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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하교인 위해 방송하는 목사[인터뷰] 북방선교방송 대표 성훈경 목사, “한국전쟁 세대들 북한 용서하고 사랑해야”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을 위한 단파 라디오방송이 있다. 방송은 22년간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매일 밤 10시 45분부터 새벽 12시까지 북한 전역에 흘러나가고 있다. 특성상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워 마치 깨진 독에 물붓기와도 같은 사역이다. 이토록 오랜 세월동안 지속해온 이유가 무엇인지 유코리아뉴스가 만나봤다.

북방선교방송(대표 성훈경 목사)은 전세계 14개 송출소와 인공위성을 통해 150개 이상의 언어로 방송하는 미국의 기독교 계열 라디오 방송국인 트랜스 월드 라디오(이하 TWR)의 대한민국 지부이다. 주 청취 대상은 북한 주민이며 서울에서 제작하고 송출은 괌에 있는 미국 TWR 송출소에서 담당한다. 가청지역은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화인민공화국 동북지역, 몽골 동부지역, 러시아 중서부지역, 일본 남부지역이다.

북방선교방송은 1995년 9월 북한의 지하교회 교인들을 위한 지도자 양육과 제자훈련을 목표로 방송을 시작했다.

북방선교방송 성훈경 목사. 그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을 위해 22년 전부터 매일 밤 라디오 전파를 통해 북한에 기독교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범영수

인하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던 북방선교방송 대표 성훈경 목사는 한국대학생선교회(이하 CCC) 수련회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세계선교사역에 동참하겠다는 꿈을 꿨다. 그는 졸업 후 CCC 음악선교부 사운드 엔지니어 협동간사로 있던 중 동기였던 친구를 통해 TWR의 사역을 알게 됐다.

■ TWR과의 만남

“그 친구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방학 때마다 선교지에 자녀들을 교육하는 봉사를 했는데 홍콩에 TWR란 것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내게 알려줬다.”

마침 TWR 홍콩지부에는 CCC 선교사들이 한국어 시험방송을 위해 스텝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렇게 성 목사는 CCC라는 연결고리로 1994년부터 홍콩 TWR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5년, 홍콩 TWR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이 북한선교를 위해 한국에 TWR지부설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같은 해 9월 TWR 한국지부인 북방선교방송을 창립했다.

“원래 TWR 홍콩지부는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마침 대량 탈북사태가 있어났다. 이에 북한에 라디오를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열렸고 북한선교에 대한 관심도 많아져 북한선교 전문 라디오 방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북방선교방송은 1997년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했다. 마침 영국에 있는 선교사 후손들이 아시아 선교를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었고 북방선교방송의 북한 선교에 뜻을 같이해 1년 치 송출비용을 지원했기에 방송 송출이 가능했다.

■ 북방선교방송, 북한 교인들을 찾아가다

위에서 설명했듯 북방선교방송은 ‘양육과 훈련’이라는 키워드로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성 목사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은 세대가 넘어가면서 1세대들처럼 신앙훈련을 받거나 체계적으로 성경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때문에 이들을 양육해 북한 지하교회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방선교방송의 프로그램 특징을 설명했다.

북방선교방송은 성경을 구할 수 없어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을 위해 7년간 성경 내용을 설명하는 방송을 제작했다. 또한 CCC의 사영리와 같은 자료를 통해 신앙의 기본개념을 설명하는 신앙기초제자훈련 등의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재는 성경공부와 동시에 한국의 학부 수준의 신학훈련을 목표로 ‘방송신학’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북방선교방송은 주일예배 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주일예배 방송은 오프라인 교회의 예배 형식을 그대로 차용해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예배를 돕고 있다. 주일예배 방송의 특징으로는 사회자와 기도자는 고정돼 있지만 설교자가 매번 바뀐다. 그래서 북방선교방송은 설교자에게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을 위한 설교문을 따로 작성할 것과 반드시 북방선교방송 사무실에 와서 녹음할 것 등을 요청하고 있다.

성 목사는 “음질의 문제도 있지만 말하는 속도도 그렇고 자기도 모르게 외래어를 쓴다던지 할 수가 있다”며 이 부분을 수정할 수 있도록 반드시 현장에 와서 녹음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일예배 방송은 1년에 두 차례 성찬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헌금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헌금은 주변 이웃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데 써 달라고 안내한다.

