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규수(해피런㈜ 대표이사)
▲ 노규수(해피런㈜ 대표이사)
살다보면 점심 식사를 혼자 해결해야 할 때가 더러 있다. 그럴 때는 왠지 쑥스럽다. 아침이나 저녁 식사는 대부분 가정에서 먹기 때문에 혼자 먹어도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집밖에서 먹는 점심의 경우 혼자 식당에 들어가 혼자 자리를 잡고 혼자 먹는다는 것은 추운 겨울 날씨 만큼이나 춥다.

밖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많은 세상 사람들 중에 나만 혼자일 때 어느 누구라도 외톨이의 심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종의 사회적 범죄라는 ‘왕따’라는 집단행동은 어느 누구를 꽉 막힌 우리 속에 가두어 놓고, 그 사람의 ‘괴로운 외로움’을 보고 즐기는 잔인한 폭력이다.

그래서 최소한 둘이어야 인간(人間)이라 말한다. ‘인간’이라는 단어의 원래 뜻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서로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말벗이 필요한 이유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 그 둘이 힘을 합하면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에너지로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것이 ‘하늘의 뜻’이다. 그래서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비록 혼자 힘으로 얼마든지 들 수 있는 백짓장일지라도, 둘이 드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이라는 뜻일 게다.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말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봤다. 말이 혼자 끌 때와 둘이 끌 때 과연 그 힘은 두 배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를 관찰했다.

어느 마을에서 가장 무거운 수레를 끌 수 있는 건강한 말을 뽑는 대회가 열렸다. 그 대회에서 1등한 말은 2000kg이나 되는 썰매를 끌었다. 그리고 2등한 말은 1800kg이나 되는 썰매를 끌었다.

과학자들은 이 두 말이 힘을 합하면 얼마만큼의 무게를 끌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일반적인 상식은 2000kg+1800kg=3800kg을 끄는 것이다. 그래서 두 말이 함께 썰매를 끌 수 있도록 하고 결과를 관찰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3배에 이르는 5500kg이나 되는 썰매를 끄는 것이었다.

이것을 기계의 힘으로 대체시켜 봤다. 말과 말이 서로 상대에게 힘을 미루지 않고, 서로 부딪히는 등의 조건을 배제한 상태에서 이 두 말이 최대의 힘을 발휘했을 때를 모형으로 설계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4배의 힘을 나타냈다.

과학자들은 ‘말 한 필의 힘’의 이름을 마력(馬力. HP:horsepower)이라고 불렀다. 스코틀랜드 공학자인 제임스와트(James Watt)가 힘센 복마(卜馬 : 짐마차를 끄는 말)로 실험을 해서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마력(馬力)이 둘 이상 힘을 합하면 신비한 마력(魔力)이 된다. 따라서 수학 공식도 수정해야 했다. 1+1=2지만, 1마력+1마력=4마력이다. 1+1=4가 된다고 해고 전혀 틀린 답이 아닌 것이다.

이 같은 1+1=4의 힘을 태초에 신(神)도 인정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아담을 위해 이브를 만들어 함께 살도록 했다. 사람 둘이 함께하면서부터 인간이 비로소 ‘인간'이 됐다.

인간이 되기 전부터도 에덴동산은 낙원인 곳이었다. 거기 살던 아담에게는 아무 근심 걱정이 없었다.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과일나무들이 즐비했다. 그 에덴에서 강물이 흘러 비옥한 옥토들을 적셨고, 그 땅에 각종 과일들을 경작하여 먹게 했다.

그러나 신이 보기에 아담은 외로웠다. 인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리 먹을 것이 많아도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하는 아담에게 그곳이 낙원이 될 수 없었다. 낙원이란 적어도 둘 이상이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어야 했기에, 아담을 위해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새롭게 만들었다. 그것이 하늘의 뜻이다.

결국 이 에덴동산에서도 1+1=4의 공식이 나타났다. 1(아담)+1(이브)은 결합(결혼)이었으며, 그 ‘함께하기’는 4(아담, 이브, 가인, 아벨)라는 가족구도를 형성했다.

그로 인해 인류는 1+1의 원리로 함께 살아야 훨씬 아름다고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함께 살아가는 힘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둘이 힘을 합하면 엄청난 마력(魔力)을 발휘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결혼 안 하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사람들은 나이가 많이 들면서 깨닫게 된다고 한다. 1+1=2의 상식적 값을 넘어 3이나 4의 결과를 스스로 터득하기 때문이다.

신은 성경의 전도서(4:9-12)에 이렇게 기록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 하느니라”

신은 두 사람이 함께 수고하면 좋은 상을 얻을 것이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둘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두 사람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

어느 초원에 얼룩소, 검은소, 붉은소 세 마리가 함께 살고 있었다. 사자는 그 소들을 잡아먹고 싶었다. 그러나 세 마리의 소는 사자가 덤벼들면 언제나 힘을 합쳐 한꺼번에 대항했기 때문에 잡아먹을 수가 없었다.

하루는 풀밭에 얼룩소가 따로 떨어져 있었다. 사자는 가까이 다가가서 은근한 목소리로 “너희 중에 가장 힘센 것은 자기라고 붉은 소가 뽐내더라”고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얼룩소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셋이 힘을 합해 적과 싸워왔는데, 붉은소가 모두 제 힘으로 그렇게 된 것처럼 말을 했다하니 건방지기 이를 데 없었다.

사자는 다시 붉은소와 검은소 있는 데로 가서는 또 그런 얘기를 했다. “너희들 중에 얼룩소가 제일 기운이 세고 다른 짐승에게 지지 않는 것도 얼룩소 때문이라고 하니 그게 사실이냐?”고 두 마리 소에게 물었다.

두 마리의 소는 어이가 없었다. 붉은 소는 화를 못 참고 얼룩소에게 덤벼들었다. 얼룩소도 기분 나쁜 것은 마찬가지인지라 있는 힘을 다해 덤볐다. 검은 소가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두 마리는 만나기만 하면 싸웠다. 이 날부터 세 마리의 소는 같이 놀지를 않았다. 사자는 좋아라 하며 소들을 차례로 잡아먹었다는 이솝우화 이야기다.

초원의 소들도 여럿이 모여 함께 풀을 먹을 때 맛있었다. 그래서 혼자 먹는 점심이 이래저래 맛이 없는 모양이다. 과학자들은 기러기가 혼자 나는 것보다 함께 날 때 71%나 더 오래 날아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V자 대형으로 공기흐름을 형성하여 뒤따르는 기러기들의 비상을 쉽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V는 승리(빅토리)를 상징한다.

나는 KBS-TV가 일요일 밤 방송하는 ‘강연100°C’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주로 어려움을 극복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인생스토리인데, 그 강연 속에는 그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힘의 배경이 있었다. 그들 곁에는 항상 그들과 함께 하늘을 날고자 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조금만 상대를 배려하는 눈으로 보면, 세상은 참 아름다워진다. 이제 가을도 깊어가고 곧 겨울이 오는 계절이다. 추운 겨울에 혹시 빈방에서 혼자 쓸쓸히 점심을 먹은 사람들이 주변에 없는지 살펴볼 때다.

그렇게 되면 올해 우리의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따뜻해질 것이다.

노규수_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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