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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분단의 아픔을 공감하는 데서부터통빠의 '찾아가는 통일교육 스케치'(2)

통일오빠의 통일교육 두 번째 스케치입니다.

통빠는 학교통일교육을 할 때, 지키려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을 말하기 전에 분단을 먼저 설명하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어떻게 분단이 되었고, 분단이 왜 안 좋은지, 분단이 얼마나 아픈 것인지를 강조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분단의 아픔과 슬픔을 제대로 느껴야 그것을 치유하고 극복하려는 마음과 의지가 생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올해 어느 봄날 경상도의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강사 소개를 간단히 한 후에, 아이들에게 주의 환기를 시킬 겸 질문을 던졌습니다. “분단이 무엇이지? 분단이 뭔지 아니?”

그랬더니 한 아이가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며 손을 번쩍 듭니다. 이렇게 쉽게 답할 만한 질문이 아닌데, 의아하게 생각하며 아이를 지목해서 발언권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당차게 말합니다. “저는 2분단이에요! ^,^” 아이는 자기 책상이 위치한 분단이 몇 분단인지 답변한 것입니다. 너무도 쉽고 당연하게. 그 순간 절반의 아이들은 야유를 보냈고, 절반의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그렇지’라고 생각했습니다.

   
▲ 초등학생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는 필자.

이런 발상과 말, 반응들이 너무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지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리 유쾌한 일만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분단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배워서 알게 되더라도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분단이라는 현실이 불편하지 않고, 나와 상관 없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또는 내가 평소에 앉고 있는 자리가 처음부터 2분단이었던 것처럼, 처음부터 주어진 것으로만 여기고 있기도 합니다.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부터 분단되어 있었고 분단된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 같으니, 하릴없이 순응하고 익숙해진 것이죠.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결코 원하지 않았는데, 반으로 갈라졌지요. 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두 국가, 또는 당시 서로 체제 경쟁을 심하게 하던 두 이념에 의해서. 우리는 원래부터 분단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처음에는 한 나라였습니다. 분단으로 인해서 우리가 겪는 불편함, 불의함, 부당함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우리는 강제로 나눠져서 갈라졌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로 계속 적대하고 갈등하고 있습니다.

   
▲ 분단의 아픔을 이 호랑이에 빗대어 설명하다.

저는 이런 사실을 애써서 강조하려 합니다. 때론 흥분해서 목소리가 높아질 때도 있지만, 최대한 담담하게 설명하려 합니다. 강사가 핏대를 세우고 목에 힘주어 이야기해도, 아이들의 가슴에 가닿지 않으면 교육 효과가 적습니다. 그래서 감성적인 접근을 하곤 합니다. 사진이나 영상이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데, 이런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면 저학년일수록 반응이 바로 나오곤 합니다.

“이 호랑이는 60년 넘게 허리에 철로 된 가시가 박혀서 아파하고 있어요. 동물의 왕인 호랑이는 마음껏 뛰어다니고 싶은데, 눌려 있어서 너무나 답답해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건강하려면 온 몸에 피가 잘 흘러야 하는데, 이 호랑이는 허리가 꽉 막혀 있어서 위아래로 피가 잘 흐르지 못해요. 제대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숨을 크게 쉬지도 못하죠.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숨을 크게 쉬려고 하면 너무 아파서 힘들어요.”

한반도 역사의 질곡을 이 호랑이에 빗대어 설명하면, 어떤 아이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또 다른 이들은 눈물을 글썽입니다. 감수성이 매우 뛰어난 아이들은 울어 버리기도 합니다. 분단의 아픔과 슬픔을 동물에 투영해서 공감하는 능력에서 저는 희망을 봅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분단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며 해결해야 할 문제, 우리의 과제로 여기는 것이 통일교육의 첫 출발이 아닐까요. 분단에 대한 아픔, 그 두 번째 이야기는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통일오빠  hooni03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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