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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남북관계를 결정하는 것KOLOFO 칼럼 제531호

우리 사회를 모질게 억눌렀던 코로나19는 남북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코로나 감염 가능성에 꽁꽁 싸매듯 모든 접촉과 교류를 차단했던 북한은 그나마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인도적 차원의 남북교류마저도 허용치 않았다. 남한 또한 국정 방향의 최우선 순위를 코로나 팬데믹과의 싸움에 두었던지라 개선되지 못한 남북관계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정체된 남북관계를 모두 코로나 문제로 정당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올 한 해 대남 및 대미관계에서 유난히도 거친 면모를 보였던 북한은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내걸면서 대미관계를 중단시킨다. 북미관계의 중단은 남북관계의 교착이다.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지 살포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이어지면서 남북관계는 험해졌다. 군사합의 무효화 선언은 서로를 일촉즉발 상황으로 몰아가는 듯 했으나, 북한은 예비한 듯 그 행동을 전격적으로 보류한다. 서해에서 발생한 남한 국민 총격사건은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표명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진전을 유보시키는 데 일조했다.

2012년의 남북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다음 변수가 중요하다.

첫째, 바이든 정부의 북미관계 방향 설정이다. 코로나 사태 해결과 사회갈등 해소, 기후변화협약과 이란 핵합의 복원, 미중 경제전쟁과 글로벌 리더십 복원 등 산적한 국내외 문제로 북한 문제는 후순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와는 다른 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지속할 것이나 적어도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예측불가의 자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북이 핵무기를 내려놓을 생각이 분명한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타진을 꼼꼼히 해 나갈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내걸고 있는 바텀업(bottom-up)도 따지고 보면 한 걸음씩 전진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북·미관계 진전의 방향타가 될 수 있다면 한국 정부로서는 지속적이며 성실한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추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의 종속변수로만 존재하게 한다면, 현재 상황을 탈피할 수 없음은 불문가지다.

둘째,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요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이다. 문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2021년 북한은 남북관계의 진전을 종용할 공산(公算)이 크다. 험했던 남북관계 속에서도 북한은 변화를 기대하는 메시지를 담아왔다. 지난 9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 속에서도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의 내용을 담은 남북정상간 친서 교환이 있었다. 서해 총격 사망사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사과, 당 창건 75주년 연설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김 위원장의 언급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긍정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최근 김덕훈 내각 총리는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이 지역 개발문제를 거론했다. 금강산 관광지구를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 원산·갈마 관광지구와 연계·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다만, 코로나19 종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금강산 관광을 위한 남북대화와 협력이 빠른 시일 내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병이 진정된 이후에는 관광교류 확대와 함께 금강산관광지구 개발에 대한 협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도 남북관계 개선 요구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전략노선과 발전계획을 제시하면서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와 협력제의를 담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요구는 남한의 자율적 대북정책 추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이는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관계와는 별개로 남북관계가 존재해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적 중재를 한국 정부가 해내야 하는 것과 같다.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배제되는 일만큼은 최소한 막아야 할 것이다. 이미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해, 한미연합훈련의 지혜로운 관리, 싱가포르에서 북미가 합의한 내용의 수용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종전선언 등 미국의 대북정책에 선제적으로 관여하고, 진전된 남북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임기 말 문재인 정부는 다시 한번 남북관계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분위기 창출이 필요하다. 의지와 노력의 결과로 남북관계는 달라질 수 있다. 2년 전 가졌던 남북관계의 골든타임은 앉아서 기다려 맞은 것이 아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

김영윤  kimyy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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