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진격의 안보교육, 속수무책의 통일교육

20대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반대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2013년 KBS 국민통일의식 조사에 따르면 20대에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15.9%에 불과했다. 최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서 발표한 “2014 통일의식조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20대의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는 24.8%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통일”보다는 “안보”로 흘러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20대가 그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방위적인 안보교육의 폐해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는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안보교육을 진행해왔다. 이것도 모자라 2012년부터는 아예 군이 직접 나서 민간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군 안보교육에 참여한 사람이 작년에만 총 46만 명에 이른다. 보수 시민단체 역시 ‘안보교육’에 동참하면서 범사회적으로 ‘안보교육’이 ‘통일교육’을 압도하고 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 초등학교에서 지나치게 폭력적인 북한 관련 영상을 상영해 논란이 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 20대가 되면서 우리 사회 통일담론의 미래를 이끌게 된다. 이는 남북화해의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범정부 차원의 안보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이를 견제하고 균형을 맞출 시민사회의 평화·통일교육은 미비했다는 점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념화된 정치논리, 대중적 결집력 약화, 종북 몰아붙이기 등에 뿌리마저 흔들리는 통일운동의 허약한 토대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평화·통일운동 진영은 ‘경제민주화’, ‘복지’에 이어 ‘통일’마저 안보로 왜곡된 채 ‘통일대박’에 휩쓸릴 때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현실적 어려움을 넘어 통일의 꿈과 비전을 제시해야
통일운동의 근본적 시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정부만 바라보는 운동에서 벗어나 시민을 바라보는 통일운동의 중심축 이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시 통일교육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 이번달 초 통일교육원 주최로 열린 청소년 대상의 2014 통일리더 캠프 모습 ⓒ통일교육원

우선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는 전제 아래 민족자주와 화해는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자주” “통일”의 무거운 단어를 20대가 소화할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전달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경실련통일협회는 작년 통일교육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를 그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아무도 한반도의 남쪽만 그리지 않고 북한도 포함하여 “우리” 나라를 그린다. 이렇듯 무의식속의 “우리”의 개념을 강조하며 민족자주와 화해를 제시했다.

두 번째로 20대에게 통일이 밥 먹여준다는 실효성을 체감하게 해주어야 한다. 20대가 북한과 통일에 대한 반대는 큰 반면 개성공단이나 인도적 지원에 찬성하는 비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통일교육의 입구는 분단의 문제인식을 제시하고 그 해법이 되는 출구를 경제적 의제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통일이 왜 필요한지부터 시작해서 분단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 밥벌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가진다. 이것이 곧 통일의 꿈이 된다. 게다가 대륙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남북교류협력의 역동성은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끝으로 통일이라는 의제 앞에 주눅 들지 않아야 한다. “통일대박” 한 마디로 통일담론이 봇물처럼 쏟아졌듯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통일이 갖는 의미는 크다. 그러나 통일운동가들은 통일에 대한 무관심에 기죽어 오히려 “통일”이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역으로 “통일” 을 당당히 말해야 20대에게 통일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통일운동가가 “통일”을 회피하는 데 어떻게 “안보”를 강조하는 이들을 이길 수 있겠는가? 5·24조치 등으로 여러 현실적 제약이 큰 지금, 오히려 20대에게 통일의 꿈과 비전을 제시하는 맞춤형 통일교육을 바탕으로 안보를 넘어 다시 통일을 이야기해야 한다.

홍명근/ 경실련통일협회 간사

홍명근  lolen86@ccej.or.kr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