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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은 박근혜 정부의 앵무새인가?북한 5차 핵실험 관련 정부 성명 거의 그대로 한기총 성명으로 발표
   
▲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홈페이지에 올린 한기총(한기총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목사)가 9일 16시 경 한기총 홈페이지에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문제는 한기총의 성명이 같은 날 청와대가 발표한 성명과 많은 부분 토씨하나 다르지 않다는 점. 성명 말미에 정부에 사드 배치를 촉구하는 문구를 첨가한 것 등 일부 문장을 제외하고는 정부 성명과 거의 동일하다.

우선 한기총 성명은 "북한은 2016년 9월 9일 함경북도 풍계리 지역에서 5차 핵실험을 실시하였다"로 시작한다. 정부 성명도 "북한은 2016년 9월 9일 함경북도 풍계리 지역에서 5차 핵실험을 실시하였다"로 똑같다.

이어서 한기총은 "국제사회가 이번 G20,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분명한 경고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올해 들어서만 벌써 2번째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로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진 정부 성명도 "국제사회가 이번 G20,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분명한 경고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올해 들어서만 벌써 2번째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로서"까지는 한기총 성명과 똑같다.

한기총은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인권과 민생 상황은 전혀 도외시한 채 오로지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만 몰두하면서 위험천만한 도발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고 했고, 정부 성명도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과 민생상황은 전혀 도외시 한 채 오로지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만 몰두하면서 위험천만한 도발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로 똑같다.

한기총 성명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북한이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정부가 사드 배치와 같은 국가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을 요청하며,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강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기대한다"로 끝난다.

정부 성명은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즉각,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하게 촉구하며, 국제사회와의 공조하에 유엔안보리 및 양자 차원에서 더욱 강력한 제재조치를 강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되어 있다.

'사드 배치 즉각 시행' 문장만 빼고는 똑같거나 비슷하다. 한기총 성명은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 이름으로 나갔고, 홈페이지에는 '홍보부' 이름으로 올라 있다.

   
▲ 북한의 5차 핵실험 관련 9일자 정부 성명(검정색)과 한기총 성명(붉은색) 비교. ⓒ유코리아뉴스

한국 기독교의 대표기관을 자처하는 한기총이 박근혜 정부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대변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인 시절에는 한기총이 박 후보에 대해 노골적으로 구애와 지지를 펼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후 한기총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사드 배치, 북한인권법, 청년 일자리 대책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지지하다는 성명을 발표해 왔다.

특정 사안에 대해 종교단체와 정부가 같은 입장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가입 단체들의 입장을 모아 신중히 발표해야 할 한기총 성명을 정부가 발표한 성명을 문장 그대로 반복하거나 주어만 바꿔 발표한 것은 해도해도 너무한 것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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