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밝혀지는 장동건의 죽음과 또 다른 의문

▲ 8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은 영화 '친구'
▲ 8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은 영화 '친구'
[뷰티한국 윤지원 기자]2001년 등장한 영화 ‘친구’를 통해 장동건은 일약 톱스타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고 유오성은 영화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곽경택 감독은 흥행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거칠지만 서로를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부산 사나이들을 세밀하게 그려낸 영화 ‘친구’는 800만이 넘는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됐다.

그로부터 12년 후 곽경택 감독은 ‘친구2’를 가지고 돌아왔다. 유오성은 그대로였지만 장동건 대신 젊은 피 ‘김우빈’이 빈자리를 채웠다.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해졌다. ‘동수’를 죽인 혐의를 인정하고 감옥에 들어간 ‘준석’은 출소를 얼마 앞두지 않고 학창시절 친구의 아들인 ‘성훈’을 부탁받게 된다. 거친 울산 사나이인 성훈을 부산 조직들로부터 보호하던 준석은 17년 만에 출소하게 되고 뒤바뀐 세상에서 예전 부하인 ‘은기’의 배신을 눈치 챈 준석은 성훈을 오른팔로 삼으며 은기와 한판 승부를 준비한다.

▲ '준석'의 아버지로 등장해 카리스마있는 연기를 보여준 주진모
▲ '준석'의 아버지로 등장해 카리스마있는 연기를 보여준 주진모
어렵지는 않은 스토리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머리가 좀 아플 것 같다. ‘친구’때도 그러했듯 중간 중간 과거 장면이 제법 많다. 특히 유오성의 아버지이자 조직의 초대 보스인 주진모의 연기가 인상 깊다. 선 굵은 남자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도 70년대 발전하기 시작한 부산의 미래를 내다보고 주먹보다 재력을 준비하는 치밀함까지 보여준다. 반면 영화의 절반을 맡고 있는 김우빈의 과거 장면은 상대적으로 분량도 적고 현재 상황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해 다소 아쉽다.

▲ 스크린 첫 데뷔지만 안정적인 김우빈의 연기
▲ 스크린 첫 데뷔지만 안정적인 김우빈의 연기
스크린에 처음 데뷔하는 김우빈은 확실한 반항아 이미지를 구축해냈다. 이전에 맡아왔던 반항아 연기가 성에차지 않았다고 밝혔듯이 ‘친구2’에서는 독이 오른 건달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모델 출신인 만큼 훤칠한 키와 긴 팔다리에서 나오는 액션도 볼만하다. 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연기자지만 무대 경험이 있어서인지 눈빛연기로는 유오성과 함께해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유오성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속마음을 털어놓는 신은 김우빈의 매력이 빛난 명장면이다.

‘준석’이라는 같은 인물로 돌아온 유오성의 외모는 전작을 찍은 지 12년이 지났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그대로이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17년 만에 다시 본 세상과 믿었던 부하의 배신, 뒤늦게 알게 된 ‘동수’의 아들인 ‘성훈’과의 갈등을 겪으며 세상에 대한 회한을 느껴가는 준석의 피로함이 유오성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 ‘친구’에서와 같이 패기 있고 젊음을 무기로 무작정 나섰던 ‘준석’대신 ‘친구2’에는 노련함과 사려 깊음으로 무장한 중년의 ‘준석’이 존재한다. ‘친구’를 복습하고 ‘친구2’를 보러간다면 더욱 새로운 감회를 느낄 수 있을듯하다.

▲ '친구'를 통해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유오성
▲ '친구'를 통해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유오성
‘친구’때도 장동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 풀리지 않고 끝났기에 답답함을 느낀 관객들이 많았다. ‘친구2’에서 장동건의 죽음에 대한 비밀은 풀리지만 아마 영화를 본 관객들은 또 다른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유오성은 이제 “끝내야 할 때”라고 말했지만 ‘친구3’가 제작되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겠다는 김우빈이 있으니 조금은 기대감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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