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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다시 세우는평통기연 평화칼럼

우리 겨레의 화해와 통일 과업은 역대에 파괴된 기초를 다시 세우는 중건사역이다. 역대에 파괴된 기초란 여러 세대에 걸쳐서 무너지고 파괴된 채 방치된 건물(예루살렘 성전과 성벽)을 가리킨다. 다윗 왕조의 멸망과 예루살렘 성전과 성벽의 파괴, 그리고 하나님 백성의 인적 공동체성의 분열과 파괴가 역대에 파괴된 기초의 중심내용이다.

이사야 58:6-12은 바벨론 귀환포로들(스룹바벨, 에스라, 느헤미야)이 역대에 파괴된 하나님 백성들의 인적 공동체를 다시 세우고 물리적 공동체인 예루살렘 성벽과 성전을 재건하게 될 날을 그린다. 58장 1-5절은 역대에 파괴된 기초를 초래한 시대의 중심죄악을 들추어내고 있다. 하나님에 대한 거짓예배와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무자비, 잔혹함이 하나님 백성들의 공동체를 영육간에 파괴하고 무너뜨린 중심죄악이다. 그래서 이사야는 시대의 중심죄악을 회개하고 고친 후 이웃사랑을 실천하라고 촉구한다. 회개한 하나님 백성들은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혀 참된 예배, 참된 안식, 참된 금식과 기도생활을 회복할 수 있다. 그 회개의 바탕 위에 무차별적인 사회적 자비실천을 수행할 때 하나님백성 공동체의 인적, 물적, 영적 재건이 실현된다.

이사야 58:6-11은 회개한 하나님 백성들이 시작하게 될 사회적 자비 실천의 목록을 제시한다. 부당한 결박을 풀어주는 것, 멍에의 줄을 끌러주는 것, 압제받는 사람을 놓아주는 것, 모든 멍에를 꺾어버리는 것, 굶주린 사람에게 먹거리를 나누어주는 것,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입혀주는 것, 곤경에 처한 골육지친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 이것이 하나님백성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는 행위이자 하나님과 영적 소통을 촉진시키는 참된 예배, 참된 기도, 참된 금식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런 사회적 자비실천을 축적해 온 공동체에게서 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다시 세울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배출될 것임을 선언하신다.

요즘 해방신학의 영성을 갖고 전면에 나선 교황 프란체스코는 신자유주의적 글로벌 금융자본가들의 약탈적 금융산업을 비판하며 세상 끝에 내던져진 사람들과의 살가운 접촉을 유지하면서 가톨릭교회의 거대한 영적 흡인력을 과시하고 있다. 종교개혁 교회들이 무자비한 적자생존경쟁 이데올로기에 무임승차한 채 세속화되고 있는 사이에 가톨릭교회의 수뇌부가 오히려 하나님나라 복음을 외치고 있다. 기이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개신교회가 니골라당(분열주의)과 이세벨(세속주의)의 교훈에 지배당하고 영적 활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사이에 가톨릭교회를 통해 성경 원복음의 메시지를 다시 듣게 하신 하나님이 개신교회를 깨우시고 계신다. 참된 복음, 참된 교회를 회복하라고 요청하신다.

성경에 나오는 참된 “복음”과 “교회”는 불의한 정치와 불공평한 경제정책의 부산물로 생겨난 사회적 약자들을 나사렛 예수의 성만찬 식탁으로 초청하는 구원잔치를 주도한다. 환대와 영접의 구원잔치가 나사렛 예수의 하나님 나라다. 사회적 배제를 당하고 삶의 존엄성을 파괴당하여 으깨어지고 부서진 사람들의 운명을 끌어안고 그 운명을 하나님께 도고하고 아뢰는 교회, “하나님 나라”의 지체가 된 그런 교회에서 난 자가 세상만민을 살리고 황폐한 곳을 새롭게 하고 역대에 파괴된 기초를 재건하며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의 땅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하나님께서는 비참한 사람들의 운명을 우리가 책임질 것처럼 끌어안고 기도할 때 비참한 사람들을 치료하고 고치기 위하여 젊은 영적인 후손들을 교회에 보내 주신다.

   
 

강남 8학군에서 인재가 나는 것이 아니라 비참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눈물을 보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 가운데서 나라와 문명을 새롭게 창조할 인재들이 나온다.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고 멍에를 깎아주고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고 벗은 사람에게 옷을 벗어주고 골육을 위하여 골육을 피하여 숨지 않도록 인격함양을 돕는 교회가 인재양성의 산실이다. 사회적 자비 실천을 일삼는 가문에서 인재가,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교회에 원시림 같은, 레바논의 백향목 같은 인재를 자라게 하신다. 북한 동포들을 거룩하게 흡수통일하려면 남한사회가 2류 국민 대접받는 연약한 자들을 품어야 한다. 그 연약한 자들, 굶주린 자들, 헐벗은 자들을 영접하고 환대하는 일을 앞장서서 할 기관은 바로 교회다. 교회는 만유를 통일시키고 화해시키는 하나님의 만유통치 보좌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회권/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

김회권  haekwon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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