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비스트는 하나의 삶을 뷰티로 바라보며 이 안에서 건강한 소비를 이끄는 ESG 기업들을 짚어본다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햇살이 창틈으로 새어 들어올 즘 아침을 연다. 식물성 음료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벼운 운동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후 신발에 발을 구겨 넣어 한강으로 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내·외 활동의 제약이 많아지면서 한강으로 향하는 아침 유산소는 일상의 숨통 트이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발걸음의 가벼움도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햇살 위로 인공 그늘막처럼 뿌연 하늘길이 열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열어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 초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한다.

햇살의 붉은 등은 반갑지만 미세먼지의 농도가 붉음을 알리는 순간은 마스크 속 얼굴이 찌푸려진다. 콧잔등에 숨이 새어나갈 틈 없게 마스크를 고쳐 쓰고 발걸음을 옮긴다.

한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바람도 같이 걷는 듯하다. 그 걸음에 따라 오래된 나무의 머리칼도 방향을 바꾼다. 어쩐지 미세먼지에 안겨 제 빛깔을 못 내는 듯싶다. 이런 날이면 서둘러 목적지에 닿은 후, 곧바로 집으로 달려온다.

이렇듯 해마다 연일 미세먼지의 기록은 상승세다. 대부분 온전히 숨 쉴 수 있는 곳을 '집'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한 연구 결과가 이 평화도 깼다. 실외 공기에 비해 실내 공기가 오염된 경우가 더 많다는 것. 이런 사람들 틈에 자연스럽게 섞이게 된 것이 반려 식물이다.

단순히 인테리어로만 여겨지던 식물이 반려 식물이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식물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공기 중의 먼지와 오염 물질을 뿌리 주변에 서식하는 미생물에게 전달하는데 그 미생물은 더러운 것은 분해하고 공기의 질을 깨끗하게 정화한다.

공기 중 오염 물질을 흡수한 후 식물의 잎은 계속해서 수증기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며 습도를 조절해 준다. 식물과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유해가스를 머금어 피부, 호흡기 모두를 편안한 상태에 이르게 한다.

이렇듯 식물 하나가 스마트한 공기청정기, 가습기의 각자의 역할을 홀로 똑똑하게 해낸다. 자연 속에서 위로를 얻듯 우리의 작은 공간에 이 반려 식물을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삶의 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식물의 순기능으로 너도나도 반려 식물을 찾게 됐다.

요즘은 온오프라인 상관없이 식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마주하는 것은 쉽지만 오래 함께 살아가기까지 시행착오가 많다. 일명 공기정화에 좋고 알아서 잘 자생한다는 스투키조차 쉽게 포기한 경험을 한 사람이 꽤 되며 필자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반려 식물이 분명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하지만 생명력을 다한 순간만은 동의할 수 없다. 집에서 키우던 식물이 죽어 공용 화단, 산에 버리는 것 자체는 그 흙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땅의 생명력도 잃게 하며 불법이다.

큰 화분은 폐기 방법이 애매모호하다. 결국 또 다른 반려 식물을 들여오거나 혹은 집의 구석진 자리에 의미 없는 존재감으로 화분은 쌓여간다. 이런 이유로 자신은 식물과 악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 높은 벽을 깨 식물 세상의 시야를 넓혀가고 있는 곳이 바로 '마초의 사춘기'다.

그들은 살아있는 식물을 라이프스타일에 의미 있게 녹여내며 식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지속가능성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등장은 가드너, 플로리스트 직업에서 더 나아가 화훼 업계 직업의 확장성을 갖고 있어 더 눈에 띈다.

여성성이 강했던 이 시장에 남성적인 '마초'의 이름을 건 행보는 거칠기보다 섬세하게 대중들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 마초의 사춘기는 지구가 황폐해진다면 식물이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존재가 아닌 희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여긴다. 그 상황이 오지 않게 살아있는 식물을 훼손시키지 않고 오래 보존할 방법을 추구한다./사진제공=마초의 사춘기
▲ 마초의 사춘기는 지구가 황폐해진다면 식물이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존재가 아닌 희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여긴다. 그 상황이 오지 않게 살아있는 식물을 훼손시키지 않고 오래 보존할 방법을 추구한다./사진제공=마초의 사춘기

첫 시작은 사람들이 식물의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게 패션 화보처럼 식물의 멋스러움을 콘텐츠 기획물로 내놓았다. 콘크리트로 세워진 딱딱한 공간에 화사함을 추가할 요소로만 쓰이던 조경 장식에서 벗어나 식물과 공간이 어우러져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은 곧 B2B로 연결되었다.

