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문화, 패션까지 ‘타임 슬립’ 마케팅, 슈즈업계도 예외 없어

경제 불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수록 대중은 새로운 아이템을 구매하기보다 ‘옛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생활용품도 그렇고, 패션도 마찬가지다. 시도해 보지 않았던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닥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각종 업계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 크게 명성을 떨쳤던 제품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는 ‘타임 슬립’ 마케팅이 열풍처럼 불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는 2~3년 전부터 ‘레트로’를 트렌드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타임 슬립’ 마케팅의 시초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그 중에서도 ‘신발’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발은 레트로 열풍에서 열외로 분류되던 패션 아이템 중 하나였다. 지속적인 레트로 빈티지 열풍에도 세련된 킬힐 혹은 초경량 고기능성의 러닝화 등이 슈즈업계를 휩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FW 시즌에는 푸마, 컨버스, 아디다스 등 유명 브랜드사의 클래시컬한 신발들이 새롭게 재탄생하며 슈즈 트렌드 판도의 변화를 예견하고 있다.

농구코트의 레전드와 함께 시작된 스니커즈의 역사를 되살리다!

 
 
컨버스에서는 70년대 스타일 농구화를 2012년 판으로 되살려 출시했다. 1976년 기능성 농구화로 탄생돼 오랜 역사를 지닌 헤리티지 베스킷볼 슈즈의 프로레더(PRO LEATHER)가 바로 그것이다.

70년대 청소년들에게 꿈을 실어준 NBA를 지배했던 최고의 스타 줄리어스어빙(Jukius Erving)의 시그니처 농구화로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에는 컨버스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및 한정판 출시 등을 통해 프로레더 마니아층을 구성하고 있다.

이번 2012년 FW 시즌에 발매된 컨버스 프로레더는 지난 복각 시리즈와 달리 레트로 빈티지 트렌드와 계절감을 살려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흰색의 두툼한 아웃솔 위에 레드, 옐로우 등 비비드 컬러부터 그레이, 블랙의 베이직한 컬러를 조합한 복고풍 디자인으로 정통 아메리칸 캐주얼의 느낌을 완벽하게 현대화하여 완성했다.

1960년대 육상선수 신발에서 힙합, 락 등 뮤지션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푸마에서는 얼마 전 1960년대부터 쭉 사랑 받아 온 스웨이드스니커즈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푸마 아카이브 컬렉션’을 선보였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 흑인 육상선수였던 토미스미스(Tommy Smith)가 착용한 이후 유명해진 푸마 스웨이드는 뉴욕의 힙합 크루들과 DJ, 뮤지션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대표적인 스트리트 컬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왔다.

아카이브 컬렉션 중 푸마의 헤리티지가 돋보이는 제품은 바로 ‘스웨이드 클래식 에코(Suede Classic Eco)’다. 스웨이드 소재와 넓고 납작한 슈레이스 등 과거 획기적인 디자인을 잘 유지했으며 고급스러운 소재와 감각적인 컬러 배색, 스타일리시한 실루엣으로 푸마의 전통성은 살리고 세련미는 더했다. 푸마는 ‘아카이브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지난 14일 ABC마트 강남본점에서 푸마 아카이브 라인만의 스트리트 문화와 젊음을 부각시킨 거리문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축구화에서 힙합, 락스타의 애장품으로 등극!

 
 
1968년부터 헤리티지를 유지한  역사 깊은 아디다스의 가젤 오리지날(GAZELLE OG)도 2012년 새롭게 출시됐다. 이 제품은 실내 트레이닝화 및 축구화로 시작되었으나 대중적 인기로 스트릿 스니커즈로 정착되었다. 그 후 80년대에는 힙합퍼들이 애용했으며, 영국의 유명 록밴드 오아시스(Oasis)의 노엘 갤러거 등 많은 유명인사들이 가젤의 마니아로 알려졌다. 과거 제품에서는 어느 정도 무게가 있었으나 현재는 비교적 가볍게 진화했으며 스웨이드 소재도 풍성하고 거친 느낌에서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의 소재로 변화되었다.

군화는 옛말, 워커부츠라고 불러주세요~!
‘군화’에서 시작된 워커부츠는 시대를 거듭하면서 점차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정착했다. 처음에는 펑크나 록 패션의 아이템으로 군화의 이미지가 그대로 살아있는 워커가 유행했으나 점차 장식이 더해지면서 대중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 힙합가수들이 즐겨 신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에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최근 재조명받고 있는 워커부츠는 남녀 구분 없는 멀티아이템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기존의 무게감 있고 두터운 아웃솔과 갑피에서 탈피한 가볍고 날렵한 모양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힙합, 록스타일 뿐 아니라 데일리룩과 정장에도 잘 어울려 모던한 아이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는 호킨스의 스폰사(SPONSA)와 콘소시아(CONSOCIA)가 대표적이다.

ABC마트 마케팅팀 장문영 부장은 “패션업계가 올 FW 시즌, ‘타임슬립’ 마케팅 열풍에 힘입어 스웨이드소재의 레트로 빈티지 스타일의 제품들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며 “타임슬립 마케팅의 시초가 된 레트로 열풍과 경제 불황이 겹치면서 앞으로도 클래식한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모던함을 살린 신발들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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