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비스트는 하나의 삶을 뷰티로 바라보며 이 안에서 건강한 소비를 이끄는 ESG 기업들을 짚어본다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옷을 잘 입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쇼윈도 혹은 룩북, 브랜드가 만든 트렌드라는 틀에 갇혀 옷을 사고 입는 것이 정답인 듯 이야기되는 세상은 이제 저물어가는 듯하다.

피부를 스치는 공기가 부드럽고 따뜻해 덩달아 옷도 얇아진다. 봄이 왔다는 신호다. 밖으로 나가 이 계절을 즐기기 위해서 가장 첫 번째로 하는 것이 봄옷 쇼핑이 아닐까.

과거 온라인 쇼핑몰 혹은 오프라인 쇼핑몰을 돌며 봄 나들이룩을 채우고 있었다면 그 수고가 생략되었다. 플랫폼에 접속해 나의 카테고리에 분류된 흔하지 않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들을 순식간에 살펴본다. 누구도 무엇이 이 시즌의 정답이라고 제시하지 않는다.

취향에 따라 손가락을 움직여 온라인 옷장에 담는다. 다음날, 탄탄한 리빙 박스가 집 앞에 도착한다. 박스를 열면 신청한 옷이 가지런히 담겨있다.

박스, 테이프가 없어 어떤 쓰레기도 낳지 않는다. 스스로 계획한 일정에 맞춰 옷을 입고 그 순간을 사진에 담아 SNS에 올린다. 금액표 대신 플랫폼과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름을 걸어 놓는다. 그리고 플랫폼 내에서 내가 입은 착장의 URL을 옮겨 자유롭게 소개한다.

나와 같은 옷을 입었지만 다른 상황과 또 다른 코디로 타인의 삶도 엿본다. 패션 소비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은 브랜더진의 이야기다.

일명 유명 브랜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무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포용하고 협업해 1인 미디어를 즐기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의류를 지속해서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파트너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한때 톱스타가 입어야지만 유행을 선도했던 분위기와 달리 요즘은 일반인 중 옷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유튜버, 인스타그래머에 대한 인기가 더 상당하다. 브랜더진은 옷을 주제로 한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인플루언서 약 500명에게 옷을 선보이고 대여하고 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 의류 소비, 판매가 늘어나면서 개인 브랜드는 연일 생산되고 있다. 패션 플랫폼도 그만큼 확대되었다.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거대한 자본을 가진 브랜드가 아닌 무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생존율을 현저히 낮다.

브랜더진은 그런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해서 그들이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에게 선보이고 자유분방하게 발생하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 시장의 번거로운 점을 제거하고자 시작했던 이들의 행보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브랜더진은 옷을 주제로 한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인플루언서 약 500명에게 옷을 선보이고 대여하고 있다./사진제공=브랜더진
▲ 브랜더진은 옷을 주제로 한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인플루언서 약 500명에게 옷을 선보이고 대여하고 있다./사진제공=브랜더진

Environment

나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패션이 꼽힌다. 이에 유행에 민감하고 변화에 빠르기 때문에 오래 입기보다 싼 옷을 다양하게 소비하는 것에 익숙했다.

이런 소비행태를 더 부추긴 것은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다. 옷 하나가 생산, 판매, 폐기 되는 것들이 모두 빨라졌다. 나를 표현하는 것은 편해졌지만 지구는 불편해졌다. 유럽은 섬유 제품이 가진 화학성분의 유해성을 경고하기 위해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섬유제품들은 대부분 많은 양의 원유를 사용하는 폴리에스테르로 제작되고 있다. 이는 스스로 썩는 것도 약 500년이 걸리며, 소각할 경우 발암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방출한다. 많이 사는 만큼 폐기물 diddmsd 늘어났다.

환경부 환경통계 포털에 게시된 ‘폐기물 처리현황’ 통계표에 따르면 폐섬유류 규모는 2016년 284톤에 달한다. 어떤 사람은 “옷은 사도 사도 모자라다” , “한 번 입으면 입을 옷이 없어진다”고 말하는데 이 대목은 패션의 무수한 소비와 폐기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더진은 판매 목적이 아닌 대여 서비스가 중점이다. 다양한 의류를 소비하고자 하는 유행에 민감한 타겟에게 수십 개의 브랜드의 옷을 선보이고 대여하고 수거한다. 필자의 경우도 이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평소 패션 소비 지출이 많이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

또한 오염이 생기거나 시즌 이후 폐기에 놓인 제품들은 다시 재세탁해 50~80% 할인을 적용해 플랫폼 내 사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업로드한 대가로 받은 포인트로 구입을 가능하게 해 또 다른 주인을 만남으로써 폐기율을 줄이고 있다. 옷을 선별하고 대여하는 과정에서 포장도 신경 쓰고 있다.

폐기물 1% 이하라는 기업 목표에 맞춰 변형, 오염이 생기지 않는 탄탄한 소재의 포장 가방을 사용하고 있다. 개별 포장이 필요할 경우 생분해가 가능한 포장재를 쓴다. 협업 파트너를 선정할 때 리사이클링 섬유, 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Social

소셜미디어가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음에 더 이상 기존 톱스타, 인플루언서가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한다고 브랜더진은 믿는다. 이는 곳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시대정신에도 맞닿아 있다.

브랜더진은 팔로우 수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인플루언서 500명을 파트너로 두고 있다. 이에 한 시즌 누군가에 눈에 띄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는 무명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섭외해 500명의 크리에이터에게 수많은 브랜드를 셀렉할 기회를 준다.

내가 입고 싶은 대로 마음껏 코디를 누릴 수 있어 이를 통해 생산되는 콘텐츠의 질은 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TV 광고, 쇼윈도 옷 착장보다 디지털 콘텐츠가 더 가치 있는 룩북이 되는 현재에 브랜더진과 협업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생명력을 갖는다.

또한 500명의 크리에이터가 계속해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취향은 다르지만, 이 안에서 현세대 패션의 중심인 아이템들을 데이터화할 수 있는 정보를 쌓아가고 있다.

Governance

브랜더진의 건강한 지배구조는 크리에이터들과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 광고 형식은 주로 브랜드가 직접 크리에이터를 선정하고 그들의 주력상품에 국한되어 뾰족한 가이드를 제안하고 이에 맞춰 콘텐츠를 생산했다.

하지만 브랜더진은 브랜드를 내세우거나 까다로운 가이드 없이 오직 디자인만 선보이며 본인의 취향에 맞게 어떤 착장을 코디해도 무관한 상황을 제공한다. 그 때문에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 피로도가 낮아지고 지속해서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고 질 좋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 수 있는 영향을 준다.

마음대로 무한한 옷장을 선보이면서 패션에 대한 과소비, 과소유의 문제점에서 벗어나 대여 서비스로서의 무소유에 대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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