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꼬리표 떼고 스포츠 아나운서로 자리매김 하고파~

▲ 학창시절부터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는 KBSN스포츠 박지영 아나운서(의상협찬=KNB스포츠)
▲ 학창시절부터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는 KBSN스포츠 박지영 아나운서(의상협찬=KNB스포츠)
[뷰티한국 김유리 인턴기자]요즘 스포츠 아나운서가 대세다. 그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이슈가 되고, 가끔씩 검색어 순위에 오를 만큼 인기가 뜨겁다.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다 2012년 미스 서울 선에 당선되고 지금은 KBSN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약하고 있는 박지영 아나운서. 온화한 미소, 나긋나긋한 말투를 보니 이제 한 시즌을 보낸 그녀가 정글 같은 방송가에서 어떠한 전략과 무기로 생존하고자 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이제 미스코리아 출신이 아닌 스포츠 아나운서로서의 존재감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박지영 아나운서와의 만남을 가졌다.

스포츠아나운서가 되고자 했던 이유는?
아나운서에 대한 꿈을 키우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스포츠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고 준비하지는 않았어요. 학창시절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던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가 다닌 고등학교가 핸드볼, 골프, 탁구 등 유난히 체육 과목이 많아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거든요. 대학에서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레 PD, 작가, 촬영 등의 경험을 통해서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학창시절 배웠던 과목들이 지금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스포츠아나운서가 하는 일은 무엇이고 방송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경기 전에 사전인터뷰라는 것을 해요. 감독과의 사전 인터뷰에서는 오늘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 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기 전략이나 선수의 컨디션 등을 체크해요.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특히 야구 같은 경우 4시간이나 하는 등 경기 시간에 비해 5분정도로 짧게 출연하지만 철저한 준비로 5분 안에 모든 것을 보여드려야해요. 또한 스포츠 아나운서는 하루의 스포츠 경기들을 정리하는 스포츠 하이라이트 방송이나 관련한 행사 등 현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얼마 전 터키에서 개최한 2013 경주-이스탄불 세계문화엑스포에서 제가 패션쇼 사회를 봤어요. 그만큼 스포츠를 넘어서 글로벌한 행사도 진행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스포츠 아나운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다른 아나운서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경쟁력이라면?
저를 표현하는 한마디가 바로 ‘차분함’인데요, 처음에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선배님들이 성대모사를 하실 정도로 목소리도 저음이라 스포츠 특유의 현장감을 살리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승패가 항상 엇갈리는 현장에서 누군가는 차분하게 인터뷰나 상황을 이끌어가는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얼마 전 제가 리듬체조 중계에 데뷔했는데 첫 중계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어조로 무사히 잘 마쳤어요. 리듬체조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의 중계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첫 방송 때의 기억은?
여자축구리그였어요. 큰 실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인터뷰가 처음이다 보니까 너무 어색했어요. W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아직 어린 여자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부끄러움이 많거든요.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내려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신입 아나운서가 그럴 여유가 어디 있겠어요. 완전 어색해져 버렸죠.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는 사람까지 어색하게 만들진 않았을까 걱정될 정도로 무미건조하고 형식적인 인터뷰였어요. 그래서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나네요.

