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넘어 할인 경쟁…이번에는 한정판 봇물

 
 
화장품의 마케팅 경쟁의 끝은 어딜까?

2000년대 들어서며 온라인 유통이 소비자들에게 각광 받고 ‘화장품 원가 공개’라는 콘셉트로 등장한 브랜드숍으로 그동안 사치품으로 인지되던 화장품이 소비재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것과 함께 화장품 기업들의 마케팅도 진화되고 있는 것.

화장품 시장이 고가와 저가로 양분화되면서 유통별 마케팅 역시 양분화되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고가 제품의 대표 유통인 백화점과 저가 유통의 대표인 브랜드숍의 마케팅 방법이 크로스 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 채널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1+1 행사가 로드숍을 넘어 백화점으로 확대되고, 백화점의 대표 명사로 통하던 정기 세일과 한정판 리미티드, 카드 포인트 정립이 로드숍과 홈쇼핑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브랜드숍은 연중 할인!
최근 경쟁적으로 연일 진행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숍의 할인 경쟁은 업계의 뜨거운 감자에서 이제는 일반적인 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진행하던 정기 세일 형식으로 특정한 날 할인 행사를 진행하던 브랜드숍들이 ‘~데이’ 이벤트를 앞 다투어 진행한데 이어 최근에는 매월 특정 기간 20~30%의 할인 행사를 추가로 하고 있는 것.

그동안 할인을 하지 않았던 더페이스샵은 물론, 아리따움, 뷰티크레딧 등 멀티브랜드숍까지, 스킨푸드를 제외한 전 브랜드숍이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6월에도 이미 다수의 브랜드숍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할인 기간에 맞추어 제품을 사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최근 브랜드숍들은 새로운 마케팅으로 그동안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한정판 제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의 OEM 제조하는 화장품들을 주로 판매하는 브랜드숍들이 특정 기간 한정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

이미 올해 초 더샘, 더바디샵 등 다수의 브랜드숍들이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홈쇼핑에서도 한정판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아예 일부 브랜드들의 경우는 매 방송마다 제품 케이스를 한정판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을 정도.

실제로 이들 한정판 제품은 제품 판매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까지 끌어올리고 있어 다수의 기업들이 한정판 제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숍 카드, 고객관리 넘어 모객 마케팅까지 활용

 
 
최근 화장품 업계 마케팅의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카드 발급이다.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한 특정 혜택이나 고객 관리를 위한 자체 카드를 넘어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까지 노리는 마케팅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들이 자신들의 계열 카드사들의 카드로 결제했을 경우 특별한 이벤트나 포인트 정립을 해주는 것이나 VIP 고객을 위해 브랜드별로 멤버십 카드를 발급하는 것 등이 로드숍까지 전환된 셈이다.

이미 대다수의 브랜드숍이 고객 관리를 위해 멤버십 카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정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곳도 다수 있는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KB국민카드와 제휴를 통해 선보인 뷰티 포인트 카드는 자사 브랜드를 통합 관리하는 카드로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며 소망화장품이 지난해 뷰티크레딧을 통해 KT&G의 상상 유니브(univ)와 제휴를 맺고 선 보인 멤버십 카드 역시 파격적인 할인 혜택으로 주목 받은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아예 관계사인 LG유플러스와 코마케팅을 진행해 더페이스샵과 뷰티플렉스 보떼 매장에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원들을 등급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카드도 등장했다. 에뛰드하우스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핑크멤버십 2.0’은 핑크Star, 핑크Fan, 핑크 Player 등으로 회원 등급이 나누어지며 핑크Star는 15%, 핑크Fan은 10%, 핑크 player는 5%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다.

 
 
최근에는 특정 기간에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아리따움이 6월 한 달간 매장에서 1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2만원이 충전된 선불 할인 카드인 '핑크카드'를 제공하기로 한 것.

핑크카드는 아리따움 매장에서 총 금액의 20%를 최대 2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고, 사용할 때마다 2만원 내에서 차감된다. 오는 8월15일까지 전국 아리따움 매장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으며,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핑크카드’를 발급 받은 다음 날부터 간편하게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제 카드 마케팅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관리하는 선을 넘어 고객들을 매장으로 모객 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정판 화장품 봇물
최근 전 유통을 통틀어 주목받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는 한정판 제품 출시다.

 
 
그동안 수입사들, 특히 색조 전문 브랜드들이 특정 시즌이나 기간 일부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해 판매하던 마케팅 방법이 국내 화장품 시장에 유행처럼 번지면서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등 특정 기간이 아닌 날에도 한정판 제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해 초에도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대표 제품인 ‘윤조 에센스’의 용량을 늘려 한정판 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가 대표 제품인 ‘후 공진향 진해윤 선크림’을, 코리아나화장품의 한방화장품 브랜드인 '자인(姿人)'이 한국화가 곽수연과 함께 콜라보레이션한 '자인 생기 진(眞) 에센스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 판매 제품으로 선보였다.

브랜드숍 브랜드들 역시 올해 초 더페이스샵이 공정무역 거래 원료를 사용하고 피부 자극을 줄인 핸드크림 ‘착한 손 크림’을 디자인 공모전 1300여건의 작품 중 수상작 15개 디자인을 입혀 한정판 출시한데 이어 더샘이 '차가발효 화이트 리포좀 100 세럼'을 아이유의 사인과 사진, 기념품 등으로 특별 제작한 에디션 제품으로 선보이는 등 한정판 제품 출시가 늘고 있다.

 
 
특히 이들 한정판 제품은 기존 제품의 용량을 늘리거나 특별한 패키지를 구성했으며 주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한정판으로 선보인 것이 인상적이다.

수입사들의 경우도 최근 시세이도를 비롯해 다수의 브랜드들이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아예 아시아인을 위한 제품, 한국인만을 위한 제품을 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장품 할인, 한정판 결국 소비자 손해?
최근 화장품 브랜드들의 할인 경쟁과 한정판 출시에 대해 일각에서는 걱정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화장품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파격적인 행사를 하기 위해 재고나 이월상품이 아닌 베스트 제품까지 할인을 확대하거나 제품 출시와 함께 제품 출시기념 할인을 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어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

제품 제조부터 할인을 염두에 두어 제품 질이 떨어지거나 할인에 맞추어 소비자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브랜드숍의 제품 가격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할인을 하는 주력 제품의 경우는 중저가로 보기 어려운 제품들도 다수 있다.

또한 2년 전부터 화장품 업계에는 원부자재 인상이 화두가 되면서 몇몇 기업에서 원부자재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높였지만 정작 원료를 제외한 용기 등의 부자재 업체들은 인상 받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미국과 유럽의 화장품들 역시 FTA로 관세가 인하되었지만 제품 가격을 대부분 높이고 광고 등의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2002년 화장품의 원가 공개를 내건 브랜드숍 등장 이후 화장품이 사치품에서 소비재로 변화했으며 이는 화장품산업의 발전을 가져온 동시에 가치를 떨어트리는 결과도 나았다”면서 “최근 브랜드숍들의 치열한 할인 경쟁은 결국 브랜드숍이라는 유통 채널 전체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화장품 품질을 떨어트리고, 종국에 가서는 화장품의 가치마저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수입사들의 한정판 제품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제품의 경우는 상표권 문제 등으로 국내에 다른 이름으로 출시하면서 마케팅으로 한국인만을 위한 제품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마케팅에 속지 않는 똑똑한 소비를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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