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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인민 사랑'이 쇼로 보이는 이유외딴 곳에서 잡풀 뽑을 게 아니라 비료생산현장이나 농촌현장 둘러봐야

최근 북한의 언론매체들에 김정은의 ‘인민사랑’에 대한 기사와 사법기관 일군들의 인민을 위한 좋은 일 하기 사례가 자주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월 10일자 <노동신문>은 "만경대유희장을 방문한 김정은이 인민들에 대한 복무정신이 투철하지 못한 일꾼(간부)들의 사상관점과 태도를 비판하면서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정신을 가지고 새로운 각오로 일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정은의 비판이 “일꾼들 속에 남아있는 낡은 사상관점과 태도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일꾼들이 인민의 복무자로서의 숭고한 사명과 본분을 훌륭히 수행해나가도록 하는 데서 전환적 계기가 되었다”며 인민을 위한 일꾼이 될 것을 주문했다.

또한 김정은의 "인민을 하늘처럼 여기는 관점, 인민의 리익에 대한 최대의 중시, 인민을 위한 헌신적인 복무정신을 따라배워 인민들 속에 깊이 들어가는 것을 생활화, 습성화하며 일꾼들 속에서 특전과 특혜를 바라는 현상을 금지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5월 12일자 <노동신문> 사설 ‘일꾼들은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정신을 깊이 간직하자!’에서 “인민을 위한 일을 한다고 하면서 인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그 어떤 경우에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 김정은의 ‘인민사랑’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최근도 북한의 언론매체들에서는 사법기관 일꾼들의 인민에 대한 헌신성 사례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북한의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은 5월 5일자에서 “최근 법기관 일꾼들 속에서 인민을 위한 좋은 일을 찾아하는 소행이 높이 발휘되고 있다”며 "강원도 인민보안국에서 도안의 인민들이 TV 방송을 시청하는 데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할데 대한 문제를 가지고 일꾼들의 협의회를 소집, 지난 2월 14일 자신들이 성의껏 마련한 많은 물자들을 도체신관리국에 넘겨주었다"고 전했다.

또한 원산시 인민보안서 일꾼들과 세포군인민보안서, 강원도안의 많은 인민보안일꾼들이 가정들에서 성의껏 준비한 음식들을 가지고 도체신관리국 산하단위에 찾아가 그곳 종업원들을 고무, 격려해 주었다고 한다.

아울러 황해남도검찰소 검사 김광수 동무를 비롯한 검사들이 해주시상하수도난방사업소에서 자재가 부족하여 수도공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적극 노력하여 문제를 해결, 인민보안부의 많은 일꾼들 속에서 교육사업에 필요한 설비들과 자재들을 성의껏 마련하여 소학교와 중학교들에 보내주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자강도 인민보안국 일꾼들과 아래 단위 인민보안원들이 동신군 동창리, 생리의 학생들이 새로 생겨난 호수 때문에 수십리길을 에돌아 학교에 다니는 사실을 알고 통학 배를 만들어 보내주었고 주민들은 “훌륭한 인민보안원들을 키우신 위대한 장군님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감사의 큰절을 올렸다”(2012/05/13 민주조선)고 전하고 있다. 강원도검찰소 리원국 동무와 그의 가정에서 인민군대원호사업을 진행하는 소식이 민주조선 5월 8일자에 실리기도 했다.