최근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뮤즈인 블랙핑크 제니가 '젠틀 가든'이라는 공간에서 식물과 꽃에 하나 된 모습은 연일 화제가 되었고 여러 사람의 발길을 이어지게 했다. 대외적으로 식물이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이 구성원들은 플랜테리어의 전 과정을 모두 담당한다. 때문에 일회성으로 끝나 폐기에 이르는 기존 조경 산업에서 벗어나 자연과 환경을 위하는 지속성이 짙은 플랜테리어 문화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단순히 기업적인 행보는 이어가지 않는다. 식물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세컨 브랜드 '가든어스'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B2C 사업으로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이어 나가고 있다.

기존 동네 꽃집의 인식은 버려도 좋다. 식물이 주는 위로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호텔, 라이브러리, 플랜트랩 등 콘셉트를 가진 매장으로 식물을 접하는 이들에게 맞는 식물, 올바르게 기르는 방법부터 다양한 영감을 주고 책임감을 부여한다. 그들은 말한다.

“반려 식물이라 부르지만 너무 쉽게 버리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때문에 가든 어스의 플랜트 호텔 매장은 식물을 키우기 힘든 사람이 체크인하는 순간 가드너가 직접 분갈이 서비스부터 오래 집을 비울 경우 케어도 대신 해준다. 또한 식물의 관리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 다른 주인을 찾는 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모두가 ‘병든 지구로부터 식물을 구하자!’라고 외치는 지금, 지속할 방법을 행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저 초록 옷을 입어봤으면 친환경의 반열에 올랐다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메시지를 담은 공간을 통해 식물과 자생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이는 곧 우리가 진정 원하는 식물과 살아 숨 쉬는 삶의 지속가능성을 부여한다. 동시에 공간의 멋과 감정의 위안도 딸려오는 것이 그들만의 '힙'함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내일을 묻자 지금이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치부되는 주유소의 한 공간을 플랜트샵 겸비건 F&B 편의점으로 탈바꿈하는가 하면 재테크에 열광하는 지금 세대에 맞춰 아는 사람만 안다는 일명 '식테크'로 개인과 개인 거래의 중심에서 식물중고거래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마초의 사춘기는 지구가 황폐해진다면 식물이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존재가 아닌 희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여긴다. 그 상황이 오지 않게 살아있는 식물을 훼손시키지 않고 오래 보존할 방법을 추구한다./사진제공=마초의 사춘기
▲ 마초의 사춘기는 지구가 황폐해진다면 식물이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존재가 아닌 희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여긴다. 그 상황이 오지 않게 살아있는 식물을 훼손시키지 않고 오래 보존할 방법을 추구한다./사진제공=마초의 사춘기

Environment

마초의 사춘기는 지구가 황폐해진다면 식물이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존재가 아닌 희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여긴다. 그 상황이 오지 않게 살아있는 식물을 훼손시키지 않고 오래 보존할 방법을 추구한다.

인하우스에서 관리하는 식물부터 연계된 식물 농장에서는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벌레퇴치제를 직접 만들어 뿌리고 잎을 닦고 관리한다. 보통 조경 프로젝트에 쓰인 식물들은 폐기되는 게 당연했다면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게 사후 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세컨 브랜드의 가든어스의 플랜트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이 연구소 콘셉트의 공간에서는 식물의 지속가능성을 실험한다.

그 예로 폐기될 밥솥을 화분 대신 사용해 식물을 식재하고 이렇게 버려지는 것들에 계속 생명력을 더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본다. 또 줄기를 잘라서 파생시킬 수 있는 식물들을 고객들에게 나눔 하면서 식물이 친근하게 삶에 녹아들 수 있는 경험을 콘텐츠로 생산하고 있다.

건강한 식물 사회를 위해서 마초의 사춘기는 수익금의 일부를 녹지 부족, 녹지를 형성하는데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자 한다.

Social

도심 속 자연은 도시인들에게는 힐링 그 자체다. 그 존재만으로도 발길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이들은 국내 최초의 플랜테리어 창작 집단으로 불리며 다양한 공간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 고객이 식물을 접하는 경우 키우는 과정부터 가격 장벽까지 고민이 더 많아지는데 이 문제점을 해소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식물을 판매하며 꽃과 식물이 시들고 난 후 향기 나는 왁스, 디퓨저, 하바리움 등으로 '새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를 전달해 영원하다는 말이 어색한 식물의 세계에 지속가능성을 탄생시키고 있다.

덕분에 오랫동안 식물을 가까이에 둘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의 위안을 얻고 우리 환경은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더 건강해진다.

Governance

살아 숨 쉬는 식물을 만지는 일을 하는 집단으로서 모든 시간을 식물과 소통한다. 그들의 사무공간에도 늘 식물은 살아 숨 쉬며 가꿔가고 있다. 특이점은 조경, 식물, 원예를 전공한 구성원은 없다.

항상 식물을 가까이에 두고 식물이 있는 곳 자연 혹은 식물원까지 모두 함께 경험하고 공부하며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바탕으로 식물을 재해석하는 것을 늘 공유한다.

기업에 프로젝트가 주어질 때마다 수직적 구조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수평적 구조로 모두가 함께 기획하고 연출한다.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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