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한국 박솔리 기자] “와, 꽃 택배다!”

딸깍딸깍 클릭 소리만 울리는 삭막한 사무실에 2주에 한번 한줄기 빛이 찾아온다. 없어지면 반드시 채워야 하는 화장품이나 식재료 같은 필수품은 아니더라도 답답한 일상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풍족한 설렘이 마련된다. 바로 자신을 위한 작은 소비지만 큰 의미가 되는 꽃 정기구독 ‘꾸까’.

벌써 창립 8주년이다. '누가 꽃을 돈을 주고 사나?’가 일반적인 생각이었던 시절, 꾸까 박춘화 대표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돈을 주고라도 사고 싶은 가치지!’ 결론은 먹혔다. 시들면 버리게 되지만 또 새로움을 기대하게 되고 행복을 주는 한 달의 두 번 나를 위한 아주 작은 사치, 국내 최초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꾸까의 박춘화 대표를 만났다.

▲ 사진=꾸까 박춘화 대표
▲ 사진=꾸까 박춘화 대표

#꽃에 대한 새로운 접근, 정기구독 사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일상에서 즐기는 꽃을 공유하고 싶었다. 꽃과 삶의 공존이랄까?”
꾸까를 시작했던 이유는 꽃이 단지 주고받는 선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차를 마시듯 밥을 먹듯 일상으로 만들고 싶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을 사는 것을(더군다나 자신을 위해) 사치스러운 행위로 받아들였다. 내 생각은 달랐다. 꽃이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일상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잡지처럼 정기구독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꽃 자체의 시선과 받아들이는 차이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2주마다 꽃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정기 구독을 생각하여 적용하게 되었다.

#꾸까 오픈 전에도 꽃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나?
“어느 날 꽃이란 존재를 일상에서 쉽게 즐기고 싶었다”
사실 꽃에 대한 건 일반적인 관심 수준이었다. 꽃을 보면 아름답고 선물하고 싶고 기분이 좋아졌지만 현실에 크게 와 닿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평소 취미가 여러 장르의 영화보기인데 어느 날 갑자기 눈에 띄었던 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정말 꽃을 많이 즐기는구나’라는 사실이었다. 코로나 이전엔 여행도 즐겼는데 실제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마트에서 꽃을 파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고 영화나 현실이든 꽃은 테이블 위에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요소로 적용됐다. 어느 날 문득 ‘왜 한국은 꽃을 즐기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아주 깊게 자리잡게 됐다. 꽃이 좋아 곁에 언제나 두고 싶어도 구매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가격이 낮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 사업을 시작할 때 대중화에 대한 확신이 있었나?
“꽃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찾기 시작”
처음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꽃을 즐기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기존에 꽃을 즐기는 수요를 찾는 것보다는 꾸까를 통해서 꽃을 즐기는 사람들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자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꽃을 통해 일상에서 즐기는 행복감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고 우리가 확실한 목표를 갖고 왜 이런 사업을 하는지 설득하는 과정을 꾸준하게 진행했다. 초기에는 해외에서 꽃을 일상처럼 경험했던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고 예상보다 꾸까의 초기 고객으로 빠르게 자리잡게 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꽃 정기구독이라는 아이디어에 불과했기 때문에 꽃을 보다 더 쉽게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다듬어 갔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구성하여 전국 어디서든 꽃 구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리고 꽃을 직접 픽업하듯 생동감을 유지하기 위한 플라워 박스를 고안하였고 플라워샵에서 방금 산 듯한 퀄리티를 담아내는 방법에 집중했다.

▲ 밥을 먹듯 음미하며, 항상 곁에서 꽃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사진제공=꾸까
▲ 밥을 먹듯 음미하며, 항상 곁에서 꽃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사진제공=꾸까

# 코로나 위기 때 오히려 꽃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들었다.
“답답한 현실에 작지만 큰 위로는 바로 꽃, 나를 위한 선물이기 때문”
코로나 초기에는 갑작스럽게 졸업식이나 입학식 등 꽃 수요가 집중되는 시즌에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꾸까 역시 타격을 입었다. 경제 위기로 고정 고객을 잃기도 했지만 초기부터 집중해왔던 컨셉인 ‘일상 속 꽃 문화’는 이내 다시 활력을 찾았다. 재택 근무를 하거나 자가 격리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꽃을 자연에서 즐기는 일은 힘들어졌고 실내 생활에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집이나 사무실에 두고 힐링하며 새로운 활력을 꽃에서 찾는 이들이 늘어났고 남에게 주는 선물이 아닌 나에게 주는 선물로 일상화되며 꾸까 취지와 오히려 잘 맞게 되었다. 주 고객층은 20~30대 후반 정도의 여성 고객들로 물이나 음식처럼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재화는 아니지만 꽃이 있는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가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꽃을 구독하며 자신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 꾸까는 창립 8주년을 기념해 피크닉(piknic)에서 ‘꽃과의 공존’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오는 8월 7일까지 개최한다/사진제공=꾸까
▲ 꾸까는 창립 8주년을 기념해 피크닉(piknic)에서 ‘꽃과의 공존’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오는 8월 7일까지 개최한다/사진제공=꾸까

#벌써 창립 8주년이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현재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가장 기억에 남을 프로젝트는 바로 8주년 기념 전시회다”
꽃은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보조적인 역할이 컸다면 이번 피크닉에서 전개되고 잇는 ‘꽃과의 공존’은 꽃이 주제고 메인이다. 전시 공간에 플라워 브랜드가 단독으로 아트워크를 만들어 내며 꽃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냈다. 꽃의 주요한 특징 색, 질감, 양의 3가지 측면을 자연 요소로 극대화한 작품으로 표현하여 꽃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획자로 참여한 권시우 작가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고 패션 이커머스 무신사, 장선우 디자이너의 패션 브랜드 선우, 페인팅 아티스트 이슬로 작가의 슬로코스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언글래마우스 등 전시 참여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기획된 전시 공간도 함께 구성되어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국내 수목원 역사와 자생식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리기 위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협력을 맺어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는 내용도 전시에 담아 의미가 크다.

#앞으로 꾸까는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까?
“꾸까의 비전은 꽃의 일상화다. 꽃은 절대 어렵거나 비싸지 않다”
창업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꽃을 더 쉽게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앞으로도 꽃의 가격을 ‘더 낮추고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가려고 한다. 최근 런칭한 플라워 파머스 마켓에서는 꽃을 더욱 저렴하게 몇 천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 책정했고 많은 이들에게 가격이나 퀄리티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꾸까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일상에서 즐기는 꽃’

▲ 파머스마켓은 농가, 꽃 시장과 협력해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해 꽃 접근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제공=꾸까
▲ 파머스마켓은 농가, 꽃 시장과 협력해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해 꽃 접근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제공=꾸까

#꽃을 생업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화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브랜드가 될 것.”
화훼 산업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매번 위축되곤 했다. IMF, 2008년 경제위기, 그리고 지금 코로나까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산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앞으로 일상속에서 꽃을 즐기는 인구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고 꾸까라는 브랜드가 어느정도 증명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꽃을 생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화훼 장르가 위험 부담을 안고 낙후되는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희망을 현실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싶다. 또 많은 산업, 이를테면 패션, 뷰티, 요식업 등과 협업하면서 비주류가 아닌 주류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꾸까는 앞장서서 꽃의 ‘진짜 대중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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