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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평화발걸음은 이제부턴걸요"고성~파주까지 777리 14박 15일 한반도 평화발걸음 여정은 마쳤지만

“파로호를 보며 제일 가슴이 아팠어요. 6·25 전쟁 당시 중공군 3만명이 수장(水葬)된 곳이라는 말에…. 그들은 왜 남의 전쟁에 개입해서, 남의 나라 땅에 와서 죽어야 했는지, 다시는 이런 상처가, 이런 전쟁이 한반도에 없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22일 오전 임진각 평화누리 CCC 통일봉사단이 주최한 2012 한반도 평화발걸음 해단식. 14박 15일간의 한반도 평화 발걸음을 끝내는 이관우(CCC NK 사역부 대표) 목사의 표정엔 기쁨보다는 슬픔이 역력했다. 생각보다 전쟁의 상흔, 분단의 생채기가 조국의 허리에 깊게 패어 있었기 때문이다. 파로호는 강원도 화천과 양구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로 6.25 전쟁 당시 격전지 중의 한 곳이다.

이 목사는 “끊어진 한반도의 허리를 잇겠다는 우리의 평화 발걸음은 결코 쉽지 않았다”며 “역사의 현장, 전쟁의 상흔들을 눈으로 보고 발로 밟으며 이것을 치유하고, 분단된 땅을 잇겠다는 게 이번 한반도 평화발걸음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 22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2012 한반도 평화발걸음 해단식에서 발걸음 참석자들이 한 교회가 모은 동전을 한데 모으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김성원

8월 8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22일 임진각 평화누리까지 분단의 허리를 잇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학생 15명과 간사 6명이 도전했지만 완주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 폭우까지 내려 중도 탈락자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수련회에 참석하느라 평화발걸음을 완주할 수 없었다는 오주희(창원대 4년)씨는 “창원에 그대로 있었다면 분단이나 통일도 모두 남 얘기처럼 들렸을 텐데 직접 분단의 현장을 밟으며 학생 때는 물론 졸업 후에도 통일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번에 도보로 걸은 길은 311㎞(777리)다. 강원도를 통과하는 데만 10박 11일이 걸렸다. 강원도가 그만큼 휴전선을 넓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험산준령이 많았던 탓이다. 마을회관, 학교, 펜션에서 잔 3일을 제외하고는 다 교회를 숙소로 활용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터벅터벅 무작정 걷는 발걸음이 과연 분단 극복이나 통일에 무슨 상관이 있겠나, 하는 의심이었다.

   
▲ '고난의 흔적'. 한반도 평화발걸음 해단식에서 한 참석자의 벗은 발 여기저기 붙은 반창고가 눈에 띈다. ⓒ통일코리아 발행인 오성훈 목사

전민지(인천대 3년)씨는 “내가 걷는 이 작은 걸음이 도대체 통일과 무슨 상관이 있을지 계속 의심하며 걸었다”며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 작은 걸음을 통해 끊어진 민족의 허리를 잇는 데 사용하실 것을 믿고 감사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날 평화발걸음 참석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해단식에 온 오성훈(통일코리아 발행인,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사무처장) 목사는 “평화발걸음 내내 고단하고 초라한 자신의 발걸음을 보며 회의와 갈등을 많이 겪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분단을 치유하고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기도가 되고 삶이 될 때 그 발걸음은 분단 코리아를 통일 코리아로 바꾸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진정한 평화발걸음은 이제부터”라고 강조했다. 학생 때뿐 아니라 졸업 후에도 통일을 위해 살겠다는 굳은 다짐을 피력한 것이다. 김현아(공주대 졸업)씨는 “집이 파주지만 거리에 탱크가 지나갈 때도 분단이나 통일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속에 날카로운 철조망이 쳐져 있는 걸 보며 비로소 분단의 현실을 깨닫게 됐”고 고백했다. 김씨는 “나에게 평화발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삶 속에서 평화발걸음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수(상명대 4년)씨는 “학생 때 그토록 외쳤던 민족복음화와 통일이 그냥 구호나 기도제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번 평화발걸음에 참여했다”며 “아직은 통일을 위해 무슨 일을 할지 막연하지만 졸업 이후 통일과 연관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 지난 15일 한반도 평화발걸음 참석자들이 폭우 속에 강원도 화천의 한 시골길을 지나고 있다. ⓒCCC NK 사역부 이관우 목사

평화발걸음을 주최한 CCC는 지금까지 해온 북한 젖염소보내기운동, 이번 평화발걸음 외에도 시대적 필요에 따른 다양한 통일 사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철영(CCC LLM 대표) 목사는 “통일은 남한의 2만 5000여명, 중국 내 20여만명의 탈북자, 방중(訪中)자, 조선족, 남북한 주민과 해외 디아스포라가 함께 이뤄가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남북한이 각각 정권을 세운 1948년의 70주년인 2018년에 하나님께서 통일을 주실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설교를 한 이언균(CCC 서울지구 대표) 목사는 “하나님께서 이 한반도에서 복음으로 통일된 민족을 만들어가고 계심을 믿는다”며 “바로 여러분의 몸짓 하나하나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2012 평화발걸음 해단식은 서울의 한 조그만 교회가 채운 100여개의 저금통을 한데 모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교회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각 교인들이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왔다. 모은 돈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빵과 국수 보내기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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