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유통 환경 개선 위한 실질적인 대안 마련 필요

 
 
오늘날 산업 사회에서 진정한 ‘갑’은 최종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사는 소비자다.

그럼에도 최근 화장품 업계에 ‘갑의 횡포’ 의혹이 대두되는 것은 대한민국 유통의 고질적인 관행과 병폐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은 유럽이나 일본 등 화장품 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들과 달리 60여년의 짧은 산업 역사와 태생부터 제품을 파는 것을 목적으로 생성된 시장이라는 점에서 유통이 갖고 있는 권한은 매우 크다.

이미 정부에서도 판매 수수료 인하 문제를 거론하며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을 추진한바 있지만 좀처럼 국내 유통 환경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화장품 브랜드숍과 방문판매 대리점 문제 역시 결국은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에서 발생된 문제다.

우리나라 유통은 우선,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은 물론, 화장품 브랜드숍까지 선두 그룹은 모두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대대적인 물량 공세와 광고 홍보 등은 중소기업들이 도저히 따라 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 대기업들은 화장품만 놓고 보아도 주력 유통인 백화점과 홈쇼핑, 대형마트, 헬스&뷰티숍까지 다수의 유통을 보유하고 있어 유통 독과점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높은 수수료율도 문제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백화점은 35%선, 대형마트는 30%선, 홈쇼핑은 40%선, 화장품 브랜드숍은 40%선, 면세점 50%선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진출한 대형마트 코스트코의 평균 수수료가 15%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물론, 브랜드에 따라 중간 벤더 유무에 따라 수수료는 크게 증가하는 경우도 있고, 유명 브랜드와 중소기업 브랜드도 입점 수수료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판매 또는 입점 수수료에 각종 인테리어 비용, 홍보 판촉비, 할인 행사 등을 더하면 모든 입점 업체나 입점 점주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유통은 유통 나름대로 적정한 마진 구조라고 이야기 하지만 우리나라 유통들의 판매 수수료는 상식적으로도 너무 높은 것이다.

 
 
할인도 문제다. 대형유통의 경우 할인 행사시 부담을 모두 입점 업체에게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브랜드숍의 경우도 공급가의 5:5, 그것도 포인트 등으로 제공하는 것을 생각하면 입점 기업이나 가맹점주들의 부담은 더욱 크다.

여기에 최근 대형유통에 입점된 화장품 브랜드숍에 강요되었다는 백화점, 마트 등의 상품권 판매 강요 등이 더해지면 오히려 입점 업체 중 손해를 보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새롭게 생겨나는 신유통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례로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한 소셜커머스는 처음 15%선이었던 판매수수료율이 최근 25%까지 확대되었으며 할인 폭과 기간도 크게 늘었다. 아예 중소기업 중에서는 입점조차 힘든 경우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슈가 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숍과 방문판매 영역에서만 문제를 보고 있어 아쉬움을 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소상공인의 상생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유통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이는 매년 거론되는 입시제도, 부동산 문제와도 비견될 수 있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눈앞에 보이는 현상만을 보아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유통은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고 있다.

과거 수요를 못 따라가는 공급으로 제조사가 돈을 벌었던 시대와 달리, 공급 과잉으로 수요가 오히려 부족해 유통들이 돈을 버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유통 구조를 개선해 화장품 산업뿐 아니라 소비재 시장 전체에서 ‘갑의 횡포’라는 말이 없어지길 기대해 본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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