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도전기 - 너무나 정이 들어버린 친구들

<미스코리아 2010 한국대회> 미스코리아도전기 - 너무나 정이 들어버린 친구들

9월 11일
휴대폰을 보니 토요일이다. 여기 와서는 요일 개념이 없어진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 바쁜 일정을 소화할 뿐이다. 참가자가 80명 정도로 많은 인원이라 두 팀으로 나누어 일정이 진행됐다.

현지 통역이 전혀 없어서 내가 주최측 설명을 이해하지 못할 때면 룸메이트 리클이 고맙게도 천천히 다시 한 번 설명해준다. 이쿠미(일본)는 언어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많아 여러 나라 언어를 조금씩 알고 있다. 가끔 나에게 ‘너무 졸립니다’라고 말 할 때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저녁을 먹은 후 각자 자기가 가져온 자선행사 물품을 제출했다. 나는 한국적인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인사동에서 구매한 자수가 놓인 복주머니와 아기 신발을 제출했다. 사실 대회 참가 전 참가자들과 얼마나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선물 사기가 망설여져 고민하다 차마 준비를 못해 왔는데, 각자 자기나라 기념품을 선물로 줘서 놀랍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매일같이 종일 붙어 있다 보니 정도 빨리 들고 처음보다 훨씬 친해진 것 같다.

나는 선물을 보며 그 친구들을 기억하겠지만 그 친구들은 날 사진으로만 어렴풋이 기억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서운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선물을 못 준 만큼 남은 시간 깊고 깊은 정을 쌓아야겠다고 다짐했다.

9월 13일
중국오기 전 많은 분들이 음식을 조심하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아직까지 탈이 난 적은 없어서 다행이다.

아침식사 후 호텔 내부에 있는 큰 방에서 행사가 열렸는데 나라를 호명하면 한 명씩 레드카펫을 따라 워킹을 하고 포즈를 취했다.

식사 후에 관계자 분께서 다양한 무늬와 여러 가지 색깔로 된 큰 천을 몸에 몇 번 돌려 휘감더니 예쁜 옷을 만들어 주셨는데 너무 신기했다.

 
 
심지어 참가자 개인마다 별도의 스타일로 만들어주셨는데 가볍고 시원해서 이렇게 제작된 옷이 있다면 하나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쿠미에게 물어보니 말레이시아 옷이라고 설명해줬다.

말레이시아 의상을 입고 5명씩 그룹 샷을 돌아가며 찍었다. 처음 입어 보는 말레이시아 의상에 신나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밤이 되자 쓸쓸함과 외로움이 몰려와서 조금 괴롭기도 했다. 이제 조금씩 한국이, 가족이 그립고 보고 싶다. 여기서의 생활도 너무 재미있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이 연재는 2010 미스코리아 미 하현정 씨가 2011년에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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