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도전기-두근거리는 기다림

 
 
<미스코리아 2010 한국대회> 미스코리아도전기 - 두근거리는 기다림

예선 합격 며칠 후 신체검사를 한다고 회사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그냥 그 자리에 가서, "키는 몇이요. 몸무게는 몇입니다" 라고 말해주고 오면 되는 거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었다.

점심을 배가 터지도록 먹고 회사로 향했다. 그런데 내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신체 측정기 아닌가. "아닌데, 이게 아닌데"를 속으로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정말 힘겹게 신체 측정기에 올라 몸무게를 재고 이건 저의 평소 몸무게가 아니라며 1kg만 빼달라고 어찌나 부탁을 드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안 된다는 냉정한 거절뿐이었다. 너무 부끄러워서 포기할까. 그만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후보자들 사이에서 빼어나지 않은 외모에 통통한 체형으로 미스코리아가 되려고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했다.

집에 돌아와 한 참을 고민하다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끝까지 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또 다시 며칠 뒤 지역본선 프로필을 촬영한다는 공지를 받고 어머니 친구 분께 소개받은 미용실을 찾아가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간다고 신경 써서 예쁘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메이크업과 헤어를 마치고 엄마와 함께 촬영장으로 향했다. 안 그래도 예쁜 친구들이 화장까지 하고 나타나니 정말 같은 여자가 봐도 반할 것 같았다. 번호 순서대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여러 명의 스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공중에서 찍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어렸을 때 온가족이 모여 TV를 보면서 어떤 언니가 예쁜가 봐왔었는데 이제 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니 이상하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모두 프로필 촬영을 마치고 오후에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영상을 찍었다. TV에서만 보던 파란 수영복을 내가 입게 될 줄이야 만감이 교차하면서 어색하면서도 재미있게 촬영했다. 난 평소 큰 키 때문인지 힐을 좋아하지 않았다. 발이 커서 맞는 사이즈도 많이 없었고 구두 자체가 편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가 촬영장에 가져온 건 힐 축에도 못 꼈다. 저런 구두를 어떻게 구했나 싶을 정도의 킬 힐을 착용한 친구들이 많았다.

본선대회를 코앞으로 앞두고는 다 같이 모여 워킹교육과 자세 안무 등 훈련을 받았다. 아, 이제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서울 대회에서는 6명을 뽑는다고 하는데 그 안에 들면 얼마나 좋을까. 대회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긴장도 되고 떨린다.

*이 연재는 2010 미스코리아 미 하현정 씨가 2011년에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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