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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준비위원회 출범도 최순실 씨가?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발족과 운영에도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개입한 게 아닐까?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을 비롯한 각종 연설문, 개성공단 폐쇄 등 국가 안보·통일과 관련된 중요 문제를 미리 접하고 수정하거나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씨인 만큼 충분히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 발족에 대해 처음 언급한 것은 2014년 2월 25일 경제혁신 3개년계획 담화문에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내년이면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이 됩니다. 너무 오랜 시간 우리는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 왔습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보셨듯이 분단의 비극이 사랑하는 가족과의 천륜을 끊고, 만난 후에 또 다시 헤어져야 하는 뼈저린 아픔과 고통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도 오래전부터 하나씩 준비해 나가서 성공적인 통일시대를 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반드시 한반도의 통일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곳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간의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입니다.

외교‧안보, 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국민적 통일 논의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남북간, 세대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부문 개혁, 창조경제혁신센터 확산, 청년희망키움통장 개설 등 경제개혁 방향에 대해 세세하게 언급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 끝부분에 등장한 ‘통일준비위원회’는 누가 봐도 생뚱맞은 내용이라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국민일보>는 28일자 세종시 발 기사에서 “2014년 2월 당시 기획재정부(기재부)는 계획안을 언론보도 참고용으로 사전 배포했는데, 막상 6일 뒤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서는 내용이 뒤바뀌어 있었다”면서 “특히 경제혁신과는 무관해 보이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하겠다’는 부분이 뜬금없이 들어가 당시에도 의구심을 자아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은 “기재부는 15대 핵심과제를 선정했지만, 대통령 담화문에선 9개로 줄었다. 여기에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통일과 관련한 부분이 더해졌다”며 “기재부는 남북 경협사업 등 경제적 측면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내용을 계획에 포함시켰는데, 담화문에는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통일준비위를 설립해 통일의 청사진을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당시 기재부와 청와대가 조율을 마친 정책을 다시 청와대가 기재부 모르게 고쳐서 발표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 때문에 기재부 자료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오보를 양산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통준위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특혜 입학 문제로 학교 구성원들과 갈등 끝에 사퇴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도 교육자문단 멤버로 참여해왔다.

2014년 8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제1차 회의 모습 ⓒ청와대

통준위는 최근 활동 부실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창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통일준비위원회 운영세칙에 규정된 각 분야 자문단 회의의 연 1회 이상 개최 원칙이 언론자문단, 시민자문단만 지켜졌고, 국회와협의체, 통일교육자문단의 경우 2016년 8월 현재까지 개최 실적이 ‘0’라고 지적했다. 또한 각 분과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 회의체의 경우도 올해 들어 활동이 저조하거나 전혀 개최되지 않고 있다는 것.

강창일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대남 도발을 이유로 통준위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2014년 2월 25일 박 대통령이 통준위 출범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대남도발을 해왔고 통준위가 공식 출범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대남도발을 해왔다”고 반박하고 “지속가능한 통일준비를 위해 출범한 통준위가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대남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었기 때문에 통준위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경향을 보인다면 통준위의 활동 및 존재가 사실상 필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준위는 또 경쟁입찰을 통해 발주하게 돼 있는 정책연구용역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국가계약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통준위가 출범한 2014년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20건 총 4억원에 달하는 정책연구용역사업을 모두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이다.

통준위는 2014년 7월 출범 때부터 통일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와의 업무 중첩, 옥상옥 우려에다가 지난해 3월 정종욱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준비”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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