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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백성들에게 속히 자유를 허(許)하라애굽의 바로왕에 내려진 10재앙을 생각하며

참 불만이다. 짜증이 난다. 왜 그토록 오랜 시간이 필요하냐고 묻고 싶다. 출애굽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의 긴장과 갈등이 있었다. 피재앙, 개구리 재앙, 이 재앙, 파리 재앙, 악질 재앙, 독종 재앙, 우박 재앙, 메뚜기 재앙, 흑암 재앙, 장자죽음 재앙, 10가지 재앙을 다 경험하고서야 출애굽은 시작되었다. 너무 길고도 지루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백성들의 조급함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이 과정을 통해 가르치시고자 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인에게 통일은 멀어 보인다. 탈북자 인권의 문제도 너무나 멀어 보인다. 탈북 지체들의 한국 적응도 그리 호락호락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지치고 싫증을 내고 원망의 소리들이 터져나온다.

한국인의 나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남비근성이 있다고 한다. 남비는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식어 버린다. 오래 참지 못한다. 잠시 잠깐이 지나면 잊어버린다. 인터넷 세상의 악플러들이나 안티들이나 마녀사냥식 몰이가 가능한 것도 다 남비근성의 부작용 때문이리라. 남비근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들은 계속 기생할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사실 남비근성으로 통일에 대해, 모든 문제들에 대해 쉽게 생각하면 무엇을 이룰 수 있겠는가. 가치있는 것일수록 대가가 크다. 비싼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위대한 일이 이루어지는 법은 없다. 오히려 부작용만 생길 뿐이다. 남비처럼 쉽게 달아오르지만 그만큼 쉽게 식는 남비근성을 고치지 않으면 통일은 말 장난에 불과할 것이다.

한국인에겐 또 하나의 근성이 있다. 남비 근성과는 상반되어 보이기도 하는 뚝배기 기질이다. 뚝배기는 쉽게 달아오르지 않는다. 천천히 달아오른다. 그런데 한번 달아오르면 쉽게 식지 않는다. 뚝배기와 같은 한국인의 기질이 "정"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이란 생각이 든다. 정이 들고나면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정이 들면 양보하고 지원하고 너그러워진다. 북한을 품고 가려면 미워도 다시 한번 품어주는 그놈의 정이 필요하다. 지원한 돈이 미사일이나 핵 개발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분별력 있는 지원을 통해 3대 독재자는 미워도 북한 주민들은  먹여 살려야 한다.

지금 우리는 우리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남비근성을 버리고 뚝배기 기질을 키워갈 필요가 있다. 탈북자 송환 반대운동이나 통일 운동이 우리에게 요청하는 것은 순식간에 주어지는 결과물이 아닌 기나긴 과정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왜 “피, 개, 이, 파, 악, 독, 우, 메, 흑, 장” 이라는 10가지 재앙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으로 이끌어 가셨을까? 하나님은 전지 전능하신 분이 아닌가? 전능자 하나님의 능력은 한번에 모든 것을 끝내는 카운터 펀치를 바로에게 날리실 수 있는 분이 아니던가? 그런데 왜 10가지나 되는 재앙을 차례 차례로 내리셨는가? 문득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나는 그 대답을 “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7:16, 출8:1,20, 출9:1,13)는 말씀에서 발견한다. 반복되는 오래참으심으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각인시키시는 것이다. 10재앙이 계속되는 모든 과정을 통해서 계속해서 하나님을 나타내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목적은 분명하다. 출애굽이다. 그런데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무시하지 않으시고 인격적으로 다루어 가신다. 여기에 하나님의 설복이 나타난다.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시지 않으나 너무 늦추지도 않으신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백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

사실 이스라엘은 430년의 세월 동안 하나님의 약속을 잊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억하고 계셨다. 인간은 하나님의 약속을 잊었음으로 절망하고 통곡하고 원망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 모세를 준비하고 때가 차매 모세를 바로에게 보내어 약속의 성취를 향해 일하신다.

우리는 10재앙을 지켜보면서 악한 왕에게도 길이 참으시는 하나님을 만난다. 세상의 왕 바로에 대해 길이 참으시는 모습을 본다. 그것이 하나님의 성품이시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하여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은 이방인을 대하여서도 오래 참으시고 기다리심으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나타내신다.

하나님은 북한의 세습 정권을 보고 계신다. 그 백성들의 부르짖음과 통곡하는 소리를 들으셨으므로 하나님은 사람을 준비하고 계셨다. 나는 탈북 형제자매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탈북 형제 자매들이 통일로 가는 길을 닦아야 한다. 뚝배기처럼 묵묵히 통일로를 닦는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나는 아무런 힘도 지혜도 능력도 없다고 말하는 대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의지하여 순종하기만 하면 된다. 

한반도의 시계를 본다. 하나님께서 이미 10재앙을 진행하고 계신다. 기근이 지나간다. 독재자의 죽음도 지나간다. 화폐개혁의 실패가 지나간다. 세습의 어두움도 지나간다. 핵실험도 지나간다. 광명성 발사도 지나간다. 10재앙은 점점 현대판 세습 왕조의 목을 죄일 것이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사실 스스로 죽음을 더욱 재촉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심판이 아닌 은혜이다. 독재자 바로가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거절할수록 고통의 농도는 짙어져 갈 것이다. 속히 백성에게 자유를 허하라. 그들이 예배하는 그날이 오기까지 하나님의 열심은 결코 식지 않으실 것이다.

우리 민족은 지금 어느 단계를 지나고 있는 중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에 자유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바람은 사람이 막을 수 없는 바람이다. 그 바람은 사상이 막을 수 없는 바람이다. 그 바람은 핵과 화학무기와 미사일이 결코 막을 수 없는 위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다. 바로 그 급하고 강한 바람은 북한을 변화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가뭄의 때에 고랑을 파야 한다. 가뭄의 때에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소낙비가 내려도 그 물을 흘려보내어 살리는 통로인 고랑이 없으면 그냥 흘러가고 만다. 그러나 가뭄의 때에 고랑을 파게 되면 소낙비는 그 고랑을 타고 흘러가서 죽어가는 농작물을 살리는 것이다. 지혜로운 농부는 가뭄의 때에 오래 참음으로 고랑을 판다. 오늘은 남비근성을 버리고 뚝배기 근성으로 고랑을 파야 할 때임을 기억하자.

그렇다. 통일의 고랑은 가뭄의 때에 파는 것이다. 고랑은 풍년의 때가 아닌 길고 지리한 가뭄의 때에 깊이 파면서 고랑을 만들고 물꼬를 만들어 두어야 은혜의 비가 내릴 때 죽어가던 모든 것이 살아나는 환희를 맛보리라. 남비 기질처럼 쉽게 낙심치 말자. 뚝배기 기질처럼 통일이라는 고랑을 계속 파내려 가자. 가뭄의 때에 고랑을 파는 사람들에 의해 민족의 역사는 다시 살아날 것이리라.

<무학교회 청년대학부 담당 목사, 학원복음화협의회 협동총무>

이상갑 목사  sg9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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