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현상 지속…방판 매출 1% 감소는 시판에서 7% 감소와 동일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소비재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가도를 달려 온 국내 화장품시장이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화장품 핵심 유통인 방문판매 고전 극복 대안 마련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화장품시장의 주력 유통으로 매년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해 온 방문판매 유통이 최근 경기침체와 합리적 고객층 확대, 유통 다각화, 판매사원 고령화,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매출이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올해 들어 방문판매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들이 잇달아 매출이 감소되거나 성장률이 저조해 국내 화장품 전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방문판매 유통은 전년도 재고를 연초에 할인 판매하기 때문에 1년 중 1분기 성장률이 가장 좋지만 올해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올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화장품 유통의 경우 방문판매 유통의 성장 유무에 따라 국내 화장품 전체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시장 성장률이 7%선에 그쳤던 지난해 방문판매 유통 성장률은 2%선이었으며 다단계와 직판(신방판) 형태의 다른 인적판매 유통이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또한 관련 기업들의 외형 매출은 오르거나 전년대비 동일 수준에 머물렀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도록 하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경영실적을 공시한 방문판매 등 인적판매 유통을 주력하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해 보면 LG생활건강을 제외한 기업들 대부분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도 2012년, 전년대비 매출은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성장했으며, 한국화장품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적자 지속은 물론, 매출도 감소했다.

지난해 방문판매법전부개정안 발효 후 대표 기업 중 코리아나화장품과 함께 유일하게 직판(신방판)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코웨이도 2012년, 전년대비 매출은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화장품 분야의 경우 2012년에도 2011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었지만 적자폭은 줄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흑자 전환했다)

다른 유통 없이 방문판매로만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아이기스화진화장품과 미애부, 교원엘엔씨 등은 지난해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성장했으며 마임과 사임당화장품, 생그린, 정산생명과학 등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올해도 경기침체 지속, 홈쇼핑과 소셜 등 저렴한 가격의 유통 확대, 정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이러한 방문판매 화장품 유통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전체 방문판매 화장품 유통은 외형은 4%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큰 매출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선두 기업들도 성장률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원브랜드숍과 홈쇼핑, 온라인 등 다른 유통이 성장하고 있지만 방문판매 유통 브랜드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가격대도 크게 차이가나 기업 입장에서는 방문판매 매출 감소가 큰 타격이 되는 것이다.

 
 

업계 1, 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매출 비중을 비교해 보면,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방문판매 등 인적판매 비중은 전체 매출 비중의 25.5%로 백화점과 면세점을 더하면 전체 매출의 46.7%에 달하고 LG생활건강 역시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다시 이들 양사가 국내 화장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1, 2위 기업의 방문판매 유통이 전체 화장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25%에 달해, 이들 기업의 방문판매 매출 감소 현상은 전체 화장품 업계 성장률 저하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국내 화장품 인적판매 업계에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어 왔다.

젊은 고객층 확보를 위한 판매사원의 연령대 낮추기, 건전한 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및 캠페인, 화장품 전문제조 사업 착수, 해외 수출 및 온라인 등 타 유통 확대, 판매사원 교육 강화 및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이 대표적인 변화 노력이다.

 
 

생그린의 화장품 전문 제조사 별도 법인 구축, 각사들의 직판 조직의 방문판매 조직으로의 통합, 최근 LG생활건강이 새로운 브랜드인 다비와 까쉐 등을 통해 이른바 ‘제2 방판’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 전반에서는 실질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 때문에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이른바 ‘버티기’에 나서는 기업과 ‘공격적인 행보’를 통해 새로운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으로 양분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시장을 실제로 삼등분 하고 있는 유통 구조 중 백화점은 수입화장품들이 주도하고 있고, 브랜드숍의 경우는 중저가 브랜드가 일반적이라고 할 때 국내 화장품시장의 성장률을 좌우하는 것은 사실상 방문판매 등 인적판매 유통”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방문판매 등 인적판매의 매출 1% 감소는 로드숍 등 중저가 브랜드 매출 7% 감소와 비슷한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방문판매 주력 기업들은 최근 시장 방어 및 침체 극복을 위한 대한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보다는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내실 강화를 위해 시스템 변화, 샘플 생산 감소 등 비용 절감 등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기대를 모았던 화장품 사업 진출 대기업인 코웨이와 KT&G의 저조한 성과 등으로 인적판매 기업들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어떤 대안을 내 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문판매 유통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유통 형태다. 현재 세계시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다단계로 분류되는 직판 형태로 모든 인적판매 유통을 정의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만 인적판매를 방문판매(구방판)와 후원방문판매(직판 및 신방판), 다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방문판매 유통은 지난해 기준 2조2000억원을 형성, 직판(신방판), 다단계 등 다른 인적판매 유통과 함께 2조7000억원으로 전체 화장품시장에서 28%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백화점 점유비가 23%라고 할 때 우리나라 화장품시장 50% 이상을 럭셔리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지난해 기준 원브랜드숍 점유비는 18% 선이며 마트는 9%대, 인터넷 3%대, 홈쇼핑 5%대 등으로 점유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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