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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년사에 언론들 '너나 잘해' 찬 물, 왜?김단의 미디어 비평⑧ ‘김정은 신년사’ 관련 보도 분석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 때마다 북한이 빠지지 않고 하는 일이 있으니, 바로 신년공동사설 발표이다. 보통 ‘신년사’라고 지칭하는데,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서는 “(당과 국가의 수반이) 새해를 맞이하여 하는 연설이나 그 연설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1월 1일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동맹>, 군 기관지 <조선인민군> 등을 통해 신년공동사설을 게재하고, 오전 6시를 전후해 조선중앙통신(북한의 대표 TV채널)이 이를 발표하곤 한다. 2013년 올해는 김일성 사후 처음으로 19년 만에 국가수반의 육성 발표가 이루어져 내외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주요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분석 기사들을 내놓았다.

미디어 비평은 미디어의 보도에 대한 비평이다. 사안 자체에 대한 분석은 이미 게재되었으므로((http://www.ukore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13 참조), 미디어 비평에서는 각 언론사들의 보도 경향 추이를 살펴봄으로써, 대한민국 언론의 북한 보도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분석 대상인 1월 2일부터 1월 7일까지 총 7일 간의 ‘김정은 신년사’ 관련 신문기사 게재 횟수는 다음과 같다.

   
▲ 1월 2일부터 1월 7일까지 총 7일 간의 ‘김정은 신년사’ 관련 신문기사 게재 횟수 ⓒ유코리아뉴스


거의 모든 일간지에서 대대적으로 ‘김정은의 신년사 육성 발표’에 대해 스트레이트 기사로 다루고,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단순히 기사 게재 수만으로는 신문사별 특징이나 보도 성향(보수나 진보 등) 상의 차이를 찾기는 힘들었다.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나의 기사를 통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내용 요약과 함께 분석을 담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김정은 신년사’를 보도하며, “유화 제스처” 또는 “화해 제스처”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김정은의 남북 대결 해소 의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나, 칼럼이나 사설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각 언론사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각 언론사의 칼럼·사설의 표제 내용이다.

   
▲ 언론사의 칼럼·사설의 표제 내용 ⓒ유코리아뉴스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는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유화 제스처(조선일보, 국민일보, 한국일보)”, “화해 제스처(한국일보)”라고 분석하여 보도한 것과는 달리,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서는 “남북 관계 대결 해소가 북한 하기에 달렸다.”라는 논조의 글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이, 모든 관계는 상호적이다. 누군가 손을 내밀었으면, 그 손을 잡든 뿌리치든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게 마련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그런데, 새해 들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를 염원하는 온갖 외교 관계 분석 기사를 쏟아내었던 대한민국의 언론의 반응은 “너나 잘해”였다.

오히려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난 박근혜 당선인의 대북 공약 개발자나 통일 분야 핵심 참모는 ‘새 정부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진정성이 전달되면 남북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측면이 있다’고 밝히고 있는 마당에, 언론들이 나서서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이전처럼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한 노골적이며 원색적인 비판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의 말도 안 되는 얘기들로 경색 국면을 만들어내지 않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한 반응으로, 한반도의 평화적 분위기 마련을 위한 새 정부의 정책 촉구나 북한 스스로 드러낸 남북 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등을 통해 고무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못할망정, 일단 변화의지나 진정성을 물으며 개혁하고 개방하라는 요구부터 들이밀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먼저 변화를 보이면 지원하고 관계 개선하겠다는 논지는 이명박 정부에서 실패한 대북 정책임이 판명되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북한이 살 길은 개혁·개방이다. 하지만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말 역시 ‘개혁·개방’이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어 땅콩을 먹으면 죽는다고 굳게 믿고 있는 아이에게, 땅콩은 몸에 좋으니 꼭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면 도망가서 숨어 버리고 말 것이다.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좀 더 지혜로운 접근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남한의 대선 이후를 기대하며 이제 조금 마음을 열고 살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북한에게 대한민국 언론의 매몰찬 반응은 평화의 기운을 호되게 꾸짖고 발로 걷어차 버리는 행동이 아닌가 싶다.

노벨평화상을 받을 정도의 역할을 언론에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평화에 역행하는 보도 태도를 지양하면서, 모두가 한반도의 미래를 불안해할 때 평화의 전진을 고무시키는 역할을 해주는 대한민국의 언론이길 기대해본다.

 

김단 기자  jade4n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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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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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ㄷㄷㄷㄷ 2013-02-03 01:36:31

    개혁 개방을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김씨왕조이겠지요.북한은 개혁,개방을 해야 살지만 김씨왕조는 그 반대니까요.김일성 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김씨왕조가 하던 짓을 볼 때 한국 언론이 이런 반응을 보인거 이해합니다.이런거 가지고 비평을 하는건 좀 공감이 안되네요...   삭제

    • 돌북골주인 2013-01-12 09:36:10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가려운데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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