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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통일을 가져온 사람으로 살아가기대학 졸업 앞둔 ‘북쪽친구’ 김철훈 씨

 
“약 2만 명의 탈북자들은 남한사회에서 뒤처져 있는 비주류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한반도의 통일 그 자체입니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세계도 아는 사람이 통일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김철훈 씨 ⓒ유코리아뉴스
그냥 북쪽친구라고 하면 안 됩니까? 

‘새터민’,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등 북에서 온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들이 너무 많고, 마음에 드는 표현이 없다며 그가 건넨 말이다. 부산에서 온 친구를 부산 친구라고 말하듯이 북에서 온 사람들도 그렇게 불러달라는 것이다.

곧바로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던 ‘김철훈:새터민’을 ‘김철훈:북쪽친구’로 고쳤다. 현재 30대 초반의 나이로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는 탈북한 지 10년이 넘었다.

지난 시간 떠올려 보면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혼자라는 외로움, 낯선 환경에서의 생활로 힘든 나날들이었지만 남한에서 살아가는 ‘북쪽친구’로의 사명감을 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단다.


탈북자

우리는 먼저 온 미래
오고야 말 통일을
미리 가져온 현재

북은 과거
남은 내일
그 경계선을 지으며
분연히 일어선 인간 38선

그는 장진성 시인의 ‘탈북자’를 읊으며 “탈북청소년들이 한반도의 통일을 이끌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후원회 주관의 한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서 두 시간 내내 참석자들을 울리고 웃기면서도 마지막엔 결국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이다.

“약 2만 명의 탈북자들은 남한사회에서 뒤처져 있는 비주류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한반도의 통일 그 자체입니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세계도 아는 사람이 통일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모인 40여명의 ‘북쪽 친구’들은 그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힘든 것은 남한사회의 차별적 시선

그러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지난 월드컵에서 북한의 정대세 선수가 경기 직전 눈물을 흘릴 때 김철훈 씨도 같이 눈물을 훔쳤다. 그는 “정대세 선수가 북한의 국가 앞에서 흘리는 눈물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한반도 경계인으로서의 고뇌와 아픔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죠”라며 탈북자로서 남한에서 살아가는 어려움에 대해서 말했다.

대학 과제를 위해서 정부 공공기관에 방문할 때면, 다른 사람들보다 한 과정을 꼭 더 거친다. 한국에 정착한 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감시의 대상’인 것인지 서러울 때가 많다. 그는 최근 천안함 사태로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사람들이 탈북자 중에 간첩이 많을까봐 걱정이 된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오는 것을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막아야 한다는 대화를 하더라구요. 언론매체의 선정적인 보도 때문이겠지만,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많아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에 대해 그는 반성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 남한 사회에 정착하느라 받기만 했지 이웃을 섬기고 봉사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탈북자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바로 서야 한다는 굳은 다짐이었다. 더군다나 한반도 통일이라는 그의 꿈을 위해서라면 이런 일들은 꼭 극복해야 할 문제였다.


매일 한반도 통일 이끌 기도에 가슴 설레

한반도 통일이라는 큰 꿈을 품고 있지만 그도 취업을 걱정하는 영락없는 대학생이다. 대학원 진학과 취업을 놓고 고민 중이라는 그는 “아직 기도 응답을 받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러나 다른 졸업반 학생들이 취업을 앞두고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는 때에 통일준비를 위해 만들어진 ‘새코리아청년네트워크’라는 NGO단체에 사무국장을 맡았다.

북에서 온 대학생들과 연합모임을 갖고 적은 시간이라도 매일 마다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를 해 나가자는 취지다. 당장 눈앞의 진로도 중요하지만, 꿈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것.
“하루하루 통일된 한반도를 위해 활약할 저의 모습을 상상합니다.

이것을 두고 기도할 때마다 마음이 설레는 것을 느껴요. 경영학 공부는 기업의 이윤 추구를 배우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다루기 위한 학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남북한 출신 사람들이 만났을 때 충돌 없이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 게 꿈입니다.”

그는 탈북자들을 통일의 주역으로 양성하는 데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몇몇 교회들이 탈북자들에게 신앙훈련을 시키며 통일을 준비하고 있지만, 조금 성급한 면이 있다는 게 그의 솔직한 걱정이다.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을 우상화시키는 사상교육 과정과 교회에서 그들을 기독교인으로 양성하려는 과정이 비슷하다고 느껴 복음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교회는 탈북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스레 파악하여 그들에게 맞는 적합한 신앙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어요. 그들이 남한사회에 정착하는 데는 여러 가지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북한과 제3국에서 받은 심리·정서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영혼을 치유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과정에서 성경통독 80번

그에게 이런 꿈과 확신을 갖게 된 계기는 탈북과정 중 중국에서 성경을 접하면서 부터다. 중국공안당국의 대대적인 탈북자 색출에 숨기 위해서 성경통독반에 들어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밤 10시까지 성경통독을 했어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하루에 신약 한 권을 다 읽었고, 신약을 일곱 번 통독을 하면 구약을 한 번 전체적으로 읽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나 종교를 아편으로 교육받았던 그에게 말씀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기를 한 달반, 조금씩 성경말씀이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는 말씀이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지금도 그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을 정도다.

“사무엘이 이새의 집에서 이스라엘의 새 왕을 구할 때, 사람들은 외모를 보지만 나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며 일곱 명의 형들을 다 제쳐두고 말째인 다윗에게 기름 붓는 장면의 말씀이 내 가슴에 마치 소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열여섯 살 어린나이에 북한을 탈출해 60억 인구 중 나처럼 국적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못생기고 보잘것없는 사람도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중심만 올바르게 서있다면 언제든지 다윗을 들어 쓰신 것처럼 쓰임 받는 하나님의 일꾼이 될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것이 정말로 즐거웠다. 성경을 읽을수록 소망과 확신은 커져만 갔다. 그렇게 1년, 80번을 읽었고 어느덧 그는 남한에 와 있었다.

지금도 마음이 느슨해지거나 혼탁해지면, 말씀만 바라보면서 살던 그때가 그리워 성경통독세미나에 자주 참석한다. 통일을 이루는 하나님 일꾼으로의 사명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이범진 기자  poemg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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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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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철훈 2012-01-07 03:31:07

    안녕하세요, 목사님!!
    정말 오랜만에 온라인 상에서 인사를 드리게 되네요^^**
    목사님을 못 뵌지가 벌써 6~7년은 된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 있었을 당시 교회청장년들과 축구를 활발히 했었는데,,,,
    그때 목사님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아직도 생동감 있게 떠올려 봅니다~~~~~~~~~   삭제

    • 이북5도민자녀 2011-12-22 10:26:03

      김철훈씨 오랜만이에요. 주일마다 대청초교운동장에서 북한친구들과 우리교회 학생청장년들과 축구를 했죠.
      육상을 했다는 철훈씨 다리는 강철이었죠. 잘뛰고 강인하고 축구도 잘하고...그실력으로 통일도 협력하여 잘 이루어냅시다. 이목사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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