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 성격, 성대결절, 아토피 피부 극복하고 톱디자이너로 우뚝 서

 
 
‘고무줄 하나로 완성하는 3단 변신 비법’, ‘엄지커트’, ‘아카시아 머리’ 등 말만 들어도 호기심 충만케 하는 셀프 스타일링 노하우로 TV 프로그램 ‘스타킹’을 통해 일약 스타 헤어디자이너로 등극한 차홍.

가녀리고 어여쁜 외모에 스피디한 손놀림으로 금세 마법 같은 스타일 변신을 선보이니, 미용실 갔다 온 날만 ‘반짝’ 예쁘고, 나머지 날들은 처치곤란인 머리로 고민 중인 여성들의 뜨거운 반응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방송을 타기 전부터 이미 청담동에서 ‘억대 매출’을 올리며 잘나가는 헤어디자이너였던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건 ‘차홍아르더’를 오픈한지 이제 1년을 맞았다. 많은 고객들이 살롱을 찾아주고 또 고소영, 임수정, 한지민 등 톱스타들의 헤어를 전담하는 등 헤어디자이너로서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는 일상 같지만, 그녀의 내면에선 헤어디자이너로서의 또 다른 사명감이 발동했다. 자신이 공들여 완성한 고객의 헤어를 집에서도 고객이 손쉽게 관리할 수는 없을까?

여기서 출발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셀프헤어 성형법’과 ‘동안헤어법’이다. 이러한 차홍만의 셀프 스타일링 노하우는 방송과 블로그, 유투브는 물론 책, 강연, 홈쇼핑 판매 상품으로까지 이어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헤어디자이너 차홍이 아닌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했던 것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게 된 셈.

이제껏 험난한 여정 없이 탄탄대로만을 걸어왔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사실은요….”라며 조심스레 들려준 이야기들은, 우아한 백조가 물속에선 끊임없이 발버둥 쳐야만 하는 애환 그 자체였다.

여느 스타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롱으로, 교육현장으로, 또 방송으로 종횡 무진하는 그녀의 삶 이면에는, 지독히도 절제되고 규칙적인 생활과 놀랄 만큼의 독서량, 그리고 연구와 연습을 반복하는 부단한 노력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유독 몸이 약하다고 들었는데, 헤어디자이너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아토피 피부라 펌제나 염색약으로 인해 진물이 나면서 고객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늘 걱정했어요. 또 얼마 전에는 성대 결절 수술을 했을 만큼 성대가 약해 말을 많이 하게 되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죠. 피부가 약하다보니 술, 담배, 고기, 인스턴트 음식 등은 아예 입에 안대고, 작업 시간 외에는 말을 최대한 아껴 목을 보호하고 있어요. 몸이 약하다고 해서 고민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성격도 소극적인 편이라면서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나요?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였어요. 약간의 열등감도 있었고요. 마음이 있어도 제가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어차피 저의 일이라는 것이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는 일이라 더 이상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틈나는 대로 스피치 연습도 하고 고객들의 주된 관심사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죠. 하루라도 책을 안 읽는 날이 없을 정도로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두었던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그렇게 노력하다보니 어느새 제가 변해있더라고요. 하지만 여전히 대인관계는 가장 어려운 숙제 같아요.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것 같아요. 아이디어나 영감의 원천은 어디에서 얻나요?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크리에이티브한 일들을 하는 사람이라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져요. 예전에는 어떠한 일들이 일주일 단위로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하루 단위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잖아요. 저 역시 이런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남는 시간을 온전히 내 안에 있는 감성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하죠. 다양한 책들과 음악, 전시회에서 만나는 미술작품들로부터 특히 많은 도움을 얻곤 해요. 역사, 교육, 사회현상, 트렌드 모두 디자인에 접목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의 근원이 됩니다.

차홍아르더와 함께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현증 원장님과의 인연도 알고 싶습니다

차홍과 우현증 원장이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업계에서 매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죠. 살롱을 준비하면서 인력 구성, 매뉴얼, 인테리어 소품 하나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많은 고민들을 했어요. 헤어 파트의 세팅을 완료하고 토털 뷰티서비스를 위해 메이크업과 네일 쪽 인력을 알아보다가 우현증 원장님을 만나 뵙게 되었어요. 이미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원장님께 여러 가지 조언도 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추구하는 방향도 비슷하고 공유하고 있는 부분도 많다는 걸 알게 되었죠. 최고와의 만남은 언제나 저를 설레게 하거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하자고 뜻이 모아졌고, 제 이름으로 된 살롱을 처음 시작하는 제게 원장님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어요. 지금도 우현증 원장님의 메르시하우스와는 각자 영역을 존중하며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 커트는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차홍
▲ 커트는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차홍
셀프헤어 성형법이나 동안헤어법 등은 철저히 고객의 입장을 위한 스타일링 노하우인데요, 이러한 방법을 고안해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연히 길에서 저의 오래된 고객을 마주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분명 이틀 전에 저에게 머리를 했는데 제가 해드린 머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엉망인거에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죠. 왜일까 생각해보니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이 직접 헤어 손질하는 걸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처럼 셀프헤어 성형법이나 동안헤어법의 시작은 단순했어요. ‘1년 동안 많아봐야 고객이 살롱을 찾는 건 5~6번인데, 나머지 시간동안 나의 고객들은 어떻게 머리를 관리해야하는 거지?’ 라는 기본적인 생각에서였죠.

차홍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인가요?

저는 꿈을 꾸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워 보여요. 아직도 꿈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하나의 과정으로 즐기는 사람들을 볼 때 정말 아름답다고 느껴요. 그리고 그 사람으로 인해 저 역시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게 되고요.

교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데, 교육자로서 차홍은 어떤 사람입니까?

교육 모토로 삼고 있는 문구가 바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이에요.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진보하며, 가르침과 배움은 서로 성장한다’라는 의미가 좋아서요. 차홍아르더의 모든 스태프들과 디자이너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연구하기 위해 바쁜 일과 속에서도 매주 트렌드를 연구하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러한 연구의 결과들을 홈페이지와 블로그, 각종 매체들을 통해서 배포하는 것은 물론, 대중들과도 공유하기 위해 ‘아.뷰.소’(아르더 뷰티 소모임)도 함께 운영하고 있고요.

‘365일 예뻐지는 비결’이란 콘셉트의 아뷰소는 명칭에서 보듯이 90년대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대변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소모임인데요, 2개월에 한 번씩 뷰티에 관심 있는 분들을 살롱으로 모시고 가벼운 다과와 함께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헤어디자이너로서의 철학, 그리고 꿈은?

언제나 ‘아름다움의 완벽한 조화’를 위해 노력하려 해요. 내면과 외면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서 태초부터 인간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이루어내는 것이죠.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젊고, 세련되고, 위트 있는’ 차홍 만의 디자인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인간미’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요, 말 그대로 내, 외면 모두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해내기 위해 차홍아르더는 매일 꿈을 꾸고 이를 위해 열정(ardor, 아르더)을 다하겠습니다.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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