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재(에이유온그룹 회장)
▲ 이은재(에이유온그룹 회장)
중국 북경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왕징(望京)이라는 구역이 있습니다. 그 왕징에는 우리 동포가 설립한 대중병원(종합병원, 중국 기준 약 5000평 규모)이 있습니다.

병원을 설립한 분이 아는 지인이기에, 설립 초기 ‘병원 규모가 너무 큰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다른 과에서 수익이 없어도 성형외과 한 곳의 수익만으로 그 큰 병원 운영이 가능하다’며 제 염려를 일축하더군요.

성형을 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기에 그 큰 병원이 성형외과 한 곳의 수입으로 운영된다는 말일까요? 중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가히 성형열풍을 지나 성형광풍의 시대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의 2011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은 인구 1000명당 13.5건의 성형수술이 집도돼 성형수술 집도율로는 당당하게 세계 1위랍니다.

수술비(시술 포함)면에서도 성형시장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하며, 이는 세계 성형시장 총 규모의 4분의1에 달한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가히 성형공화국이라 불릴 만합니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1천 4백 명 가량인데 비전문의가 5배가량 되는 8~9천명 수준이라고 하니 부작용의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쌍꺼풀 수술시 짝짝이 눈이 되거나, 눈이 감기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코를 높이는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서 피부괴사가 일어나고, 유방확대술을 받은 사람 중에서는 모양이나 높낮이가 비대칭이 되어 속상해하는 사람도 있으며, 심하게는 성형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르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여성이 아름다워지고자 노력하는 것은 인류의 역사이래로 지속되어온 본능이고, 오늘날 성형수술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성형광풍이 수술기술과 마취기술의 발달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과거의 화장술이나 신체변형의 연장선상에 오늘날의 성형술이 있다는 것이죠. 최악의 경우에는 생명의 위험까지 안아야 함에도 왜 두려움 속에서 성형을 하려는 사람의 숫자가 늘고 있을까요?

이는 일시적 유행이나, 단순한 사회적 현상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예비 취업자중 98%는 외모가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는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았습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 94%도 사원 채용시 ‘외모를 고려한다’고 밝히고 있다더군요. 채용뿐 아니라 ‘취업 이후의 업무평가에서도 외모가 영향을 준다는 답변이 무려 85%에 이른다’고 합니다.

외모 중시 풍조와 차별은 더 예쁘고 더 젊어 보이는 이들의 취업과 승진뿐만 아니라 남녀 간의 사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이러한 복합적인 두려움이 성형 수술의 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 피부가 늘어지고, 주름이 생기며, 흰머리가 나는 것을 추하게 보거나 추하게 여기는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 기준이 왜곡되어 있음이 진정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외모를 내면보다 더 중요시 여기고,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을 더 중요시 여겨지는 요즘의 세태가 성형수술의 붐을 불러온 것이지요. 외형에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가 환자 아닌 환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최근 모 방송사의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버나드 박은 미국 애틀랜타 출신의 재미동포입니다. 현재 대학을 휴학 중인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꿈을 키워나간 것이지요. 몇 번의 탈락후보에서 우승을 거머쥐기까지 심사위원 3명에게서 만점에 1점 모자란 299점을 받았을 때, 필자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심사위원 유희열씨와 같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는 방송에서 ‘너무 감사하다. 새로운 시작을 기대한다. 열심히 지켜봐달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저는 그를 ‘삶을 성형하는 사람’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은 중국 은(殷)나라 탕왕(湯王)이 반명(盤銘, 쟁반)에 새겼다는 말로서 원래 문장은 ‘일신 일일신 우일신(日新日日新又日新)’입니다.

이는 ‘날로 새롭게 하며, 나날이 새롭게 하며, 또 날로 새롭게 함’이라는 뜻으로 곧 날마다 잘못을 고치어 더욱 덕(德)을 닦음에 게으르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면의 변화 없이 외모만을 바꾸려고 하는 게으름에서 벗어나 총체적으로 ‘삶을 성형하는 사람’, 즉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성형수술 세계 1위 성형공화국,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외모를 성형한 사람보다, 매일 마음을 성형하는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미인입니다.”

성경의 잠언 16장 31절~32절을 덧붙입니다.

‘백발은 영화로운 면류관이니 의로운 길을 걸어야 그것을 얻는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사람은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은 성을 점령한 사람보다 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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