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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김성원 기자의 ‘같은 이슈 다른 시각’

지난해부터 계속된 사드(THAAD·高고도 요격미사일) 배치 논란. 지난해 10월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에서 민감했던 전작권 문제가 2020년 이후로 사실상 무기 연기되면서 상대적으로 뜨거웠던 사드 배치 논란은 한풀 식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드 논란은 한미 당국간의 미묘한 언급차가 드러나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25일 국내 언론의 대비되는 두 칼럼은 사드 배치를 놓고 갈리고 있는 극면한 논란을 그대로 보여준다.

북한 위협 때문? 
<조선일보>는 ‘사드, 전략적 모호는 더 이상 답이 아니다’는 제목의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엔 북한의 위협이 집중 부각됐다. 지난해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이 “전쟁 준비를 완성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또 “2011년 말 집권한 후 ‘2015년 통일대전 준비’라는 전략 목표를 끊임없이 선동하고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마치 2013년 12월 21일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이 국정원 송년회 자리에서 했다는 “2015년에는 자유 대한민국 체제로 조국이 통일돼 있을 것이다.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는 취지의 발언을 연상시킨다. 양쪽 다 2015년을 전쟁과 통일의 해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김정은의 ‘자신감’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핵·미사일 공격력에서 나온다는 게 <조선일보> 칼럼의 주장이다.

반면 같은 날 <내일신문>은 ‘시한폭탄 사드 배치 현실화되는가?’는 제목의 이원섭 가천대 언론학 교수의 칼럼을 실었다. 이 교수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사드 배치가 필요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만일 북한이 전면전 기습공격을 감행한다면 휴전선 근처 촘촘히 배치된 장사정포나 낮은 고도로 신속한 타격이 가능한 스커드 미사일 등이 있는데 굳이 요격시간을 벌어주며 하늘 높이 쏘아 올렸다가 떨어뜨리는 고고도 미사일을 쏠 개연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한반도처럼 좁디좁은 지역에서 사드는 걸맞지 않은 과잉 무기체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일보> 칼럼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남한의 억지력이 약하다고 거듭 사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칼럼은 “전시작전지휘권 재연기로 한미 연합방위태세는 견지되고 있지만 북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한 창(핵무기)도 방패(MD)도 없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면서 “현재 계획하거나 추진중인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의 경우 각각 선제공격의 비현실성, 종말단계·하층방어인 PAC-3 중심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고도가 아닌 저고도 장사정포나 미사일로도 남한 도발이 충분히 가능한 북한이 굳이 고고도 미사일을 쏘겠느냐는 <내일신문> 칼럼과 대조되는 것이다.

북핵이 남한은커녕 동북아 평화에 심대한 위협인 것은 맞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을 수 있는 틀은 강 대 강 대결이 아니라 6자 회담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건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9·19 공동성명, 2·13합의에서도 드러난다. 남북 문제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문제이기도 한 만큼 6자 회담은 조속히 복원되는 게 맞다. 그게 없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맞서서 우리도 핵무기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발상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더욱 멀어지게 할 뿐이다. 최근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에서 남한의 군사력 대 북한의 군사력이 2 대 11로 남한이 엄청난 열세라고 밝힌 것도 사드, 미국형 미사일방어체제 도입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리 국방부 역시 헤리티지재단의 보고는 “단순 무기 숫자만 비교한 것으로 북한의 낡은 무기체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전은 단순 무기나 병력 숫자가 아니라 경제력이 좌우한다는 건 상식이다. 남한의 경제력은 지난 1980년대 이후 격차가 점점 벌어져 지금은 수십배로 남한이 월등히 앞서 있다.

   
▲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2월 25일자 <조선일보> 홍관희 고려대 교수 칼럼

 

   
▲ 사드 배치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2월 25일자 <내일신문> 이원섭 가천대 교수 칼럼

목표: 중국 겨냥, 북한 겨냥?

사드 배치의 또 다른 논란은 탐지나 요격 대상이 북한이냐 중국이냐 하는 것이다. 미국과 우리 정부는 중국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조선일보> 칼럼은 전자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칼럼은 “사드가 북한을 목표로 한 것이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국내외 정책 전문가들에 의해 충분히 입증됐다”며 “중국의 안보 전문가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또 “사드 관련 군사적 정책 결정은 100% 북한 위협이 목표”라고 밝힌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말도 인용했다. 어떤 ‘정책 전문가’나 ‘중국의 안보 전문가들’ 누가 사드 배치가 중국이 아닌 북한 배치임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미국 대사야 어차피 자국의 국익을 철저히 대변한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

