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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협정, 무엇이 문제인가?최은상이 묻고 정세현이 답하다

남북 관계가 대결과 긴장의 세월을 이어오고 있는 동안 미국과 북한,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어느새 ‘평화협정’ 논의가 조금씩 들려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이라면 북한과의 대화는 없다고 밝혔다. 우리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가지 않는다면 결국 평화협정 논의에서도 배제되고, 이렇게 될 경우 남한이 빠진 평화협정 논의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많다. 이런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을 만나 최근 평화협정 논의 내용과 배경, 그리고 우리의 스탠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 전 정관과는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의 평화협력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 및 정리는 최은상 희망정치시민연합 사무총장이 담당했다. 다음은 정 전 장관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지난 6월7일에는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 북·미 평화협정>과 <북핵 문제 해결>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최근 평화협정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는데, 평화협정의 당사자 문제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전협정 서명당사국은 <미국, 중국, 북한>이지만, 평화협정 당사자는 어떻게 되는지요?

=<북미평화협정>은 미국과 단독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싶어 하는 북한이 주장해온 명칭이지만, 평화협정은 <한반도 평화협정>이어야 합니다. <북미평화협정>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이 배제가 됩니다. 여기에는 한국과 중국이 반대할 것이 분명합니다.

1953년 7월27일 정정협정의 서명당사자는 미국, 중국, 북한입니다. 한국이 서명 당사자에서 빠진 이유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협정에 반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한국은 작전지휘권이 없었기 때문에 군사령관끼리 하는 정전협정에 적격 당사자로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정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에는 한국이 서명 당사자로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북한과 미국간에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그후에 <한국, 미국, 중국, 북한>이 서명하는 <한반도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번잡하고 중복적입니다. 평화협정은 한반도 평화협정이어야 하고 서명당사국은 <한국, 미국, 북한, 중국> 4개국이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당사국 문제는 2007년에 한국, 미국, 중국, 북한간에 이미 합의가 끝난 문제이고 2007년 10.04 선언에서 북한은 한국의 평화협정 당사자 자격을 완전히 인정했었습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유코리아뉴스

-한국의 일부 보수층은 한국이 평화협정 당사자 자격문제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평화협정 논의를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합니다.

=평화협정 당사자 문제는 2007년에 이미 합의가 끝난 문제이지만, 최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하는 북미평화협정체결을 주장하고 있어서 한국이 평화협정 당사자 문제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무지의 소치입니다. 한국은 명백하게 평화협정의 적격 당사자이고 미국 중국에서도 한국을 배제하자는 주장은 없습니다. 다만 한국이 평화협정에 소극적인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한국의 일부 보수층은 평화협정이 논의되는 것 자체를 불안하게 생각합니다. 평화협정은 미군 철수로 이어지고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곧바로 북한군이 쳐들어와 공산화될 거라는 두려움이 강고합니다. 근거가 되는 역사적 전례는 한국전쟁과 월남 패망입니다. 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철수는 어떤 관계입니까?

=북한이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바와 북한의 진짜 의도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은 내심으로 주한미군이 자신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는 판단을 해왔습니다. 북한은 김신조 사태와 버마 사태 직후에 한국군이 북을 군사공격하려 했을 때 주한미군이 한국군의 독자공격을 막아준 사실에 주목하였으며, 주한미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과도한 간섭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북한에게도 주한미군은 한반도와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기 때문에, 평화협정 이전이나 이후에도 미군 주둔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92년 1월 21일에 북한의 김용순이 미국에 가서, “북한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미국과 수교를 하자. 통일 후에도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걸 용인할 수 있다.” 라고 말한 바 있으며, 2000년 6월 14일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냉전 후에는 주한미군에 대한 북한의 평가가 달라졌다. 미군은 동아시아의 균형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인민들은 공식적인 입장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북한이 평화협정을 주장하면서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지만, 이는 초기 협상용 주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니깐 평화협정 논의에 응하면 안 된다고 하는 일부 보수층의 주장은 표면적인 주장이며, 한반도 동북아의 진짜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논의입니다.

그러나 2016년에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를 재개하려면,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고 또 조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북한에게 주한미군 계속 주둔에 동의하는지, 북한의 입장이 달라졌는지 사전에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주한미군 철수를 북한이 포기할 수 없다면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 최은상 희망정치시민연합 사무총장 ⓒ유코리아뉴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북한과 핵동결에 합의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북한 핵문제를 종결하려 할 수 있는데, 한국의 보수층은 한국이 배제되는 북미평화협정 시나리오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미군이 전략폭격기, 함정, 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하고 한반도에 진입해 들어오는 것을 중지하는 것과 북한의 비핵화>를 종합한 개념입니다. 핵무기를 탑재하고 한반도에 진입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북한의 핵동결=핵 비확산>에 만족하고 북미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한국의 보수층이 갖고 있는 평화협정에 대한 두 번째 공포입니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한다 해도 한국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지고 맙니다.