스포츠의 매력은 무엇이며, 특히 좋아하는 스포츠는 무엇인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만큼 스포츠의 매력이 무궁무진한데요, 스포츠를 단순히 응원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각본 없는 드라마, 예측불허라는 매력을 꼽았겠지만, 스포츠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한 경기를 위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구슬땀을 흘리고 감독들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며 얼마나 많은 팬들이 울고 웃는지 알게 됐어요. 그래서 스포츠의 매력을 한마디로 압축하기 부담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야구공이 방망이에 맞아 담장을 넘어가고 버저비터 소리와 동시에 바스켓 속으로 들어가는 농구공을 가까이서 볼 때의 짜릿함, 도저히 끊기 힘들죠. 이번 시즌 첫 농구 인터뷰를 나갔는데 제일 좋아하는 종목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두 시즌  째 나가는 종목이라 더 애착이 가기도 해요.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유독 미녀 아나운서들이 많은데, 외적인 조건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나?
스포츠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모든 아나운서들이 자신만의 개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스포츠팬들의 열정 덕분에 스포츠 현장에 있는 아나운서들이 더 부각되는 것이 아닐까요? 외적인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문성이나 인성 등 다양한 면들을 봐요. 특히 KBSN스포츠의 면접에서는 인성의 영향력이 커요. 전문적인 지식은 공부하면 되지만 인성은 쉽게 얻을 수 없거든요. 텔레비전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 특성상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호감이 가는 외모를 가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인성이 훌륭하다면 자연스레 얼굴에 선한 인상이 나와요. 시청자들은 그것을 원하기 때문에 외적인 조건에 집착하는 것보다 좀 더 내면을 가꾼다면 외모는 자연스레 따라오게 돼있어요.

 
 
스포츠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배구 인터뷰 했을 때가 기억나네요. 갓 입사하고 배구시즌에 적응할 때 인터뷰 중 선수가 코피를 흘렸어요. 너무 놀란 나머지 진행을 못하고 “코피가....”라며 당황한 표정이 그대로 생방송을 타버렸어요. 또 다른 에피소드는 이것도 배구인데요, 최귀엽선수가 처음 인터뷰를 했던 모양인지 많이 긴장하는 모습이었어요. 마이크를 건네며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갑자기 마이크를 잡은 제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인터뷰를 했었어요. 생방송이라 중간에 뺄 수도 없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나요.

운동선수들 중 혹시 호감을 표현하는 사람은 없었는지?
호감이라기보다 자주 보는 선수들은 친근감이 있어요. 처음 본 선수들 보다는 그래도 두 번 세 번 본 선수들에게 더 친근감을 가지고 인터뷰를 하게 되거든요. 경기를 보고 경기 내용을 정리하고 경기 후에는 선수들을 인터뷰를 하기에 바빠 선수들이나 아나운서들이나 따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어요.  

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요즘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고 그래서 점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잖아요. 7전8기라는 말처럼 평정심을 유지하고 될 때까지 꿈을 가지고 도전하다 보면 어느새 그 꿈과 닮아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요. 주위에 같이 준비했던 동기들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준비했던 사람들이 결국에 다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을 봤어요. 당장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꾸준하게 준비하세요!

미스코리아 참가가 인생에 어떤 영향을미쳤는지?
많은 분들이 미스코리아를 비롯해 여러 대회 참가를 통해 방송으로 진로를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꿈을 키우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하지만 저는 참가 전에도 방송을 꾸준히 하고 있었고 기상캐스터로 활동할 당시에도 회사에서 자기계발을 위해 나간다는 점을 감안해서 합숙도 보내주셨어요. 미스코리아 면접 때 방송을 꾸준히 하고 직장도 있는데 왜 나오려고 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저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서 성취감을 얻고 또 그걸 바탕으로 자존감을 높이고 싶었어요. 그 때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기 위해 출전했고 저의 도전은 입상을 떠나서 성공적이었어요. 다양한 경험과 동시에 정말 소중한 20대의 추억이 생겼기 때문이죠.

앞으로 스포츠아나운서로서의 꿈은 무엇인가?
제가 작년에 KBSN스포츠에 입사해 아직 걸음마도 떼지 않은 새내기예요. 선배님들은 한 종목을 이해하려면 최소 세 시즌을 봐야한다고 하셨어요. 그에 비하면 저는 아직 백지에 밑그림 조금 그렸는데 점점 저만의 색깔을 예쁘게 완성해 나가고 싶어요. 신인 선수들이 처음 프로입단 후에 시즌 내내 좋은 플레이를 하면 그 팬들은 다음시즌을 기대하고 응원하듯이 저도 한 시즌 무사히 잘 끝난 것 같아요. 야구시즌과 그리고 막 시작한 농구, 배구 시즌에도 현장에서 열심히 하는 아나운서 박지영이 되도록 노력할거예요.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김유리 인턴기자  youli0410@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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