반면 <내일신문> 칼럼은 “겉으론 북한위협을 들먹이지만 내막을 보면 대중국 견제용이라는 것이 정설”이라며 “사드 배치설이 나돌자 중국이 정색을 하며 반대하는 것이 이런 속사정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외교부 대변인, 주한 중국대사, 그리고 지난 4일 방한했던 창오나취안 중국 국방부장, 지난해 7월 시진핑 주석의 방한 때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직접 거론한 점을 사드가 북한 견제용이 아닌 중국 견제용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칼럼은 철저하게 중국 입장을 염두에 둔다는 점에서 ‘사드 배치는 북한 견제용’이라는 우리 정부와 미국의 입장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

배치 비용: 미국 부담, 한국 부담?
사드 1개 포대 배치 비용을 누가 대느냐도 첨예한 논란이다. 사드는 요격용 포대와 탐지용 엑스밴드 레이더가 세트로 결합돼 있다. 사드 1개 배치에 보통 2~3조원의 비용이 든다. <조선일보> 칼럼은 “탁월한 병기를 우리 돈으로 사들여야 할 상황인데 미군이 자국 비용으로 배치하겠다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며 사드 비용을 미국이 댈 것이라고 명시했다.

홍 교수는 그러면서 “사드에 대한 우유부단은 미국으로부터의 신뢰 상실을 초래해 동맹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원칙과 국익에 부합하는 외교 안보 전략이 절실한 때”라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 60%가 사드 배치를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도 곁들였다.

반면 <내일신문> 칼럼은 “사드 1개 포대 배치에 들어가는 1조원~2조원에 드는 천문학적 돈을 누가 대느냐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했다. 사드 비용을 미군이 대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조선일보> 칼럼과는 사뭇 다른 논조다. 전문가들이나 시민단체의 비판도 실효성도 없고 중국의 반발을 살 게 뻔한 사드를 굳이 우리 돈으로 구입해 우리 영토에 배치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25일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 ‘편법’으로 비칠 수 있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 장관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사드 배치를) 요청한 바도 없고, 협의한 바도 없고, 도입할 계획도 없다”며 “도입은 구입을 의미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도입을 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답변을 듣고 있던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당히 위장된 답변”이라며 “그럼 미군이 (사드를) 가지고 들어오면 용납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한국이 사드를 구입해서 남한에 배치하는 게 중국 반발이나 여론의 반발을 불러오자 주한미군이 들여오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윤 의원은 이를 ‘꼼수’로 본 것이다.

반면 이날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대정부 질의에서 “우리는 (상대방이 사드를 안주려고 해도) 돈주고라도 사와야 하지 않나?”라며 “사드인지 오드인지 그건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국방부는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고고도나 저고도 요격을 해서 북한 미사일이 우리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안전’을 내세우며 우리 돈으로라도 사드를 구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한 장관도 답변을 통해 “그렇게 하겠다”며 맞짱구를 쳤다. 우리 돈으로 구입하든 주한미군이 들여오든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결기마저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부 자세: "사드 도입" 천명이냐, "사드 포기" 천명이냐?

두 칼럼은 우리 정부가 취할 자세에 대해서도 상반된 제안을 내놨다. <조선일보> 칼럼은 한국이 사드를 놓고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는 점을 들어 “(최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한국과 사드 관련 협의를 해왔다고 돌연 밝힌 것은 사드 배치의 절박함을 표현한 것”으로 “이제 더 이상 전략적 모호는 답이 될 수 없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드 도입’을 공개적으로 피력하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내일신문> 칼럼은 사드 배치가 기정사실화 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에 우리가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이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무역규제 조치를 단행할 경우 먹고사는 문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면서 칼럼은 “이제 가장 중대한 고빗길에 서 있다. 자칫하면 돌이키지 못할 수렁에 빠질 수 있다”며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한미일 MD체계 편입과 그 핵심인 사드 배치만은 어떻게든 버티고 막아야 민족 활로가 트이고 외교활동 공간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칼럼은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 속사정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일부 여론처럼 ‘우리 땅에 사드를 배치하는데 왜 중국 눈치를 봐야 하느냐’고 흥분하는 순진무구한 발상으로 접근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작권 무기한 연기는 북한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지켜줄 거라는 단순 논리로 봐서는 안된다. 국민적 공론화가 불가피한 국회의 결의를 피해 정부의 행정적 조치라는 꼼수로 전작권을 무기 연기한 것은 ‘자주국방’이라는 국민적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줬고,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군대 폭력, 방산 비리 등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취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드 배치 역시 마찬가지다. 국방부장관의 입을 통해 드러났듯 정부는 이것 역시 꼼수로 도입을 추진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고, 중국의 무역조치, 한반도 긴장 고조를 가져온다면 그 피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 가서 책임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을까? 그거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닌가. 소를 잃은 원인조차도 규명이 안될 판에 외양간 고치는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을 것이다.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가 사고 발생 1년이 다 되도록 원인조차 규명 안되는 게 그 예견 아닌가.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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