북한 비핵화를 주장하는 한국정부와는 상관없이 북핵동결에 북미간에 합의가 진행된다면, 한국은 1953년 정전협정 때처럼 그에 반대하다가 북핵 비확산을 조건으로 하는 평화협정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은 미국의 배제와 스스로의 배제에 의해 북핵동결을 조건으로 하는 <북미 평화협정>에는 참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2006-2007년 체결하려고 했던 평화협정 초안에는 북한핵문제, 주한미군주둔문제, 한미군사훈련문제 등이 다루어졌는지요? 국제적 상황이 달라졌는데 당시의 평화협정논의와 현재의 평화협정 논의를 비교해서 말씀해주십시오.

=2005년 9.19 공동성명에는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해서 협상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2007년 2.13합의에서는 <한반도비핵화, 북미관계정상화, 일북 관계정상화 등 직접 관련 당사국간 별도의 적절한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을 명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평화협정 논의에서는 평화협정의 조건으로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인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줄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습니다. 한반도 평화협정의 핵심 논의 과제로 <북한의 비핵화 내지는 핵동결>과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과 주한미군의 철수>가 부각된 것은 북한 핵실험 이후의 현상입니다.

-한국의 박근혜 정부는 줄곧 <지금은 대북제재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북경제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평화협정 논의 때문에 제재의 강도가 약해질까봐 그럴까요, 아니면 평화협정 논의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일까요? 한편 미국의 최근 조치들을 보면 북한 핵실험과 관련 경제제재를 최고조로 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협정카드도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북한비핵화를 위해 이란형 모델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란형 모델>에 대하여 설명해주십시오.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유코리아뉴스

=이란 형 모델은 고강도 경제제재를 통해 핵무장을 포기시킨 성공 사례입니다. 이란에게는 미국의 봉쇄압박이 그대로 통했습니다. 북한을 뒤에서 도와주는 중국 같은 그런 나라가 이란에게는 없었습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미 북한을 뒤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대북제재가 본격화된 지난 4, 5월에 조중 무역 거래량을 보면 제재 이전과 같은 수준의 무역거래가 유지되었습니다. 북한에게 이란 형 모델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은 중국 때문입니다. 미국이 봉쇄해도 북한을 굴복시킬 만큼 효과는 없을 것입니다. 중국이 조중 무역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 대북경제제재로 북한의 항복을 받아낼 수는 없습니다.

또한, 미국에게 북한은 이란처럼 반드시 제거하거나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미국의 세계전략상 우선순위가 이란에 비해 북한은 뒤쳐집니다. 미국이 모든 걸 걸고라도 북한을 비핵화시켜야 하는 그런 상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점 하나는 미국은 북한이 핵무장을 하고 위협수준을 유지해주어야 북한을 고리로 한국에 무기를 판매하면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미국으로부터 한국은 70억 달러 어치의 무기를 사들였습니다. 또한 북한 핵무기를 고리로 미국은 중국을 압박합니다. 미국은 역설적으로 대북경제제재를 통해 북한을 진짜로 주저앉힐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핵무기로 무장한 위협적인 북한을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한반도 전략에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대통령이 북한의 핵폐기를 목표로 남북관계를 전면 중단시키고 중국을 사드배치로 압박해서 북한의 항복을 받아내려고 한다면, 미국의 현실적인 의도와 괴리되고 대중관계도 악화되며, 평화협상에서의 주도권도 약화될 우려가 커집니다.

-혹자는 현재의 정전협정은 사실상의 평화협정 기능을 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정전협정 내용을 큰 틀에서 상호 준수하여 한반도에 전쟁 없이 사실상의 평화를 유지해왔다는 주장입니다.

=정전협정과 평화협정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정전협정은 군사령관끼리 체결하는 것이고 평화협정은 외교부장관끼리 하는 것입니다.

-미국-월맹간의 평화협정이 체결된 직후 월남은 월맹의 공격을 받아 곧바로 공산화되었습니다. 평화협정이 전쟁을 막아준다는 생각은 순진하지 않습니까?

=미국-월맹간 평화협정과 한반도 평화협정은 매우 다릅니다. 월남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에서 배제되었고 당시 미국과 월맹의 평화협정은 사실상의 월남 포기협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한국을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한국을 포기하는 것은 태평양 포기로 이어지므로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태평양을 미국과 공유하자는 중국의 제안에 긴장하여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미국이 국방예산을 매년 500억 달러씩 줄여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메우려고 한국, 일본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정전협정만으로도 남과 북에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데, 북한이 평화협정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 동결하는 수준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국과 미국도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고 한미군사훈련도 계속하는 조건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안할 수 있겠는지요?