성 목사는 “교회 공동체로 예배드리는 것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주일예배 방송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을 아무리 많이 내보내도 대상인 북한 교인들이 듣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북방선교방송을 어떻게 북한 교인들에게 방송을 전달하고 있을까? 성 목사는 “인편을 통해 북한에 라디오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대로 송수신이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국 접경지역에서 방송 모니터링 등을 하며 방송 품질에도 신경 쓰고 있다.

성 목사는 지금까지 4만 여대의 라디오를 보급했으며 현재 그중 50% 정도가 작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 대한 피드백은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성 목사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이 자신의 필적을 남기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한 감시를 받고 살아온 이유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는 점도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대신 ‘신앙의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를 기억해주고 방송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정도의 편지도 오고 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다양한 답변이 나오고 있다.

성 목사는 북향민 중에 북한에서 북방선교방송을 들었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은 나의 기도제목”이라고 말했다. 성 목사는 북한에 있는 지하교회 교인들은 아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북한에서 탈북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북향민 중에서 방송을 들었다는 이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두 차례 정도 방송을 들었다는 북향민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접촉하려 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성 목사는 “일부러 찾지는 않겠지만 하나님이 기회를 주신다면 꼭 한번은 확인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22년간 사역 지속 이유

북방선교방송은 여타 북한선교와 마찬가지로 외로운 싸움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방송을 듣고 있는 청취자들의 피드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과물이라고 내놓을 만한 것이 없어 교회들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 목사는 지금까지 두 차례 사역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이 이 사역을 원하신다는 응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북방선교방송 10주년 때 당시 이사장님이 ‘선교단체가 10년을 지속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니 어렵더라도 계속 나아가라’고 격려해 주셨다. 20주년 때는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사역을 지속하게 하신 이유를 하나님께 물었다. 그 응답으로 하나님이 ‘그것은 내가 북한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을 전할 방법이 이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북한 당국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에 문이 차츰 열리고 있다고 성 목사는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복음을 듣기 전에 이들의 마음 문을 열고 기독교에 대해 닫힌 마음과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열리도록 해야한다. 이에 구체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로 구원을 얻는다’는 복음의 핵심을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통일의 열쇠는 북한선교

성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북한선교는 사명”이라며 이 사역을 계속해오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분단 이후 한국교회는 끊임없이 민족의 통일과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다. 그러던 중 90년대 중반 대량 탈북사태가 일어나면서 한국교회의 북한선교는 더욱 활발해졌다. 남과 북의 오랜 분단으로 서로 너무 다른 특성에 상처를 입고 주춤하기도 했지만, 한국교회는 절치부심으로 북한선교를 위한 길을 모색해 왔다.

성 목사는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첫 걸음을 용서와 화해라고 제시했다. 또한 한국전쟁을 겪은 노년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방선교방송 이사로 계시는 목사님의 교회에서 사역보고를 한 적이 있다. 끝나고 교제의 시간을 갖는데 한 장로님이 ‘목사님 아무래도 하나님은 우리가 다 죽어야 통일을 주실 것 같아요’라고 말하셨다.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가슴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을 겪으신 분들은 자신의 가족들을 죽인 북한을 용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그분들에게 용서와 화해를 계속 이야기드릴 수는 있지만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 목사는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들의 이런 마음을 이해하며 그들의 아픔이 치유되도록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들의 북한선교에 대한 노력을 이어받아 매주 북한 복음화를 위한 기도를 교회에서 필수적으로 드릴 것을 권했다.

그는 “나는 통일의 열쇠는 북한선교라고 본다. 교회의 대표 기도자들이 통일을 위한 기도를 한마디라도 넣는다면 북한 복음화에 대한 교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목사는 현 탄핵정국에 대해 “하나님이 대통령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갱신하시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한국 사회의 전체가 개혁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데 탄핵정국을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고 더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한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한국 사회가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용서와 화해, 치유를 통해 새롭게 되는 전환점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성 목사는 용서라는 부분을 북한선교 관점에서도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남북의 화해를 위해서는 한국전쟁과 반공교육을 받은 세대들의 용서와 사랑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남북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범영수 기자  bumyung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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