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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와 소녀상, 우리의 선택은?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IFES) 현안 진단 - 사드 배치·소녀상 철거 문제에 있어 한국의 선택

사드배치 및 소녀상 철거는 현 정부의 외교적 실책이 다음 정부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는 두 가지 문제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둘러싸고 이루어진 박근혜 정부의 정책결정의 여러 문제점에 대하여는 이미 많이 논의되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한 나라의 외교정책은 정부의 교체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이 원칙이다. 외교정책은 국내정책과 달리 외국과 관련되어 있고, 따라서 국가적 신뢰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임은 재론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은 어디까지나 ‘원칙’일 뿐이다. 한 나라의 외교정책이 국내외적 변화와 무관한 진공상태일 수는 없다. 외교정책도 국내정치나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는 것이다. 관련 국가는 외교정책의 변경이 가져올 수 있는 득실을 잘 비교하여 다시 결정하면 될 일이다. 특히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민주주의 정부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특히 위의 두 가지 현안과 관련하여서는 우리의 국내정치에 너무 매몰되어 보기보다는 직접 이해관계 당사자이기도 한 미국과 일본의 외교정책 결정 방식을 함께 살펴보아야 우리의 선택입지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관성의 덫’에 빠져 시대적 변화에 따른 인식의 전환과 적실성 있는 전략을 마련할 수가 없다.

사드 배치와 위안부 소녀상 철거 문제가 한국외교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먼저 미국의 경우를 보자. 새로 등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임 오바마 정부 외교정책을 유지하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느낄 정도로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수년간 미국 주도로 어렵게 추진되어왔고 다수의 국가가 직접 관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거에 배척하고 있다. 심지어는 미중 외교수립의 바탕이 된 “하나의 중국” 원칙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 수정의 범위에는 한계가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하여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가지는 신뢰에 주는 부정적 영향은 측정이 불가능하나 일자리나 무역적자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니 이해할 만도 하다. 이제 대국의 외교정책은 지속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원칙도 무너진 것인가, 아니면 그만큼 국제정세의 변화가 근본적인가 면밀하게 검토해 볼 일이다.

다음에 일본의 경우를 보자. 아베 총리도 이전의 외교정책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정책을 바꾸고 있다. 보통국가를 지향하며 주변국가의 우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무장을 해나가고 있다. 특히 직접 한국과 관련되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문제에 대한 아베의 입장은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르다. 아베는 과거 무라야마 담화나 고이즈미 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힌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들 담화와 역행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다. 소녀상 문제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정서가 이처럼 악화된 데는 박 대통령의 실책에도 원인이 있지만 아베 수상의 이러한 외교적 입장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저항이기도 한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외교적 입지는 물론 국력에 비례하여 클 수밖에 없다. 국제관계에서의 ‘갑을관계’는 더욱 냉혹하다. 자국의 이익만이 유일한 행동기준이 되는 것이 국제관계의 원칙이라는 현실적 관점에서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미국의 트럼프는 초강대국답게 ‘갑’으로서의 지위를 외교관계에서도 마음껏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또한 강대국답게 자국 이익 중심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차기 정부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가? 약소국답게 강대국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눈치보아가며 그들의 요구에 맞추어 반응을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도 이제 냉정하게 우리의 국익이 무엇인가 면밀히 따져보며 스스로 우리의 국익을 정의하고 또한 실현가능한 우리의 선택을 모색할 것인가? 국제사회의 냉엄한 ‘갑을관계’를 극복하고 보완할 수 있는 카드가 우리에게는 없는가? 상대국을 바라보며 대안을 찾기보다는 우리의 상황에 맞는 우리의 카드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이전 정부가 결정한 외교정책이니 차기 정부도 지속해야 한다는 구차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새로운 국제질서가 전개되고 있는 주변정세를 면밀히 고려하여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외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윤대규/ 경남대학교 서울부총장,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윤대규  yoondk@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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