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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진보든 보수든 군사주권을 생각할 때다동북아 세력 개편 시기에 생각하는 한국의 군사주권
   
 

1949년 중국에 공산혁명이 일어난 이래 1960년대 말 까지 미국의 대 중국정책은 중국 고립 정책이었다. 미국은 모택동의 중화인민공화국을 아예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취급하지 않고 작은 섬나라에 불과한 타이완이 중국을 대표한다고 억지를 부렸다. 뿐만 아니라 중국 혁명의 다음해에 발생한 한국전쟁에서 중국의 개입으로 한반도 통일의 뜻을 이루지 못해 자존심을 상한 미국은 중국이 국제질서에 편입하려는 것을 기필코 저지하였다. 그래서 타이완이 중국을 대표한다고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비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일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중국의 국제적 위치를 재조정한 사람이 미스터 반공(Mr.Anticommunism)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리차드 닉슨 대통령이었고 그의 막료인 헨리 키신저 박사였다. 국제 정치학자인 키신저에게는 중국을 고립시킨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 동시에 위험한 일이었다.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악화되어 있는 마당에 소련을 견제하는 데 가장 이용가치가 많은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치루었다는 과거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이 나라를 국제정치에서 제외시켜 버린다는 것이야말로 정치적으로 성숙한 나라, 미국의 정책으로는 너무나 유치한 것이었다.

국제정치에서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고 국제정치는 권력과 권력의 각축장이지 이데올로기의 싸움은 아니라는 것이 키신저의 생각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는 중국이 국제정치의 장에서 제외된다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키신저는 판단했다.

그보다는 중국을 국제정치 안으로 들어오게 해서 기존 게임의 법칙에 동의하게 만드는 것이 국제질서를 안정된 체제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런 키신저와 닉슨의 계산이 중국을 국제무대에 오르게 했고 우여곡절 끝에 개방을 촉진하게 하였고 결국에 가서는 공산주의도 포기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반공주의자들이 공산주의 나라와 화해의 길을 열어서 결국 공산주의를 변하게 만든 것이다.

그 후 40년간 중국의 경제는 급성장하여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가 되었는 데 반해 미국의 경제는 쇠퇴해 이제 재정적자, 무역적자, 외환적자와 더불어 생산의 저하, 실업의 증가, 부채의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가 되었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채권과 달러화를 대량으로 비축해 놓고 미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은 미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현상은 군사적인 면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몇 차례에 걸친 우리 서해상의 한미 연합 작전 훈련이 대표적인 예이었다. 만일 중국이 태평양의 공해나 큐바의 앞 바다인 카리브 연안에서 미국을 상대로 실전 훈련을 한다면 미국의 반응이 어땠을까를 상상해 보면 서해안의 한미 훈련에 대해 중국이 얼마나 화가 났을까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까지 찾아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군은 이제 아시아에 중점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아주 노골적으로 중국에 대한 군사 견제를 선언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은 일본, 한국, 필리핀, 심지어는 호주, 미얀마, 인도까지 포함하여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이 추구하는 동북아의 새 질서, 다시 말해 다국적 동맹을 통한 중국 견제 정책은 중국과 인접해있는 분단국 한국으로서는 반가운 것이 되지 못한다. 특별히 동북아에서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일본을 최대의 라이벌로 여기고 있는데 남한이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도 군사동맹관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긴장고조를 자초하는 일이다.

미.소의 대결로 벌어진 냉전이 한반도에서 현실화되어 우리 민족은 동족상쟁의 한국전쟁을 치루었고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야 했는데, 이제 미.중 간의 새로운 냉전이 다시 한반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는 한미동맹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남한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남한은 한미동맹에 묶여서 군사주권을 제대로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지적해야 할 것은 미국은 동북아에서 군사적 헤게모니를 유지할 만한 충분한 경제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입으로 이야기하고 약간의 미군을 남한에 주둔시킨다고 해도 그 경제적 부담을 한국 정부가 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한미 동맹이 한국에 가져다 주는 이익은 유사시에 미군이 자기를 지켜주리라는 남한 백성의 심리적 안정감이 대부분이라고 보아야 하는데 그것 역시 보장되지 않은 환상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미국 불패의 신화는 이미 예전에 사라졌다는 것은 월남전 이래의 미국 전쟁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동북아에서 군웅을 다투는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적이라고 간주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나 밀접해 있다. 월러스타인의 말대로 이 두 나라는 당분간 서로를 필요로 하는 협력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그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의 정책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 미국, 중국과 등거리 외교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한국은 그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

중,미 등거리 외교를 위해서 일차적으로 해야 할 것은 한국이 외세 의존주의에서 벗어나서 자주국방을 정책 목표로 삼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도 한미동맹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고 전투작전권은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져와야 한다. 군사주권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구도 거절하지 못했고 대 이란 경제제제 요구도 거절하지 못하여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여야 하지 않는가? 보수주의자 박정희의 꿈이 자주국방이었고 진보주의자 노무현의 정책이 전투작전권의 회수였음을 생각하면 이것은 진보냐 보수냐 하는 것을 따질 사항도 아니다. 이제 미국과 중국의 힘의 변화가 우리에게 자주국방의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또 군사주권을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남한은 주체사상을 신봉한다는 북한의 진정한 협상 상대가 될 수 없다. 휴전협정에서 대한민국의 의사가 철저히 무시되었듯이 북한은 모든 중요한 협상은 미국과의 직접 담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대한민국이 주권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한은 미국의 허락 없이는 군사 행동을 할 수 없기에 아무런 군사 보복을 하지 못하리라고 자신하고 북한은 2010년 11월에 연평도 폭격을 감행한 것이다. 결국 일방적으로 폭격을 당한 남한은 이렇다 할 군사적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치욕을 감수해야 했다.

