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다롄무역관, "제품 다양화보다는 품질 개선과 이미지 쇄신에 힘써야"

 
 
최근 농심 라면 6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식약청 발표와 함께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식약청이 수거조치를 단행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라면 수출 업계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코트라 다롄무역관이 대 중국 라면 수출 현황 및 향후 대응책 마련에 대한 자료를 발표한 것.

이른바 ‘농심 라면 파동’으로 이야기되는 농심 라면 논란은 10월23일 식약청이 농심을 비롯한 국내 유통 라면 스프 30개 제품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농심 라면 6개 제품에서 1㎏당 2~4.7ppm 벤조피렌(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후 식약청이 라면 스프에 대한 벤조피렌 기준은 없으며, 한국 가쓰오부시(훈제건조어육) 기준(10ppb 이하)보다 낮은 극소량이므로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벤조피렌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식약청은 25일에 6종의 라면에 대한 전국적인 회수와 폐기 조치를 발표했다.

벤조피렌이 검출된 제품은 농심 ‘너구리’, ‘얼큰한 너구리’, ‘생생우동’, ‘너구리 큰 사발면’, ‘너구리컵’, ‘새우탕 큰 사발면’ 등 총 6종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식약청의 공식적인 회수 결정에 따라 해외시장에서도 논란이 되면서 중국과 대만에서도 관련 조사를 실시하는 등 파장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중국시장은 세계라면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전 세계라면 소비량 1위로 43%를 차지해 향후 중국시장에서의 한국산 라면에 대한 사업 전개에 큰 재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할 전망이다.

코트라 다롄무역관에 따르면 올해 5월19일부터 21일까지 톈진에서 열린 ‘제8회 세계 라면 포럼’에서 2011년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은 982억개를 기록했고, 그 중 중국이 424억7000만 개로 세계 소비량의 절반 가까이 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량뿐만 아니라 중국의 라면 생산량은 18년 연속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2010년 라면 생산량 증가율은 23.25%에 달했고, 라면산업은 중국 인스턴트 식품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하루 라면 소비량은 1억개가 넘으며, 이는 1초에 1300명의 중국인이 라면을 끓이기 위해 봉지를 뜯는 것을 의미해 그 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중국 라면시장이 급격한 성장기를 거쳤다면 최근 평균 10~15%의 비교적 완만한 성장률을 보이면서 안정적 성장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중국 라면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수입 역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의 2011년 ‘중국 국가별 라면 수입현황’에 따르면, 1위 수입국은 대만, 2위는 한국, 3위는 홍콩, 4위는 이탈리아가 차지해 한국 라면이 중국 라면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심은 수입제품 이외에도 중국법인의 현지 공장 설립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현지 생산량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중국 라면시장에서 비교적 중·고급 라면에 해당하는 외자기업 라면은 한국의 농심과 일본의 Nissin으로, 최근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중·고가인 외자기업 라면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심의 ‘신라면, ‘김치라면’ 등은 독특한 입맛으로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고급 프리미엄 라면이라는 인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라면에 비해 비교적 ‘맵다’는 인식이 강해 한국 라면은 중국 라면시장에서 ‘매운 맛’을 추구하는 대중들에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재 중국 라면시장에서 ‘중국의 농심’이라고 불리는 캉스푸 라면이 제일 대중적이나, 이는 중저가 라면에 해당하고 최근 불어오는 웰빙 열풍에 따라 프리미엄 라면으로 불리는 한국 라면의 고급화 전략이 특징이다.

하지만 중국 라면시장에서 고급라면이라는 고품질의 이미지로 고급라면시장을 차지하는 한국 라면은 이번 농심 라면 파동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와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코트라 다롄무역관은 “23년 전인 1989년 11월3일 한국에서 검찰에 ‘라면을 공업용 우지로 튀긴다’는 익명의 투서가 접수되면서 불거진 ‘삼양 우지파동’은 당시 회복하기 힘든 큰 손실을 입혔고, 7년 9개월 만에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받은바 있지만 실추된 회사의 명예는 오랜 시간 동안 회복하기 힘들었다”면서 “농심의 이번 파동은 비단 한국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수출이 진행되는 해외 80여 개 시장에서의 대처방안 강구가 필요하며 특히나 세계 라면 소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파동으로 인해 중국시장에서 ‘고품질, 고가격’으로 경쟁력을 가지던 한국 라면의 품질에 대한 불신이 늘어남에 따라 對중 수출의 방향도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중국시장에는 이미 기존 중국 브랜드의 다양한 라면제품이 출시돼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제품 다양화보다는 기존 제품의 품질 개선에 주력해 우수한 고품질로 어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학생, 주부 각 100명을 대상으로 ‘라면 선택 시 가장 고려하는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의 경우 응답자 중 32%가 ‘브랜드’를 답했고, 주부의 66.2%가 브랜드를 응답했다.

현재 중국 라면 생산은 10개 주요 기업에 집중되고 있으며 캉스푸(康師傅)와 통이(統一), 화롱(華龍), 바이샹(白象) 등 기업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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