<민주조선>은 "법기관 일꾼들 속에서 발휘된 이러한 소행은 인민을 위해서라면 돌 위에서도 꽃을 피워야 한다고 하신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빛나게 실현해 그들 모두의 불타는 충정과 인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숭고한 발현"(2012/05/05 민주조선)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인민사랑’을 특별히 강조하고 북한의 사법기관 간부들이 인민을 위한 쇼를 펼치는 이유는 ‘일심단결’ 에 있다. 정치에서 민심을 떠난 일심단결이란 있을 수 없고 수령, 당, 대중의 일심단결을 정책의 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 북한의 논리이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으로 당과 국가의 최고직책이 공석인 조건에서도 정치적 안정을 확고히 보장하고 모든 사업을 사소한 편향도 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도 당이 강하고 군대와 인민이 일심 단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 4월 15일 열병식 연설에서 “불패의 일심단결과 군력에 새세기산업혁명을 더하면 ‘강성국가’”라는 사회주의건설의 총노선을 제시하면서 일심단결을 맨앞에 놓았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북한이 민심을 잡고, 일심단결을 강화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은 본질에 있어서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는 데 있다. 수령, 당, 대중의 일심단결에서 핵심은 혁명의 뇌수인 수령이며 전 당과 온 사회에 수령의 영도가 확고히 보장돼야 혁명과 건설을 승리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심단결을 강화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과 인민대중을 수령의 유일적 영도 밑에 하나같이 움직이는 규율과 질서를 확고히 세우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곧 북한 내부에 아직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가 확고하게 확립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지난 4월 20일자 <노동신문>에 노동당 중앙위 최태복 비서의 글이 실렸는데 그는“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함에 있어서 당 조직들이 혁명과 건설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혁명의 리익의 견지에서, 당과 국가,인민 앞에 책임지는 립장에서 분석 판단하고 당중앙에 보고하며 결론에 따라 처리해 가겠다”고 밝혀 당중앙인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가 아직 확고하게 확립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다른 말로 해석하면 북한의 하부조직들이 김정은에 보고하고 결론에 따라 처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는 김정은의 김일성 흉내내기가 계속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김정은은 외모, 패션, 제스처, 사진촬영은 물론이고 현지시찰이나 공연관람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그의 대중적 기반이 약하고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이 미약하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의 ‘인민사랑’ 제스처는 전혀 새로운 정치 스타일이 아니라 할아버지 김일성의 모방에 불과한 것이다. 유희장에서 밀짚모자를 쓴 모습, 양복의 앞 단추를 풀어 헤치고 있는 모습,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배를 내미는 행동, 잡풀을 뽑는 모습 등 외모와 행동, 정치스타일까지 철저하게 할아버지 김일성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만경대유희장 현지시찰시 잘못된 점을 발견하고 간부들을 질책한 것도 인민을 위해 열심히 헌신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간부들에게 경종을 울려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를 넘은 대남 강경비난 역시 김정은의 최고지도자로서의 권위를 세우고 전체 주민을 하나로 결속시키려는 데 있다.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는 표현은 김정은의 부족한 정치적 카리스마를 채우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의 이 같은 '인민사랑'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우선 간부들에 대한 지나친 헌신강요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간부들에 대한 특혜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언제든 지도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심어주어 핵심지지층의 충성심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과 경제문제 실패 책임을 지고 숙청당한 서관히, 박남기, 홍석형의 사례을 잘 알고 있는 간부들이 인민에 대한 무한한 헌신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해결 가망이 없는 경제문제와 식량문제를 책임진 간부들이 언제 제2의 서관히, 박남기, 홍석형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경제문제를 내각에 일임하고 자신은 책임에서 한발 물러난 것도 장기적인 경제난을 해결할 방법의 부재를 드러낸 것으로 애꿏은 간부들만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장기적인 경제난의 지속은 민심을 잡고 일심단결 강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통제력의 약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사회통제력의 약화는 밑으로부터의 저항을 억제하는 데 문제를 야기한다. 최근 남한의 언론보도(동아일보 2012. 4. 2./ 자유아시아방송 2012. 5. 3일\.)에 북한 사법기관 간부들에 대한 피살설이 언급되고 북한의 언론매체들(민주조선 5. 5.)이 사법기관 간부들의 인민에 대한 헌신성을 집중부각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반주민들의 박탈감과 분노가 점차 현재화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희망의 해이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원년으로 제시했던 해인 2012년, 북한의 식량난과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북한 최대의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 아사자가 발생(좋은벗들 2012.4.18)하고, 지방의 간부들에게 공급되는 식량도 줄었다(자유아시아방송 5. 3.)고 한다. 3차 장거리미사일 발사강행으로 김정은 정권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도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대처방법은 김일성의 흉내를 내고 김정일 식의 선군정치를 따라하는 것에 그쳐 정치지도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유희장에서 잡풀을 뽑으며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의 근본문제인 먹는 문제해결을 위한 모내기 전투장이나 비료생산현장에 나가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정상이다. 유감스럽게도 올 5월까지 진행된 김정은의 공개활동 77회가운데 군부대 시찰은 22회인 반면 경제부문 시찰은 7회에 그쳐 경제문제보다 권력기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민생활향상과 경제강국건설에서 결정적전환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우선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인민들에 대한 식량공급을 정상화해야 한다면서도 비료생산현장이나 농촌현장은 외면한 채 외딴 곳에서 잡풀이나 뽑고 있으니 김정은이 보여주는‘인민사랑’이 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통일비전연구회>

통일비전연구회  lstar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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