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천상 예능인

[뷰티한국 윤지원기자]‘배드걸’로 오랜만에 팬들에게 가수로서 모습을 선보인 이효리가 9월 결혼을 발표했다. 상대는 3년간 사랑을 이어온 가수 이상순이다. 언제까지나 핑클의 요정, 텐미닛의 유혹녀일 것 같은 그녀도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데뷔 이후 활발하게 활동해 온 이효리는 연예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활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룹활동, 솔로활동은 물론 연기, 예능까지 골고루 활약하며 인기를 이어왔다. 그 중 이효리의 털털한 매력이 빛을 발한 분야는 예능이다. 신동엽과 함께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을 불러왔던 쟁반노래방,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며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를 이끈 ‘패밀리가 떴다’, 오디션 프로그램시대의 문을 연 ‘슈퍼스타K’, MC로 활약한 ‘YOU&I’까지 다양한 예능에서 그 매력을 뽐내왔다. 시원하게 잇몸을 드러내며 웃는 모습이 가장 예쁜 그녀 이효리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가수가 이렇게 웃겨도 되나요? -해피투게더 쟁반노래방

▲ 쟁반노래방으로 MC데뷔를 한 이효리
▲ 쟁반노래방으로 MC데뷔를 한 이효리
2001년부터 신동엽과 함께 해피투게더 쟁반노래방을 진행한 이효리는 당시 예능초보였다. 얼마전 토크쇼에서 신동엽도 “처음 방송을 하고 이효리는 방송은 안되겠다”라고 밝힌바 있다. 어색하고 어수선한 진행능력에도 불구하고 이효리의 매력은 빛났다. 추억의 교복을 입고 옛 동요를 부르다 틀리면 쟁반을 맞는 이 간단하지만 웃긴 게임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고 신동엽의 던지는 19금 농담과 만만치 않은 이효리의 반격이 조화를 이뤄 해피투게더라는 프로그램을 당시 예능 강자로 자리 잡게 했다. 신동엽이라는 당대 최고의 MC에게 배운 진행방법과 예능토크는 이후 이효리가 본격적으로 활약하게 될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에서 톡톡히 진가를 발휘한다.

이효리는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패밀리가 떴다
‘패밀리가 떴다’는 리얼버라이어티 형식의 예능으로 당시 유재석, 김수로, 이효리, 대성, 김종국, 박해진 등의 MC들과 1~2명의 게스트들이 함께 농촌에서 1박2일을 보내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국민MC 유재석과 함께한 것은 이효리에게 최고의 행운이었다. 무한도전, 런닝맨 등에서 보여주듯이 유재석은 함께하는 이들의 캐릭터를 잡아주는 재능이 있다. ‘기린’ 이광수, ‘하로로’ 하하, 2인자 ‘박명수’ 등 유재석과 함께하는 주변 연예인들은 자연스럽게 예능 캐릭터가 잡히고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 털털한 매력의 이효리(사진=SBS방송캡처)
▲ 털털한 매력의 이효리(사진=SBS방송캡처)
유재석은 이효리에게도 ‘허리가 긴 여자연예인’, ‘잇몸여신’ 등 굴욕적이면서도 확실한 캐릭터를 잡아줬고 이효리는 유일한 여자MC로 평상시에는 여신으로 군림하다 여자 게스트들이 등장하면 찬밥신세로 전락해 매주 게스트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독특한 웃음 포인트를 맡았다. 어떤 남자 게스트들보다 일도 잘하고 무서움도 없으며 여자 연예인들이 공개를 꺼리는 이른 아침에, 부은 얼굴과 슬리퍼, 수면바지를 입고 거리낌 없이 카메라 앞에 서는 수수한 매력은 유재석과 이효리를 국민남매로 부르며 최고의 여자 MC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타고난 말솜씨로 시청자를 휘어잡다 -슈퍼스타K, YOU&I

▲ 때로는 참가자들의 사연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심사위원 이효리
▲ 때로는 참가자들의 사연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심사위원 이효리
오디션 프로그램 시대의 시작을 알린 슈퍼스타K, 그 인기의 원동력엔 개성이 넘치는 심사위원들이 있었다. 독설로 참가자들을 혼비백산하게 했던 이승철,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가창력으로 가수의 모범을 보여준 인순이, 제작자로서 참가자들의 장점과 단점을 냉정하게 분석했던 윤종신 등 쟁쟁한 심사위원 사이에서 이효리는 자신만의 경험이 담긴 기준과 판단으로 참가자들에게 때로는 조언을, 때로는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심사위원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이효리는 “너무 착한 성격은 오히려 가수로 활동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무대를 장악 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키우기 위해 못되고 이기적인 면모도 키워야 한다. ‘내가 최고다’라는 최면을 스스로에게 걸어봐라”라고 말하는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 이효리의 패션센스를 엿볼 수 있었던 유&아이(사진=SBS방송캡처)
▲ 이효리의 패션센스를 엿볼 수 있었던 유&아이(사진=SBS방송캡처)
정재영과 함께한 ‘정재영 이효리의 유&아이’는 이효리의 패셔니스타다운 모습과 진행자로서의 모습 둘 모두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효리는 매번 센스 넘치는 의상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수줍음을 많이 타는 정재영에게 거침없는 19금 농담을 던지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가요계 후배들에게는 따뜻한 조언과 격려를 전했고 선배들에게는 존경심을 나타내며 진행자로서도 훌륭히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갔다.

최근 앨범을 내고 활발히 활동 중인 이효리, 오랜만의 방송출연이지만 녹슬지 않은 말솜씨로 출연하는 예능마다 웃음 폭탄을 터트리고 있다. 9월이면 한 남자의 아내가 되는 이효리지만 그 솔직함과 당당함은 계속 TV를 통해 지켜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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