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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동 단상: 남북 상생이 가야할 길이다

지난 6월 하순 남북물류포럼이 주최한 2박 3일의 단동 여정은 물류분야의 문외한인 필자에게 매우 의미 깊고 생생한 체험이었다. 남북한 통일이라는 염원과 갈망 속에서, 남북간 교류를 확대하여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국내 비즈니스 차원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살아 숨 쉬는 값진 토론의 장이었다.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관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제시하고 생생한 정보를 공유하는 소중한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특히, 남북물류의 활성화가 바로 통일과 연결된다는 주최기관의 사명감과 열정을 공감할 수 있었기에 필자에게는 더욱 의미가 컸다.

주시하고 대응해야 할 중국
행사과정에서 파악되는 중국은 앞으로 우리가 좀 더 예의 주시하고 대응해야 할 국가로 인식되었다. 사실 중국은 북의 개방을 다각도로 촉구하나, 개방의 과실을 선점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녕성과 길림성 지역의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압록강 신대교를 비롯한 물류 관련 인프라가 복합적인 목표 하에 매우 빠른 속도로 구축되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실질적으로 준비해 왔고, 준비해야 하는지 자문하게 한다. 북·중 접경지역인 단동에서 북한 근로자가 외화벌이를 위해 이미 상당수가 진출해 있고, 사실상 남·북·중간 합작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기업현장에서 중국인이 어부지리격의 실리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간 인적· 물적교류의 물꼬가 트이는 시점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단동지역의 중소 한인 기업가들과 조선족 동포들의 갈망과 염원들은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놓쳐서는 안 될 대북정책의 로드맵
압록강 유람선상에서 볼 수 있었던 북한 최북단 지역의 모습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강가에서 빨래하는 중년 여성과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소녀의 순박한 모습은 서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남북간의 체제와 이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많은 생각들을 갖게 한다. 이동시간을 아껴 전문가 강의를 들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대북사업 추진과정상에서 엄청난 제약요인과 내부 실무진의 격렬한 반대 진언 속에서도 우리 민족을 위해 휴전선을 없애려 심혈을 기울였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현재는 물론, 미래의 대북 사업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웠다.

북측에서는 현재 식량 배급제와 무상의료제도가 사실상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는 상황 속에서 시장경제원리를 부분적으로 도입해서 적용하고, 실질적인 경제성과를 거두기 위한 조치들을 실험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북 정책의 로드맵과 관련,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외교 안보정책의 복합적인 기본 속성을 잘 모르는 범인으로서 걱정이 되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남북문제는 과연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일제 강점기를 거쳤고, 일본을 무장해제하는 과정에서 타율적으로 3.8선이 그어지고, 한국동란을 치루면서 미·소·중 강대국 간의 세력 균형 접합지점에 생겨난 휴전선을 반추해 볼 때, 우리의 외교 안보정책은 기본적으로 강대국간 역학구도의 틀을 벗어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중에서도 한미 동맹과 대중 외교가 핵심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향후 우리가 상정해 볼 수 있는 주된 대북정책 과제는 크게 ① 북핵문제 ② 경제교류 ③ 문화 스포츠 교류 ④ 보건의료 분야의 교류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롭고 융복합적인 아이디어로 안보와 협력의 지평을 넓혀야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의 기본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하겠지만, 일부에서 좀 더 유연한 대응 자세를 주문하고 있는 것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핵문제 해결과 연계하여 「all or nothing」과 같은 패키지 방식의 처리 원칙이 너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지는 않는지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할 것이다.
외교 안보정책에 있어서는 새롭고 융복합적인 아이디어로 상상의 지평을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를 안보와 협력의 개별 과제로 그리면서도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을까? 북한에 핵 포기라는 카드를 내놓기를 요구하면서도 상호불신의 장벽을 녹이는 실질적인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 없이 남북교류의 확대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이 5년, 아니 그 이상 지속된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해득실은 과연 무엇일까?

북측은 핵개발이 자신의 체제유지를 위한 마지막 배수진이자 가장 비용효과적인 안보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현실적으로 북한이 주변강국의 지원 회유와 압박에 못이겨 핵 포기라는 협상카드를 과연 쉽게 내놓을 수 있을까? 이럴수록 남북정상간에 대화 창구를 조속히 개설하고 자주 만나는 일이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진솔한 대화 노력 없이 두터워진 상호불신의 장벽을 녹여 낼 수 있겠는가? 어렵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지나친 관여나 의존을 줄이면서 남북이 좀 더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무엇보다도 상호 불신과 두려움을 해소하고,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북핵문제에 두 눈을 부릅뜨고 대응하면서도 한·미동맹과 대중외교의 기본 틀을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의 유연성과 실리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현 정부에 바라는 바가 있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드레스덴 선언'과 '한반도 신뢰구축 프로세스'가 가급적 조속히 구체적인 모습으로 실현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의 관심과 열망이 머지않아 남북간 물류를 포함, 제반 분야의 교류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머지않아 이루어지기를 남북물류포럼의 단동 행사를 빌어 기대해본다.

(남북물류포럼은 지난 2014년 6월 20일~22일 동안 중국 단동지역을 답사, 전문가초청 특강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공동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편집자 주) 

박헌열/ 남북물류포럼 회원

*이 글은 남북물류포럼(KOLOFO) 소식지에도 게재됐습니다.

박헌열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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