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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통일운동을 제안하며

필자는 17세에 북한군에 입대하여 비무장지대에서 6년간 심리전방송요원으로 근무하다 DMZ를 넘어서 한국으로 왔다. 1090년대와 2000년대를 비무장에서 지내면서 경험했던 것은 분단은 잔인하지만 한편으로는 역동성을 지니고 있었고 그 역동성은 통일에 대한 또 다른 희망의 이름이라는 사실이다. 비무장지대안의 상대의 초소에 총격을 가하고 하루종일 대북·대남방송을 통해 서로를 비방하던 90년대가 가고 철책선과 지뢰원을 들춰낸 자리에 철도와 도로를 닦아 왕래하던 2000년대의 모습은 분단과 통일이라는 이분법이 상호연관성으로 다가왔던 시절이었다.

한국에 온 후 그때의 기억으로 정치학을 전공했고 분단과 통일을 연구주제로 삼고 공부를 했는데, 남북한의 잔혹한 분단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적대와 증오를 배태해온 70년의 분단사에 비례한 통일이 가져다줄 혼란과 충돌을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답답함과 통증을 호소해 왔다. 그럼에도 작금에 내가 찾고 있는 통일의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청년들이다. 혹자들은 전쟁과 고난을 겪어 보지 않는 청년세대들이 물질·이기적이고 통일에 무관심하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통일의 주역은 누가 뭐라고 하든 청년세대이며 또 청년세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다가오는 한반도의 통일은 청년세대가 마주해야 할 통일이며 통일국가는 청년세대가 살아야 할 미래이기 때문이다. 과거 기성세대가 분단시대의 언술을 넘어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면 그러한 값진 경험과 소중한 자원으로 통일의 문을 여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청년세대의 몫인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네 가지 차원에서 청년들에 의한 통일운동과 통일준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현재 조기 통일의 가능성과 함께 통일이 남북한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에도 이익이라는 통일긍정론이 대두되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관심도 한층 높아진 상태이다. 이러한 주변 현실 속에서도 막상 우리 국민들의 통일태도와 의지는 아직까지도 요지부동이다. 통일이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한 것은 얼마만큼 통일에 관심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 때문에 통일준비를 정부에만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청년중심의 통일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60년대 ‘6월 항쟁’과 80년 ‘민주화의 봄’은 청년들에 의해 가능했다. 다시 한 번 대학가와 전국에서 통일운동이 청년들에 의해 요원의 불길처럼 지펴진다면 우리사회의 통일준비는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이다.

둘째, 독일의 통일은 민주주의와 통일을 열망한 청년들이 그 기폭제가 됐다. 현재 남북한 청년들의 왕래와 교류가 가능하지 않지만 한국에 입국한 2만 7천 명의 북한이탈주민 중에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탈북청년들이 1,500명에 달하고, 청소년 학생들도 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남한의 청년들과 탈북청년들은 분단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다함께 분단체제에서 태어나 선진교육과 민주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제도와 문화의 경험을 알려주고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보완점은 통일 후 남북한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탈북청년들과 남한청년들이 마음과 힘을 합쳐 통일운동에 나선다면 통일열망을 부르는 촉매제로, 남북통합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셋째, 최근 통일대박론이 한국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그 요지는 통일은 남북한 모두에 엄청난 혜택이며 특히 청년들이 그 수혜자라는 사실이다. 나도 청년세대의 입장에서 한국 청년들이 겪는 고통은 똑같이 느끼며 살아왔다. 경쟁의 고통, 취업의 고통,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통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입시전쟁이나 분단으로 인한 청년 징병제와 같은 문제도 통일이 된다면 한꺼번에 해결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통일로 인한 편익이나 수혜를 넘어 민족이 겪고 있는 고통과 통증에 청년들 스스로 다가서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통일대박론’에 맞선 ‘통일쪽박론’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준비하지 못한 통일이 재앙일 수 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분단의 역사나 그 고통을 망각한다면 우리는 통일 후 또다시 ‘재분단’의 길을 걸을 수도 있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청년세대가 짊어져야 함을 청년들 스스로가 자각하는 것이다.

넷째, 지금까지의 통일논의가 분단관리 차원에서 수세적이고 소극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현금에 있어 주도적이고 공세적인 통일논의를 전개할 필요가 있으며 몇몇 전문가들만이 사유했던 통일문제를 청년들 중심으로 확산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실상 통일문제는 분단문제의 이해와 극복에서의 출발을 요구하며 어떤 방식으로 통일을 하고 통일 후 어떤 상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카데믹한 토론과 원숙한 지혜를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도 청년들이 분단문제의 이중성과 중층성을 비롯하여 통일문제의 다중성과 복합성까지도 함께 다루어야 하는 것은 분단문제의 해결 속에서 통일의 열쇠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통일전문가, 통일시대의 리더들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한때는 북한에서, 또 한때는 분단의 경계선에서 그리고 지금은 한국사회에 살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나는 통일만이 모두가 살길이라고 고집한다. 한반도의 통일은 더 이상 누구를 위한 통일이 아닌 민족의 장래와 남북한 주민 모두의 안위가 걸려있는 통일이며 그래서 우리 모두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통일이다. 그러한 통일의 문을 이제 우리 청년들이 열어야 한다. 그 문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온 기성세대로부터 받는 소중한 바통이며 통일국가 안에서 한민족이 다시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주승현(33). 22세 때 휴전선을 넘어 귀순했다. DMZ 내 북측 심리전 제압 방송요원으로 군 생활을 했다. 북한이탈주민의 한국 입국이 본격화한 2000년 이후 대학과 대학원을 거쳐 박사학위를 취득한 첫 사례이자 최연소 탈북청년 박사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회와 동양·금호석유화학·롯데그룹에서 근무했다.

주승현  joosy30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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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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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4-11-25 00:54:52

    분단이후 가장 짧은기간에 탈북에 성공한 사람으로 DMZ군인신분으로 탈북한지 25분만에 대한민국에 입성한 사람이니 참 대단할수밖에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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