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매출 감소, 병행수입 등으로 이미 온라인에서는 가격 파괴

 
 
최근 국내에 수입되는 해외 유명 화장품사들의 가격이 다른 국가보다 높다는 지적들이 나오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유명 수입 화장품 대표가 ‘앞으로 화장품 가격을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수입 화장품 가격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수입 화장품 가격이 비싼지, 그리고 도대체 화장품 최종 소비자 가격 책정의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으며, 과연 유명 수입 화장품사들이 가격대를 앞으로도 고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해외 화장품사들이 비싼 이유는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대두되어 왔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다.

오히려 유럽과 미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경우는 FTA 체결로 관세가 인하되면서 가격대를 낮추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들 수입사들은 국내 마케팅 비중 확대를 이유로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으며 최근 가격대 유지를 선언한 유명 화장품사 대표는 원부자재, 원료, 연구개발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과연 이들이 주장하는 것이 합당한 이유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먼저 화장품 최종 소비자 가격 책정의 통상적인 방법에 대해서 말해 보기로 하자.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보면 화장품 최종 소비자 가격 책정은 원료, 원부자재, 제조, 물류, 유통 마진, 모든 인건비, 홍보 마케팅 등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물론 중소기업들이나 개인 기업 등 회사 브랜드가 없는 기업 등은 이러한 마진율을 철저하게 계산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하지만 소위 우리나라에서 ‘명품’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기업들이나 대기업들의 화장품 최종 소비자 가격 책정은 중소기업과 다르다.

처음 제품을 출시할 때부터 해당 브랜드가 판매되는 유통, 비슷한 제품들의 평균 가격 등 시장 조사를 통해 가격이 책정된 이후에 제품이 제조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화장품 OEM사들이 활성화되면서 ‘이런 식으로 얼마에 만들어 주세요’가 제조 과정의 관행이 되면서 중소기업들도 사실상 최종 소비자 가격 책정을 미리 계획한 상태에서 제품을 제조한다. 결국 제조 원가 부분이 최종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유통 특성상 제조 원가는 최종 소비자 가격에 평균 7% 선을 넘지 않는다. 유통 마진이 일반적으로 50% 정도이기 때문에 원가를 높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화장품 기업이 자체 유통을 운영하고 있어 유통 마진율은 더욱 낮아진다. 결국 화장품 기업들의 마진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제조 원가 역시 인건비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은 내용물이 아닌 용기 가격이다. 평균 제조 원가의 50% 이상이 용기 가격이다. 그것도 최종 소비자 가격의 10%를 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원가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화장품 기업들이 소재 개발을 위해 투자한 연구개발 비용 등을 고려하면 화장품 제조 원가는 올라간다.

하지만 대부분이 OEM 생산을 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소재나 원료를 개발했을 경우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투자 대비 마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일부 수입 화장품사의 경우는 2003년 이후 연구 성과가 거의 없는 곳도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수입 화장품사들이 판매되는 백화점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백화점의 판매 수수료율은 35%선이다. 여기에 입점 비용이나 인테리어, 판매사원 인건비 등을 더해도 유명 수입 화장품사 기준으로 한 매장에서 최종 소비자 가격에서 빠지는 비용은 50%를 넘지 않는다. 일부 수입 화장품 브랜드사의 경우는 입점 비용이나 인테리어 등의 비용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광고 마케팅 비용의 경우도 우리나라에서 전체 매출 대비 광고비를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화장품사인 미샤를 기준으로 월 30억원 이상 광고비를 지출하는 수입 화장품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여기에 국내 수입 화장품사들이 국내에서 사회공헌으로 사용되는 금액이 전체 매출에 평균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수입 화장품사들이 가져가는 돈은 적지 않다.

브랜드 가치 기준은 어떤가.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제품이니 한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처럼 장인이 한땀한땀 땀방울을 흘리며 만든 제품인가를 생각해 보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화장품 중 대부분은 중국, 일본 등 자국이 아닌 타국에서 OEM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우도 있다. OEM 생산 제품을 장인이 만든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자국 내에서는 백화점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은 적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보아도 우리나라에서는 백화점만 고집하던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은 드럭스토어나 약국, 심지어 잡화 매장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만을 고집하는 유명 수입 화장품들의 영업 전략은 우리나라에 세포라 같은 유명 수입화장품 편집숍이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결국 수입 화장품사들이 백화점에서 벗어나야만 최종 소비자 가격이 인하될까. 이미 수입 화장품사들의 가격 인하는 현실화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가격대를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매출 감소 등으로 프로모션과 세일 등을 확대하는 움직임들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병행수입 확대로 온라인쇼핑몰과 소셜커머스는 물론, 최근에는 헬스&뷰티숍에서 할인 된 가격에 판매되는 수입 화장품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백화점만 고수하던 수입 화장품들이 최근에는 로드숍에 진출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새로운 전략 변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들도 할 말은 없다. 우리나라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 역시 중국 등에서는 백화점에서 판매되며 소위 ‘명품’ 이미지를 입히고 가격대도 우리나라 보다 높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입 화장품의 가격대 인하가 현실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제품이든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제품은 현대 사회에서 생존할 수 없다. 그 이유가 기업 윤리든, 제품력이든, 가격대든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지 않기 위해서 기업은 스스로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수입 화장품을 우리나라에서도 가까운 대형마트나 편의점, 헬스&뷰티숍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든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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