군사주권이 없이는 평화를 위한 협상에서도 남한은 북한에 대해서 당당하게 설 수가 없다. 군사문제를 논의하지 않는 평화회담은 애시 당초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군사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에 한계를 갖고 있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유사시에는 북한과 일전을 불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수주의자나 무슨 수가 있어도 북한과의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진보주의자에게 있어서도 한국의 전투작전권은 필히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껏 미국의 군사적 헤게모니가 남한의 전투작전권 포기를 강요하였고 어떤 면에서는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경제적 도움이 되는 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군사적 헤게모니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든 처지가 되어가고 있고 그래서 한국이 한미동맹에만 의지한다는 것은 한국에 경제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위험천만한 일이다.

특별히 우리가 남북통일을 생각한다면 중국의 역할이 상당히 클 것이 틀림없는데 남한이 중국과 대결 국면으로 들어간다면 남북통일은 더욱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이미 중국은 한국의 제일의 무역 파트너이고 대외 수출의 35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데 남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등한시 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밖에 없다.

한반도가 더 이상 한국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민족의 힘을 모아 냉전이 아닌 데땅트를 한반도에서 실천해야 한다. 물론 북한과의 화해와 지속적인 접촉을 통한 평화공존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미 핵을 갖고 있는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이나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정책임이 틀림없다.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라도 남한은 군사주권을 하루라도 빨리 되찾아야 한다. 이것은 한미 FTA 반대론자들이 우려하는 경제주권의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이다.

한국 전쟁 이후 처음으로 군사주권을 수립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고 있음은 민족국가로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 이상 한미동맹의 수정을 두려워하지 말고 군사주권의 확립을 향해 긍정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주권국가의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우리의 자존심이지 않겠는가.

박문규(캘리포니아 인터내셔날 대학 학장, 정치학 박사)

박문규  ciumkp@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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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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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phzibah 2012-02-15 15:18:35

    감사합니다. 최근 알게 된 것들에 대해 학장님께서 어떤견해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했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삭제

    • 박문규 2012-02-15 10:12:42

      잘 모르는 것을 아는체 하는 것도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프리 메이슨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관심도 별로 없음. 미국의 초대 대통열 죠지 와싱톤, 독립 선언과 헌법 제정 때 원로 정치인 벤자민 프랭클린, 대륙회의 의장이었엇던 죤 행코크가 프리메이슨 이었음. 종교간의 평등을 이야기 하는 집단이어서 기독교 중심의 사회에서는 비밀 결사로 있어야 했슴. 현재 영향력에 대해서는 나는 회의적.   삭제

      • hephzibah 2012-02-10 18:27:36

        프리메이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삭제

        • hephzibah 2012-02-10 18:17:33

          댓글을 오늘에야 보았습니다.
          멀리서 조국의 안위에 관심을 가지고 댓글까지 세밀하게 보고 계신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학장님께서 질문하신 한미동맹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배웠고
          수정의 방향도 민족의 차원에서가 아닌 세계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개인적으로는 하나님나라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삭제

          • hephzibah 2012-02-10 18:12:43

            한미동맹 50여 년의 역사에서 미국은 한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다. 안보의 일부분은 미국이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경제성장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생존을 담보하는 ‘생명줄’이자 압축성장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미동맹은 그 효율성과 정합성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성공적인 동맹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삭제

            • hephzibah 2012-02-10 18:11:56

              이제 한미동맹은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를 포괄하는 ‘포괄적·역동적·호혜적 동맹관계’로 발전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삭제

              • hephzibah 2012-02-10 18:11:21

                북한이 통일의 선결조건으로 미군철수를 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사회 일각에서도 즉각적인 미군철수가 비록 구호의 차원이지만 등장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안보의 불안요인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한미동맹을 맹신해 스스로의 국가안보를 소홀히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한미동맹 무용론은 국제정치의 냉혹함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무지의 소산이다.   삭제

                • hephzibah 2012-02-10 18:10:47

                  자주라는 구호가 매력적이긴 해도 전세계적으로 자국만으로 안보를 책임지는 나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영국, 독일 같은 선진국에도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EU의 국방도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심지어는 러시아, 미국도 동맹국과 협조해 국방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핵무기로 무장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뿐만 아니라 북한의 급변사태 혹은 중국의 급부상 등으로 인해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이 일시에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안전장치라는 측면이 있다. 2009년 당시 동맹해소와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급진론과 한미동맹에 어떠한 수정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현상유지론 사이에 다양한 주장이 있었다   삭제

                  • hephzibah 2012-02-10 18:10:04

                    냉전시대에 형성된 한미동맹의 틀은 21세기에는 탈냉전시대의 조류에 맞게 변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양국관계는 이전의 다소 일방적이며 의존적이고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며 동맹관계는 한반도 안보를 넘어선 지역안보 동반자로서 그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2009년 당시 결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의 대한민국으로의 환수 문제도 한미간의 전통적 우위를 손상시키지 않고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삭제

                    • 박문규 2012-02-07 08:28:07

                      아까 보낸 댓글에 한자 수정
                      헤게모니: 주도권, 패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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