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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바라본 김정은체제의 미래"통일 위한 남한 백성들의 공동체적 희생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17월 필자가 근무하는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날 대학은 북한 문제 전문가인 스테판 해가드 교수(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을 주제 발표자로 하여 북한의 미래에 대한 세미나를 가졌다. 한 외국 학생이 남북통일의 시기에 관해 질문했는데 해가드 교수는 자기 생전에는 남북통일을 보지 못할 것 같다고 답변해 청중을 놀라게 하였다. 해가드 교수는 은퇴를 바라보고 있는 60대 초반의 정치학자이다.

해가드 교수가 남북통일이 아직도 멀었다고 이야기 하는 근거는 두 가지 이었다. 첫째는 북한이 상당히 안정된 체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회는 쿠테타도 쉽게 일어날 수 없고 아래로 부터의 혁명은 더군다나 기대할 수 없는 체제라는 것이다. 두 번째의 논거는 남한백성들의 남북통일에 대한 의지도 의심스럽다는 것이었다. 통일을 위해서는 남한 백성들이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공동체적인 의지가 필요한데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남한의 젊은 세대들에게 말이다.

해가드 교수의 강연이 있은 지 꼭 한 달 되는 날 북한의 지배자 김정일이 사망하였다. 그리고 북한은 후계자 김정은 으로의 권력 이양을 순조롭게 끝냄으로서 그 체제의 안정성을 보여 주었다. 1979년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의 죽음으로 야기된 권력 공백이 또 다른 독재자 전두환에 채워지는 과정에서 숙군 쿠테타(1979,12.12) 학생시위(1980,2월-5월) 그리고 광주 민주화 운동(1980,5.18-5.27)이라는 대혼란을 겪었던 남한의 역사와 비교해 보면 북한체제가 얼마나 안정되어 있는가를 가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김정일 사망후 사흘 동안 이나 그의 죽음을 비밀에 붙이는데 성공함으로 그 체제의 폐쇄성 뿐 만 아니라 효율성 까지도 보여준 셈이다. 그리고 북한은 외국인 조문은 안 받겠다고 하다가, 남한에서 김정일에게 조문하겠다는 인사들이 나타나고 조문을 허용하느냐 마느냐가 정치이슈가 되자 이것을 아주 교묘하게 이용해 남남갈등을 부추기기 까지 하였다. 국상의 와중에서도 대남정책 라인은 탄력성 있는 정책을 수립, 집행할 수 있는 능력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이 모두 김정일만 사망하면 북한체제가 곧 무너질 것이라든지, 이집트나 리비아 같은 반독재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든지 하는 주장들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나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후 제 일성으로 이명박 정권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5년 만에 처음으로 미군 철수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의 집권을 계기로 북한이 대미 대남 온건로선으로 전향하리라는 기대도 근거 없는 것임이 드러났다. 오히려 김정은은 군부의 눈치를 더 보아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을 것이다. 김정일 사망 직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도 북한의 최고 정책 결정이 상당히 군사적인 관점에서 이루어 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어쩌면 김일성 군사종합학교 출신인 김정은 자신이 군사적 관점을 중심으로 대남, 대미 인식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 핵문제에 집중되어 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한 북한과 미국의 관계도 전혀 낙관을 불허하고 있다.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체제를 위협하지 않겠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은 대통령만 바뀌면 정책이 180도 바뀔 수 있는 체제이고 보면 북한 군사 지도자들이 미국 정부의 약속을 신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미래는 아직도 예측을 불허하는 안개 속에 싸여 있다. 최소한 지금부터 일 년 동안은 북한은 숨을 고르면서 남한과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그 밖의 정세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남한과 미국도 숨을 고르면서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해야한다. 섣부른 판단과 조심성 없는 행동이 남북의 긴장을 조성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이명박 정부 4년간 근거 없는 기대에 기반을 둔 대북 강경정책이 1998년 이래 한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쏟아 부었던 열정과 정성 그리고 물질적 투자를 대부분 물거품으로 만들고 남북관계를 한국전쟁이후 최악의 긴장관계로 몰아넣었음을 생각하면 대북정책의 신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섣불리 북한을 옹호하거나 북한의 정책을 지지하여 남남갈등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도 현명한 일은 아니지만, 북한이 강경책으로 나오니까 우리도 강경책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도 현명한 것은 아니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보수이건 진보이건, 정부이건 민간단체이건 대북정책에 대해 자기 목소리만 높일 때가 아니라 지금은 조심하면서 남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대북한 인식에서의 갈등을 줄이고 북한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넓혀 가면서 통일 역량을 비축해 갈 때이다.
 

박문규(캘리포니아 인터내셔날 대학 학장, 정치학)

박문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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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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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phzibah 2012-01-05 13:02:49

    여당이건 야당이건, 보수이건 진보이건, 정부이건 민간단체이건 대북정책에 대해 자기 목소리만 높일 때가 아니라 지금은 조심하면서 남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대북한 인식에서의 갈등을 줄이고 북한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넓혀 가면서 통일 역량을 비축해 갈 때이다.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 인 것에 공감*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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