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중심으로 다양한 고급 PB상품 론칭, 인기

 
 
최근 국내 대형 유통들이 잇달아 ‘반 값’을 콘셉트로 PB(Private Brand) 제품을 선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고급 PB상품들이 편의점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어 주목된다.

PB상품이 저렴하다는 고정관념을 바꾸면서 소비자들의 질적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

코트라 도쿄 무역관이 일본 내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최근 일본의 편의점과 수퍼마켓에서 PB제품 중에서도 '골드(Gold)', '셀렉트(Select)' 등의 고급품의 출시가 증가하는 가운데 제조업체 브랜드인 이른바 ‘NB(National Brand)’ 제품보다도 가격이 높은 제품들도 나와 주목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고급 PB ‘세븐 골드’ 상표가 붙은 햄버거 스테이크는 한 봉지가 258엔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올해 5월부터 고급 디자인의 볼펜과 샤프(525엔) 등 잡화 PB 상품까지 다양화하고 있는 상태다.

경쟁업체인 로손도 지난해 5월 ‘딜리셔스(Delicious)’를, 패밀리 마트도 올해 1월 과자류인 ‘오토나노 오야츠(성인의 간식)’을 론칭했으며 대형 수퍼마켓 체인인 이온은 10여년 전부터 고급 PB 제품인 ‘톱 밸류 셀렉트(Top Value Select)' 라인을 강화해 200여 종의 제품수를 수년 내로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리만 쇼크 이후 ‘절약’이 대세가 되면서 PB 제품의 판매가 확대되기 시작한 일본은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소량의 반찬을 사는 고령층이 증가'(로손), '지진으로 필요이상 저축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생겨남'(씨티증권) 등으로 소비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패턴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면서 고가 제품 구매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들 고급 PB는 단순히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니라 재료의 대량구매와 표준화 등을 통해 집에서 만들 때 드는 비용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이온의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인 30~40대 중 육아가 일단락된 층에서 '질'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면서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PB 제품도 다양한 상품의 구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편의점에서는 제조사들이 개발한 PB 제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슈퍼나 편의점 진열대에서도 PB 제품이 확대됨에 따라 NB 제품이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한 식품 대기업 관계자는 “이전에는 PB 제품을 생산하는 대신 NB 제품을 진열해달라는 조건으로 거래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일방적으로 PB 제품 생산을 위탁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법정대학원 마케팅부의 오가와 교수는 “PB의 과점화가 꼭 장점만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획일화된 상품의 출시가 계속된다면 시장이 저급상품 일색이 돼버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PB와 NB의 건전한 경쟁상태 위에 소비자가 양쪽에서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코트라 도쿄 무역관은 “일본사회의 고령화와 1인 세대 확산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식품분야 제조업체들도 ‘맛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통해 일본 PB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한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일본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과 높은 기대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일본 내 식품위생 안전에 대한 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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