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몸과 마음의 치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힐링 수술, 성형

최봉균(키스유성형외과 원장)
최봉균(키스유성형외과 원장)
한류가 거세다. 이젠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 중남미까지 한류열풍이 일고 있다고 한다. 필자의 외국 친구들 중에는 한국 드라마 팬들도 있고 드라마를 따라서 한국어를 제법 구사하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한류열풍에 빠지지 않고 따라가는 부분이 바로 성형이다.

한류성형에 대한 외국인들의 생각은 부러움 반, 시기심 반인 것 같다. 필자가 해외 연수시절 외국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한국여성들은 100% 성형을 했다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이었다. 물론 한국여성들이 예쁘기 때문에 이런 시기심 어린 질문도 나올 것이다. 그럴 때 마다 그렇지 않다고 같은 답변을 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성형수술은 단지 예뻐지기 위해 몸에 칼을 대는 일이라는, 단순한 외모에 국한된 개념으로 생각을 해야 할까?

매년 열리는 한국성형외과의사들의 가장 큰 학회인 대한성형외과학회의 올해 주제는 바로 ‘성형, 몸과 마음의 치유(Plastic Surgery; Physical and Mental Healing)’이다.

3∼4달 전에 50대 후반의 여성 환자 한 분이 필자의 병원에 방문했다. 필자는 얼굴뼈 수술인 안면윤곽수술만을 전문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어르신 본인이 아니라 자녀분의 수술을 알아보기 위해 들르신 게 아닌가 하였는데, 예상은 빗나가고 그 환자분 본인께서 광대뼈축소술을 받기 위해 내원한 것이었다.

50대 후반이면 뼈 조직이 약해져 있어서 수술이 쉽지도 않을 뿐 아니라 뼈의 치유 자체도 느리고 심각한 부작용은 아니지만 몇몇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있어서 수술을 받지 말길 권유해드렸다. 그러자 환자분께서는 필자에게 화를 내면서 “오십 평생을 살면서 광대뼈 때문에 한이 맺혔지만 자식들 키우느라 경제적인,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다가 이제 자식들 다 키워놓고 여유가 생겨 수술을 받으려고 하는데 왜 안 해주냐?”고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즉 그 환자분께서는 그동안 맺힌 한을 풀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한참을 고민한 끝에 환자분께 광대뼈축소술을 해드렸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지금도 가끔 웃으시면서 병원을 찾아주시곤 한다. 들르실 때마다 평생을 살면서 맺혔던 한이 풀린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하신다.

이 환자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과정을 겪고 군복무를 마친 끝에 성형외과라는 전공을 선택하면서 여러 가지 선천성기형이나 미세수술, 안면외상 등을 생각하기도 하였지만 미용성형을 빼놓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대학 강단을 나와 개원을 하면서 막연히 미용성형수술만을 생각했는데, 실제 미용수술만을 하게 되면서 이렇게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를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필자 자신마저도 많이 해보지는 못한 것 같다.

이렇듯이 성형수술이 단순히 외적인 미모만을 위해서 몸에 칼을 대는, 일부의 견해이긴 하지만 몰상식한 행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위 환자에서와 같이 그 동안 가지고 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최근 유행하는 말로 ‘힐링수술’로 보는 시각도 가져야 할 것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성형외과라는 학문에는 선천성기형, 두개안면외상, 재건미세수술, 미용성형수술 등의 여러 분야가 있다. 이중에서 미용성형수술분야는 유독 필요 없는 수술 내지는 하지 말아야 할 수술로 일부에서 인식이 되고 있고, 미용성형수술을 받은 사람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용성형수술을 단순히 외적인, 미용적인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을 마음의 상처, 콤플렉스를 없애고 자신감을 가짐으로써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그야말로 ‘힐링수술’로 보는 관점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