=북한은 매년 초에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해왔습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북한의 도발 억제를 표명하지만, 실제로는 북한으로 하여금 그에 대응하느라고 고갈되도록 할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방어용 훈련이지만, 어느 순간에 북한 공격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한미군사훈련 기간 중에는 북한은 전군에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기동 방어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북한의 경제수준에서는 엄청난 출혈입니다. 이 기간에 소모적으로 재원을 다 써버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북한 경제력을 약화시킵니다.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엄청남 공포를 느끼고, ‘핵실험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 혹은 ‘핵무기를 외부에 확산시키지 않을 테니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합니다. 북한의 의도는 핵동결과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을 맞교환하겠다는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철수도 주장하지만 이는 형식적 주장인 것으로 보이고 진짜로 의도하는 것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어떻게든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시키거나 줄여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최은상 희망정치시민연합 사무총장 ⓒ유코리아뉴스

-문제는 북한의 핵동결은 한국에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데, 북한은 그걸 고리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시키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을 평화협정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북한이 두려워하거나 힘들어 하는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핵무기를 폐기하면 리비아처럼 미국에게 폐기처분당할 것이라는 북한의 두려움이 강고합니다. 리비아의 사례에서 북한은 최후의 순간까지 핵무기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듯합니다.

둘째, 북한은 방어용이던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갑자기 북한 공격으로 돌변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셋째,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하느라고 경제력을 소진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북한도 안보문제를 해결하고 경제개발에 집중하고 싶은데, 매년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하느라 재정력도 소진하고 경제활동도 중단시켜야 합니다.

북한은 그들이 두려워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돌파하려고 핵무기를 만들었고 핵위협으로 한미와 협상하려고 합니다. 핵동결은 기왕에 만든 핵무기는 가지고 있겠다는 의미입니다. 핵무기로 한미를 위협하여 선제공격을 당하지 않겠다, 한미군사훈련을 중단시키거나 줄이여 안보위협을 해소한 후에 경제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동결과 주한미군의 계속주둔, 한미군사훈련>을 맞교환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역제안 할 수 있겠는지요? 현재의 대결상태에서 달라는 것은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고, 한국과 북한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교류협력을 재개하는 것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남과 북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들을 동시에 보장받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그 길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한반도 평화협정은 설사 체결된다 해도 한반도의 분단대결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그 무엇은 될 수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북한이 두려워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시킬 수 없습니다. 한국이 두려워하는 북한핵무기를 포기시킬 수 없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그 위협으로 한미군사훈련을 중단시키는 평화협정을 추진하려합니다. 한국은 대북경제재를 강화시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상태를 만들어 북한의 항복을 받아낸 후, 핵무기를 포기하게 한 후에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흡수통일을 하려 합니다.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워낙 힘들어하기 때문에, 설령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준다 해도 그런 조건으로는 평화협정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대통령도 <주한미군의 계속주둔과 한미군사훈련>을 보장받는다 해도, 핵 폐기가 아닌 핵동결을 조건으로 하는 평화협정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위협과 공포의 균형 위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상대방의 벌침을 먼저 제거하자고 주장하면서 현재의 분단을 유지하거나 해야 합니다. 남과 북 어느 쪽도 자신의 벌침을 먼저 제거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평화협정이 성사된다면, 한국은 북핵 동결에 만족하고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 평화협정이라면 수면 하에서는 <연례적인 한미군사훈련과 북한의 핵공격 위협>이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겠지만, 수면 위에서는 북미수교, 남북교류 등 평화협정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 남북한이 평화적인 문화 경제 교류를 증진시키다가 세월이 흘러 미국, 북한 한국 간에 상호 신뢰가 축적되고 교류의 공동이익이 확고해지면 그때 가서 한미군사훈련과 북한 핵 폐기를 단계적으로 교환하되, 주한미군은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로 여전히 주둔시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대통령이 결단하면 한미 군사훈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 때는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한 적도 있고 김영삼 대통령 때는 한미군사훈련을 줄이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의 차기대통령이 한미군사훈련을 줄이고 북한의 핵동결 수준에서 평화협정을 추진하려고 한다면 그렇게 나갈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런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북한의 핵동결> 과 <주한미군 계속주둔+ 다소 약화된 한미군사훈련>을 조건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북미수교를 하고 남북교류를 가속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차기 대통령이 어떤 평화통일 정책을 취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은상  dwarrior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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