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의존하지 말라. 문제는 나 자신이다.”... 노인들 93% “일하는 것을 가까운 친지들에게 권하겠다” 대답
“일하는 노인들이 늘면서 황혼기에 쓸쓸하고 외로운 노년이란 말은 옛말이 되었다. 이제는 이른바 틈새 직종에서 돈도 벌고, 건강도 찾는 일하는 노인들의 ‘위풍당당 노년’의 시대가 왔다.”
11년 전 한 인터넷언론이 “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라는 기획시리즈 기사를 내보내면서 서두에서 한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노인들의 노후는 안녕해야 합니다. 그들의 삶도 위풍당당해야 합니다.
시대는 21세기입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노인들이 자신만만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뒷방에만 계시면 안 됩니다. 하나 뿐인 인생... 스스로의 인생을 사셔야 합니다. 집밖 세상으로 나오셔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이만큼 이끌어 오신 경험과 경륜을 사회 발전을 위해 펼쳐주셔야 합니다.
12년 전 기획예산처와 보건복지부는 사회참여를 하고 계신 노인 1만837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노인이 일하는 것에 과연 어떤 보람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지요.
첫 번째 질문은 “일 하는 것이 건강에 어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건강이 ‘좋아졌다’는 사람이 67.9%였습니다. ‘나빠졌다’고 말하는 분은 1.41%였지요. 당연한 결과겠지만, 압도적인 차이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일해 보니 가족이나 사회관계가 어떻게 변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좋아졌다’는 응답이 71.6%, ‘나빠졌다’는 응답은 0.72%였습니다. 역시 압도적인 차이입니다.
세 번째 질문은 “일하는 것을 가까운 친구나 친지들에게 참여하도록 권할 것인가?”였습니다. 가히 압도적인 찬성이었습니다. ‘적극 추천한다’가 55.38%, ‘추천한다’가 38.04%로 93% 이상의 노인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입니다.
정부가 이 같은 조사를 직접 하지는 않지요. 정확한 답변을 얻기 위해 주로 민간연구소에 의뢰하는데, 이번 조사는 천안 호서대학교 전혜정 교수팀이 맡게 되었습니다.
필자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호서대 교수들이 담당하게 된 것은 아마도 그 대학 설립자이신 고 강석규 박사의 영향을 많이 받아 노인들의 삶에 대한 연구 실적이 탁월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강석규 박사님은 103세까지 천수를 누리다가 2015년에 타계하셨는데, 95세에 어학공부를 새로 시작하신 일화로 유명합니다. 그 분의 말씀은 인터넷에 많이 올라 와 있습니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나의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생일 때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세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강 박사님 연세가 아흔다섯(95세)이 되고 보니... 아무 일 안하고, 덧없고, 희망이 없는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던 자신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 날’에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어학공부를 시작한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의 평균 수명은 노는 사람보다 14년 길다”는 연구결과처럼 노인의 사회활동은 곧 보람이자 건강이라는 것입니다. 그 네 가지 삶의 태도는 이렇습니다.
▷자식에게 의존하지 말라. 문제는 나 자신이다. ▷바쁜 노인은 치매가 없다. 끊임없이 일 하고, 책 읽고 대화하라. ▷규칙적으로 살아라. 기상, 식사, 노동, 취침이 건강 비결이다. ▷친구를 많이 사귀어라. 외로움은 장수의 적이다.
필자 회사에도 나이를 잊고 뛰시는 81세의 권오현 고문이 계십니다. 7년 전인 74세 때 회사와 인연이 되셨습니다. 현재는 본사의 수안보 농장(자미원)과 문강유황온천호텔(충주자연호텔)의 총괄 관리자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렇듯 현재 70세 이상의 노인분들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헤쳐 온 강인하신 분들입니다. 어릴 적 6.25전쟁을 직접 겪었고, 보릿고개를 넘으며 월남전, 독일 탄광, 중동 사막에서 가족과 조국을 위해 피와 땀을 발산하신 분들입니다.
세월은 가고 사람은 늙습니다. 하지만 잘 늙고 잘 죽어야 합니다. 그 해답의 하나는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공동체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야 틈새 직종에서 돈도 벌고, 건강도 찾는 위풍당당한 노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