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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대선 주자의 요건통일과정의 마스트플랜 초안을 짠다는 걸 잊지 말길

#1. 대선의 계절

대선의 계절이 돌아왔다. 후보들은 저마다 이 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사회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너무 복잡해지지 않았나 싶다.

실업 문제만 해도 그렇다. 대학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대졸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만들어낸다는 건 연 8% 이상의 고도 성장기에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학진학률 추이를 살펴보면 1950년대에는 5% 미만, 1960년대에는 10%, 1980년대에는 30%, 1990년대에는 50%, 2000년대 들어서는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렇게 대졸자가 늘어난다는 건 취업 준비 계층의 눈높이가 높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즉 구직자는 '대졸'에 적합한 일자리를 원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대학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그러한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제공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런 눈높이의 차이는 대졸자의 구직난이 심한 상황과는 반대로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 잘 말해주고 있다. 결국 그 빈자리를 이주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2. 인구학적 변화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한 가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앞으로의 변화가 있다. 바로 초중고생의 급감이다. 앞으로 10년 후면 대학지원자의 수가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즉 전체 대학 정원보다 고3 수험생의 수가 적어지는 것이다. 출산율 감소의 결과가 10년 후면 가시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20년 후면 취업 지망생 수도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물론, 좋은 직장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공급보다 더 크겠지만, 그때쯤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실업률이 줄어들고 이제 구인난의 시대로 분위기가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3. 통일, 새로운 길

이러한 변화에서 우리가 생각해야할 변수가 바로 북한이다. 당분간 누가 집권을 해도 해결하기 어려운 실업의 문제, 10년 20년 후의 구인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바로 북한과의 통일이다. 물론 쉽지 않고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나라만 보면 실업의 문제나 구인난의 문제는 더 더욱 해결이 불가능한 난제이다. 그나마 통일이라는 변수가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제공해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1960년대 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북한의 사회, 경제적 인프라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의 변화와 그에 발맞춘 남한 인력의 지원은 과거 우리의 고도 성장기를 초월하는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그에 대한 준비다.

#4. 대선 주자의 요건

이렇게 결국 '통일'이 '위기'이자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라면 대선 주자의 요건으로 중요한 덕목이 바로 '통일'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대선주자는 자신이 앞으로 실질적인 통합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장기적인 국가적 과제인 통일 과정에서의 마스터플랜의 초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았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점진적 통일과 급격한 통일 중 어느 하나만 가능하다고 속단하지 말고,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

우선 현재 통일부를 비롯하여 각 부처별로 산재되어 체계성 없이 중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통일 관련 연구들을 통합·조정하여 통일을 준비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 각 부처별로 소관 업무에 있어서 점진적 통일과 급격한 통일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연구하게 하고 이를 상위 기관에서 통합·조정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 또는 총리 직속으로 (가칭)통일법제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각 부처의 통일 준비 상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법원행정처와 국회사무처,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관위원회 같은 기관까지 포함하려면 가급적 대통령 직속이 바람직하며 지속성을 위해서는 법률(가칭 통일법제정책조정위원회법)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실제 실행 과정에서는 북한과 통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통일부와 해당 업무에 있어서 전문성이 있는 각 부처간 주도권 다툼이 있을 수 있으나 통일 정책이라는 국가적 사무에 있어서는 서로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통령 또는 총리 직속 기구로 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이 문제는 행정전문가와 통일전문가, 법률전문가들이 함께 해야 할 문제이다. 예를 들어보면, 급격한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북한 지역에, 현재 우리나라에 적용하고 있는 하천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구체적인 하천법의 실무에 있어서는 국토해양부가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며, 북한의 하천 실태에 있어서는 통일부에서 이미 확보한 자료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행정전문가들과 통일 및 북한 전문가 그리고 최종적으로 법률안의 형태로 대비책이 나올 경우를 대비하여 법률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의료, 교육, 복지, 경제 등 국가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세밀하게 통일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의 필요성은 점진적 통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서서 점진적인 변화의 길로 들어설 경우 역시 점진적인 통일에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 놓은 우리의 협력 방안을 역시 각 부처별로 준비해서 남북간의 교류·협력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공개적으로 통일을 대비한 정책 준비를 시작하면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점진적인 통일 준비가 포함된다는 점, 이미 충무계획 등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정부계획 등이 공개된 상황이라는 점, 북한의 자극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차기 정권에서는 반드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차기 대권후보의 이러한 통일 정책 추진의 기저에는 '북한 주민에 대한 애통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당연한 것처럼 누리고 있는 기본적 인권조차 억압되고 있는 그들의 비참한 상황을 직시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뜨거운 마음을 품고 다른 한편으로는 냉철한 이성으로 발생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단계적으로 통일 준비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그러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설명하고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이해도를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와 남북교류협력의 강화가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님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양자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며, 동시에 이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대립을 역할의 차이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 행복을 잃거나 또는 자신 보다 불행한 사람을 보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하는 우둔한 존재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단순한 물질적 충족으로는 진정한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며, 정의와 사랑의 실천이라는 보다 고양된 가치를 실현할 때 깊은 자존감과 순수한 행복감을 느끼는 도덕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리더는 국민들의 일상에 관한 요구를 단순히 충족해주는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바로 그러한 국민들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도덕적 심성을 고양시키는 단계까지 이끌 수 있어야 한다.

   
▲ 송인호 교수

사실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도 북한 동포의 눈높이로 보면 배부른 소리일 수 있다. 실업난, 주택난, 치열한 경쟁사회로 인한 고통 등으로 힘든 우리 국민들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직시한다면 우리 국민들의 심성에 흐르고 있는 따뜻한 정은 기꺼이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불같이 일어나게 해주리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러한 직시를 통해 우리 국민들도 스스로 우리 자신들의 여러 문제들도 다시 힘을 내서 해결해보자는 각오를 다지게 되리라고 믿는다.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를 기다린다. 아울러 누가 대한민국호의 리더가 되었든 이러한 역할을 해달라고 함께 강력히 외쳤으면 한다.

<한동대 로스쿨 교수, 변호사>

송인호  ihsong@handon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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