

쑨 거 교수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들이 현실을 쫓아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쉽게 말해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했던 냉전 체제는 해결되어갔지만 냉전 이데올로기는 여전히 대립중이거나 더욱 강화되었다는 설명이다. 즉 현실과는 거리가 먼 추상적인 개념끼리의 대결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현실에서 냉전 구도의 완충지 역할을 했던 지역이 동아시아”라며 “어떻게 평화로운 정치를 만들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한국전쟁이 발발 했을 때, 이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던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 당시 전쟁의 참혹한 피해를 목도하였던 이들의 목소리가 오히려 오늘날에 더욱 ‘현실적’인 조언이라는 것이다. 이어 평화주의적인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전쟁은 의미 있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 공동체라고 할 때, 한국, 중국, 일본의 입장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역사의 접합점을 찾지 못하면 ‘공동체’는 또다시 추상적 담론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쑨 거 교수는 “동아시아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에 각자 자신의 나라 입장을 중심으로 놓고 다른 나라는 주변부로 볼 것이다. 그런데 한국전쟁을 접합점으로 가져오면 중심과 주변부가 사라지고 역사의 구조와 원리적인 문제도 살필 수 있게 된다”고 언급하며 한반도의 현대사와 상황이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음을 전했다. 추상적인 동아시아 공동체가 아닌, 평화주의적인 동아시아 공동체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는 설명이다.

북한에 대한 언급에 있어서도 현실과 가깝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쑨 거 교수는 “평양의 길거리를 촬영한 것을 보면 하나같이 온 국민이 단합하여 전쟁을 치르자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 토론할 때에도 정치 상황, 사회 문제, 국민들의 처지 등을 이야기하는데 북한의 일반 학생들이 어떤 꿈을 갖고 추구하는지 언급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며 “학술적 언어로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지식인들이나 시민, 미디어 종사자들이 한반도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현실적인 정보들이 더 많이 유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의 기억을 환기시켜 평화사상의 중요성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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